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애틀 현대미술 갤러리 Gallery B612가 오는 7월 23일부터 26일까지 시애틀 루멘 필드 이벤트 센터에서 열리는 ‘시애틀 아트페어 2026’에서 《Korean Rhapsody: Sijo》를 선보인다.
이번 전시는 ‘2026 한국문화주간’ 공식 프로그램 중 하나로 주시애틀 대한민국 총영사관의 후원을 받아 마련된다. Gallery B612는 시애틀 아트페어 부스 D17에서 박경묵, 최영화, 설미영 작가의 작품을 소개하고 전시와 라이브 퍼포먼스, 한국 전통 회화 워크숍 등을 연계한 복합문화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Korean Rhapsody: Sijo》는 고려 말부터 형성돼 조선시대에 발전한 한국 고유의 정형시 ‘시조’에서 출발한다. 초장·중장·종장의 절제된 구조 안에 자연과 감정, 철학적 성찰 등을 담아내는 시조의 특성을 회화와 재료, 공간, 신체 움직임 등 다양한 예술적 표현으로 확장한 것이 특징이다.
전시는 황진이의 대표적인 시조 ‘청산리 벽계수야’와 윤선도의 연시조 ‘오우가’에 등장하는 달과 대나무 등 자연의 이미지를 주요 모티브로 삼았다. 시조에 담긴 자연관과 정서를 붓의 흔적과 몸짓, 한지의 질감, 빛과 그림자 등 현대적인 시각 언어를 통해 재해석한다.
참여 작가들도 서로 다른 재료와 표현 방식을 통해 한국 전통 미학을 동시대적으로 풀어낸다.
박경묵 작가는 한지 위에 직접 간 먹을 반복적으로 쌓아 올리며 시간과 기억이 축적된 풍경을 표현한다. 독도와 울릉도에 대한 경험과 기억에서 출발한 작업은 특정 장소를 사실적으로 재현하기보다 기억 속에 남은 풍경과 정서를 화면에 담아낸다. 여러 차례 축적된 먹의 층을 통해 시조의 절제된 표현과 여백의 미학을 보여준다.
최영화 작가는 사군자의 전통적 상징을 현대적인 재료로 재해석한다. 배송용 판지 상자를 자르고 쌓아 입체적인 회화로 변형하고, 판지와 레진, 겹쳐진 단면과 그림자를 활용해 대나무 숲과 산수의 공간을 구현한다. 일상적인 현대 재료와 한국 전통 회화의 미학을 연결하는 방식이다.
설미영 작가는 한지와 혼합재료, 유기적인 질감과 추상적 형태를 활용해 몸과 자연, 한국적 문화 기억이 교차하는 풍경을 탐구한다. 회화와 안무 작업을 병행해 온 경험을 바탕으로 선과 표면을 신체 움직임의 흔적으로 바라보고, 여백과 리듬, 재료의 층위를 통해 시조의 정서와 자연관을 시각적으로 표현한다.
이번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예술감독을 맡은 설미영 Gallery B612 대표는 “시조를 과거의 문학 형식으로 소개하는 데 그치지 않고 오늘의 관객이 보고 듣고 움직이며 경험할 수 있는 예술 언어로 확장하고자 했다”며 “시가 그림이 되고 붓이 움직임과 만나면서 전통이 현재의 공간에서 새롭게 해석되는 경험을 보여주고자 했다”고 말했다.
전시와 연계한 라이브 퍼포먼스도 마련된다. 오는 7월 24일 Gallery B612 파이오니어 스퀘어에서는 《Korean Rhapsody: Sijo — A Love Letter》를 통해 시조에서 출발한 이미지와 정서를 라이브 페인팅과 무용으로 풀어낸다. 공연 이후에는 참여 예술가들의 작업 세계를 소개하는 아티스트 토크도 진행될 예정이다.
한국 전통 회화를 직접 경험할 수 있는 프로그램도 운영된다. 사군자를 주제로 한 워크숍에서는 먹의 농담과 붓의 속도, 여백의 활용 등을 통해 매화·난초·국화·대나무를 표현하는 전통 회화의 기본적인 조형 방식을 소개한다.
시애틀 아트페어와 연계해 Gallery B612 파이오니어 스퀘어에서는 7월부터 9월까지 《Korean Rhapsody: Sijo》 특별전도 이어진다. 시조와 사군자, 한지와 먹, 질감과 그림자, 재료의 변형 등을 중심으로 한국 전통 미학이 동시대 미술에서 어떻게 재해석되고 확장되는지를 조명할 예정이다.
라이브 퍼포먼스 《Korean Rhapsody: Sijo — A Love Letter》는 오는 7월 28일 시애틀 Art Love Salon에서도 앙코르 공연으로 선보일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