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표용지 부족 사태 진상 규명을 위한 검경 합동수사본부가 선관위 직원들의 통계 조작 정황을 포착하고 강제수사에 나섰다. 선관위 선거 통계 시스템에 대한 조작 정황이 드러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국민참정권 침해 진상규명을 위한 검경 합동수사본부(본부장 김태훈 서울중앙지검 3차장검사)는 23일 투표율 허위 입력 의혹과 관련해 중앙선관위와 경기도 선관위 관계자들에 대한 압수수색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압수수색 영장에는 공전자기록위작 및 공무집행 방해 등 혐의가 기재된 것으로 파악됐다.
합수본은 지역 투표소 관리를 담당한 선관위 실무자급 직원들이 투표자 수 오입력 실수를 은폐하기 위해 전산상 통계 수치를 임의로 수정한 정황을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입력 발생 시 상부에 보고하고, 결재받아 수치를 수정해야 하는 절차를 따르지 않고 실무자가 임의로 숫자를 바꾸는 방식으로 통계를 조작했다는 것이다.
앞서 합수본은 지난달 24일 투표지 부족 사태가 발생한 서울시·송파구 선거관리위원회 관계자 사무실 등을 압수수색해 선거 당일 선관위 대응 관련 자료들을 확보했다. 합수본은 이후 압수물 분석 및 관련자 조사 과정에서 선거 당일 실무자들의 투표 통계 조작 정황을 확인하고 새롭게 수사를 개시한 것으로 파악됐다.
합수본은 압수물 분석을 마치는 대로 선관위 직원들을 불러 투표율 허위 입력 등 조작을 벌인 경위를 확인할 방침이다. 조사 결과 통계 조작이 실제 발생한 것으로 드러나는 경우, 향후 합수본의 수사가 6·3 지방선거를 넘어 과거 치러진 선거 전반으로 확대될 가능성도 있다.
합수본은 이날 중앙선관위와 송파·강남·서초구 선관위도 압수수색을 진행 중이다. 합수본은 “지난달 11일 중앙선관위 등에 대한 1차 압수수색 이후 선거일 투표용지 부족 상황의 진상을 규명하기 위한 추가 증거를 확보하기 위함”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노태악 전 선관위원장의 비서 A씨는 이날 합수본에 참고인 자격으로 조사를 받는다. A씨는 지난해 노 전 위원장이 해외로 출장을 떠났을 무렵 비서를 맡은 인물로, 국외 출장 계획을 수립한 데 관여한 것으로 파악됐다. 노 전 위원장은 지난해 11월 13~23일 배우자를 동반해 덴마크 등 해외출장을 갔으나 출장 보고서에 기록되지 않는 등 9053만원 상당을 횡령했다는 의혹을 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