개인형 이동장치(PM) 사고가 2년 연속 감소한 가운데 공유 모빌리티 플랫폼 지쿠가 만 16세 미만 이용자의 전동킥보드 대여를 차단한다. 면허를 등록하지 않은 이용자가 대여 절차를 우회할 수 없도록 앱 이용 과정도 손봤다.
23일 한국퍼스널모빌리티산업협회가 한국도로교통공단 교통사고분석시스템(TAAS) 통계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PM 가해사고는 1915건으로 집계됐다. 2024년보다 14.2% 줄었고 사고가 정점을 찍었던 2023년과 비교하면 19.8% 감소했다. 지난해 PM 사고로 23명이 숨지고 2116명이 다쳤다.
사고 건수는 줄었지만 무면허 운전 문제는 여전하다. 더불어민주당 박정현 의원실이 경찰청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개인형 이동장치(PM) 교통사고 가운데 무면허 운전 사고가 차지하는 비율은 2022년 47.2%에서 2023년 48.1%, 2024년 52.3%로 높아졌다.
사고 운전자 두 명 중 한 명 이상이 면허 없이 PM을 몰았다는 의미다.
지쿠 운영사 지바이크는 만 16세 미만 이용자가 전동킥보드를 대여하지 못하도록 앱 이용 절차를 개편했다고 밝혔다.
전동킥보드를 운전하려면 원동기장치자전거 이상의 운전면허가 필요하다. 원동기장치자전거 면허는 만 16세부터 취득할 수 있어 그보다 어린 이용자는 합법적으로 전동킥보드를 운전할 수 없다.
지쿠 앱에서 만 16세 미만 이용자가 전동킥보드 대여를 시도하면 “운전면허를 등록해야 탑승할 수 있어요”라는 안내가 표시된다. 이후 ‘다음에 이용하기’를 선택해도 대여 화면으로 넘어가지 않고 이전 화면으로 돌아간다.
지쿠는 해당 이용자에게 만 13세 이상부터 이용할 수 있는 자사의 전기자전거를 대안으로 안내한다.
공유 킥보드 업계의 연령 제한 논의는 2020년부터 이어졌다.
당시 도로교통법 개정으로 전동킥보드 이용 가능 연령이 만 13세로 낮아질 예정이자 코리아스타트업포럼 산하 퍼스널모빌리티산업협의회 소속 13개 업체가 자체적으로 만 16세 이상 기준을 적용하기로 했다.
참여 업체는 다트·디어·라임·빔·씽씽·알파카·윈드·일레클·지쿠터·킥고잉·플라워로드·하이킥이었다. 이후 도로교통법이 다시 개정돼 현재는 원동기장치자전거 이상의 면허가 있어야 전동킥보드를 운전할 수 있다.
헬멧 제공 방식도 바꾼다. 지쿠는 2024년부터 전국 전동킥보드 약 1만대에 지퍼식 보관함과 공용 헬멧을 설치했다. 그러나 운영 첫해 헬멧의 약 90%가 도난되거나 분실됐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지쿠는 공용 헬멧 제공을 중단하는 대신 전자식 잠금 헬멧을 자체 개발했다. 이용자가 앱으로 잠금장치를 해제한 뒤 헬멧을 사용하고, 반납 때 다시 기기에 고정하는 방식이다.
전자식 잠금 헬멧은 의정부 등 일부 지역에 먼저 도입됐다. 지쿠는 이달 부산 지역으로 헬멧 부착 기기 운영을 확대할 예정이다.
업체마다 헬멧 문제를 푸는 방식은 다르다. 씽씽 운영사 피유엠피는 2021년 자체 제작한 전동킥보드 전용 헬멧을 판매했다. 헬멧 구매자에게 킥보드 잠금해제 쿠폰을 제공해 이용자가 자신의 헬멧을 소지하도록 유도했다.
씽씽이 개인 소유 방식으로 접근했다면 지쿠는 공용 헬멧을 기기에 비치하되 잠금장치를 달아 분실을 줄이는 방식을 선택한 셈이다. 전자식 잠금장치의 효과는 부산 등 운영 지역이 확대된 뒤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공유 킥보드 이용자 수는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모바일인덱스가 집계한 국내 주요 공유 킥보드 서비스 10곳의 월간 활성 이용자 수는 지난해 10월 124만1754명으로 전년 같은 달보다 14.5% 줄었다. 2022년 10월 173만8817명을 기록한 뒤 감소 흐름이 이어졌다.
규제와 운영비 부담이 커지면서 사업 방향을 바꾼 업체도 나왔다. 더스윙은 견인 비용 등 서울 지역의 사업 부담이 커지자 2024년 11월 서울에서 공유 킥보드 운영을 중단하고 전기 오토바이 대여와 자전거 구독, 택시 호출 등으로 사업 영역을 넓혔다.
지쿠는 안전교육과 공공기관 협력도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서울시 자전거·PM 안전교육에 참여해 총 17차례 교육을 지원했고, 한국도로교통공단·충북교통연수원 등과 중·고등학생 대상 체험형 교육을 진행했다.
업계 관계자는 “전동킥보드 사고 건수는 줄고 있지만 무면허 운전과 헬멧 미착용 문제는 여전히 남아 있다”며 “이제는 단순히 기기를 늘리는 경쟁보다 연령 확인과 면허 인증, 헬멧 관리, 사고 대응 체계를 얼마나 촘촘하게 갖추느냐가 사업자의 경쟁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