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전 대통령의 배우자 김건희씨에게 고가 그림을 건네며 국회의원 공천과 정보기관 인사를 청탁한 혐의를 받는 김상민(48·사법연수원 35기) 전 부장검사가 대법원에서 징역형 집행유예를 확정받았다.
대법원 3부(주심 이흥구 대법관)는 23일 김 전 검사의 정치자금법 위반,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 상고심 선고기일을 열고 김 전 검사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3년 및 추징금 4139만원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대법원은 “원심의 판단에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않은 채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해 자유심증주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공판중심주의, 직접심리주의, 진술의 신빙성 판단, 정치자금법위반죄, 청탁금지법 위반죄의 성립, 추징액 산정 등에 관한 법리오해, 이유모순 등으로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없다”고 밝혔다.
김 전 검사는 부장검사 재직 시절인 2023년 2월 김씨 측에 국회의원 공천을 청탁하기 위해 시가 1억4000만원 상당의 이우환 화백 그림 ‘점으로부터 No.800298’을 건넨 혐의(청탁금지법 위반)를 받는다.
그는 2023년 12월 검찰에 사직원을 내고 이듬해 1월 경남 창원시 의창구 4·10 국회의원 총선거 예비후보로 등록했으나 국민의힘 공천을 받지 못했다. 이후 그해 8월 국가정보원장 특별보좌관에 채용됐다.
김건희 특별검사팀(특검 민중기)은 김씨가 오빠 진우씨로부터 그림과 함께 김 전 검사의 청탁을 받아 국민의힘 공천 과정에 영향을 끼쳤고, 공천 탈락 후 국정원 법률특보가 되도록 힘을 써 줬다고 보고 그를 지난해 10월 구속기소했다.
김 전 검사는 총선 출마를 준비하던 2023년 12월 사업가 김모씨로부터 선거용 차량의 리스 선납금과 보험금 명목의 4139만원 상당 불법 정치자금을 기부받은 혐의(정치자금법 위반)도 받는다. 사업가 김씨는 ‘존버킴’으로 알려진 코인 시세조종업자 박모씨의 지인으로 알려졌다.
1심은 선거용 차량 대여비 등 불법 정치자금 수수 혐의만 유죄로 인정하고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 추징금 4139만원을 선고했다. 다만 공천 청탁 혐의에 대해선 문제의 그림이 김씨에게 전달되지 않았을 개연성이 있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그러나 항소심은 공천 청탁 혐의 역시 유죄로 판단했다. ‘김 전 검사가 여사님께 전달할 그림이라며 구매를 부탁했다’, ‘그림 전달 후 김 전 검사가 전화해 (김씨가) 엄청 좋아했다고 말했다’고 증언한 미술품 중개업자의 진술 신빙성을 인정한 것이다.
김 전 검사 측이 항소심 판결에 불복했으나 대법원도 2심 판단에 잘못이 없다고 보고 상고를 기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