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하원, 국방비 1700조원 승인…주한미군 감축엔 제동

미국 연방 하원이 1조1500억달러(약 1700조원) 규모의 내년도 국방수권법안(NDAA)을 가결했다. 이 법안에는 주한미군을 감축할 수 없도록 예산 사용을 제한하는 내용이 담겼다. 

 

로이터통신과 워싱턴포스트(WP) 등에 따르면 미 하원은 22일(현지시간) 본회의에서 2027회계연도 NDAA를 찬성 216표, 반대 212표로 통과시켰다. NDAA는 국방부의 예산 지출과 주요 정책을 승인하는 연례 법안이다. 이번 법안에는 방어체계 개선과 무기 구매, 장병 급여 인상, 이란전 수행 등에 필요한 1조1500억달러 규모의 국방예산이 담겼다.

미 의회 의사당. AP연합뉴스

표결은 정당별로 엇갈렸다. 공화당에서는 7명을 제외한 의원들이 찬성했고, 민주당에서는 6명을 제외한 의원들이 반대표를 던졌다. 민주당은 트럼프 행정부와 공화당이 사회복지 예산을 줄이면서 국방비를 대폭 늘리고 있다며 반대했다. 특히 장기화하는 이란전에 막대한 재정을 투입하는 데 비판적인 입장을 보였다.

 

반면 공화당은 이란전 수행과 군 장비 구매 등을 위해 국방비 증액이 불가피하다고 주장했다. 미 국방부는 이란전 발발 이후 현재까지 약 375억달러를 지출했다고 밝힌 바 있다.

 

하원을 통과한 NDAA는 주한미군 감축에 제동을 걸었다. 주한미군 병력을 현 수준인 2만8500명 아래로 줄이는 데 연방 예산을 사용할 수 없도록 하면서다. 현행 NDAA는 해당 법에 따라 승인된 예산만 주한미군 감축에 사용하지 못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반면 이번 하원안은 2026·2027회계연도의 다른 법률에 따라 배정된 예산까지 사용 제한 대상에 포함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거론해온 주한미군 감축 가능성을 의회 차원에서 견제하기 위해 예산 제한의 범위를 넓힌 것으로 해석된다.

 

다만 하원안이 그대로 확정되는 것은 아니다. 상원에서도 별도의 NDAA 심사가 진행되고 있으며, 상·하원은 각각 통과시킨 법안을 조율해 단일안을 마련하게 된다. 조정된 최종안은 양원을 다시 통과한 뒤 대통령 서명을 거쳐 발효된다. 이에 따라 국방예산 규모와 주한미군 감축 제한 조항도 양원 협상 과정에서 수정될 가능성도 제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