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아니면 못 산다”…‘한정판’ 유니폼에 지갑 여는 소비자들 [트렌드]

대회·협업 한정판에 팬덤 열광…희소성 앞세운 스포츠 마케팅 확산

불황에도 스포츠 유니폼을 향한 소비 열기는 식지 않고 있다. 정규 시즌 유니폼보다 특정 대회나 협업, 기념 이벤트를 위해 한정 제작되는 '스페셜 에디션'이 출시와 동시에 품절되거나 리셀 시장에서 웃돈이 붙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과거 경기장에서 응원할 때 입는 옷에 머물렀던 유니폼이 이제는 일상 패션과 취향을 드러내는 아이템으로 자리 잡으면서, 희소성과 팬덤 문화가 결합한 새로운 소비 트렌드로 떠오르는 모습이다.

 

프로-스펙스 ‘2026 신한 SOL KBO 올스타전’ 어센틱 유니폼. 프로스펙스 제공

23일 패션업계에 따르면 프로스펙스와 데상트, 나이키 등 스포츠 브랜드들은 국가대표 유니폼과 국제대회 기념 컬렉션, 선수 협업 제품 등 한정판 스페셜 에디션을 잇달아 출시, 츠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 특정 시즌이나 이벤트를 위해 제작된 제품은 ‘지금 아니면 못 구한다’는 희소성을 앞세워 소비자의 구매 심리를 자극하고 있는데, 이들 제품이 응원용 굿즈를 넘어 패션 아이템이자 소장품으로 인식되면서 수십만 원대 가격에도 기꺼이 지갑을 여는 소비자가 늘고 있다.

 

프로스펙스는 프로야구 올스타전 공식 유니폼 후원사로서 ‘2026 신한 SOL KBO 올스타전’ 어센틱 유니폼을 선보였다. 이번 유니폼은 잠실야구장에서 열리는 마지막 올스타전을 기념해 제작된 스페셜 에디션이다. 넥과 소매 라인, 드림·나눔 팀 로고에는 잠실야구장의 원형 구조를 반영했고, 낮과 밤의 하늘색을 팀 컬러에 담았다. 뒷면 목 부분에는 잠실야구장을 상징하는 사이니지 패치를, 앞면 하단에는 잠실야구장의 개장·폐장 연도와 올스타전 개최일을 새겨 기념성을 더했다. 정규 시즌과 별도로 이번 대회만을 위해 한정 제작된 제품이라는 점에서 팬들의 소장 욕구를 자극했다.

 

나이키는 2026 북중미 월드컵을 앞두고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을 위한 ‘X2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지드래곤의 브랜드 피스마이너스원, 대한축구협회(KFA)와 협업한 ‘더 타이거즈 오브 아시아’ 컬렉션을 공개했다. 태극 문양과 피스마이너스원의 시그니처인 데이지 모티프를 결합해 국가대표 유니폼은 물론 우븐 트랙 재킷과 테크 플리스 수트까지 구성했다. 경기장에서 입는 유니폼을 넘어 일상에서도 착용할 수 있는 라이프스타일 컬렉션으로 확장한 것이 특징이다.

 

아디다스 오리지널스가 2026 FIFA 월드컵을 기념해 코카콜라와 함께한 협업한 컬렉션. 아디다스 제공

아디다스도 월드컵 특수를 겨냥한 한정판 전략을 펼쳤다. 2026 FIFA 북중미 월드컵을 맞아 코카콜라와 협업한 컬렉션을 선보인 데 이어, 과거 독일·스페인·일본·벨기에·스웨덴 등 각국 대표팀의 전설적인 유니폼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브링백 컬렉션’도 출시했다. 축구 유니폼에서 영감을 받은 의류와 운동화, 액세서리 등으로 구성한 이번 컬렉션은 경기복을 넘어 축구 팬들의 추억과 수집 욕구를 겨냥한 스페셜 에디션으로 평가받는다.

 

데상트는 롯데 자이언츠와 협업해 팀 아이덴티티를 담은 스페셜 러닝화를 출시했다. 롯데 홈 유니폼의 아이보리 컬러를 적용해 팬들이 경기장 밖에서도 팀을 일상 속에서 즐길 수 있도록 기획한 제품이다. 가벼운 로드 러닝부터 야외 활동까지 활용 가능한 기능성을 갖춰 스포츠와 팬덤, 라이프스타일을 연결했다.

 

e스포츠에서도 한정판 유니폼을 중심으로 한 팬덤 마케팅이 확산하고 있다. 무신사는 젠지 이스포츠와 협업해 지난 6월 '2026 공식 세컨드 유니폼 컬렉션'을 단독 출시했다. 미드 시즌 인비테이셔널(MSI)과 e스포츠 월드컵(EWC) 등 국제 대회에 맞춰 선보인 이번 컬렉션은 저지와 재킷 2종으로 구성됐으며, 초경량 기능성 소재를 적용해 선수들의 경기력은 물론 팬들의 일상 착용까지 고려했다.

 

무신사는 유니폼 출시와 함께 팬덤 경험 확장에도 나섰다. 무신사 스탠다드 뷰티와 젠지가 공동 기획한 향수 2종과 디퓨저 '화이트 타이거'를 함께 선보인 것이다. 젠지 소속 프로게이머들이 조향 과정에 직접 참여하면서 팬들이 선수와 팀의 정체성을 일상에서도 경험할 수 있도록 했다. 유니폼을 넘어 향과 라이프스타일 제품까지 소비 영역을 넓히며 팬덤 비즈니스의 외연을 확장했다는 평가다.

젠지 이스포츠 협업 무신사 스탠다드 뷰티. 무신사 제공

 

업계는 이 같은 현상이 특정 팀과 선수를 자신의 취향으로 소비하려는 팬덤 문화와, 명품 대신 자신만의 취향이 담긴 한정판 제품에 투자하는 '스몰 럭셔리' 소비가 맞물린 결과라고 보고 있다. 스포츠 유니폼이 경기장 밖에서도 일상 패션으로 활용되면서 한정판의 가치가 더욱 커지고 있다는 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