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2월 서울 강남구 논현동에서 연합관계에 있는 조직폭력단체들과 연합해 집단 패싸움을 벌이는 등 폭력을 일삼아 온 ‘동대문파’ 조직원들이 경찰에 검거됐다. 동대문파는 1996년부터 서울 중부권 일대에서 노점상 갈취, 재건축 이권 개입 등 각종 범행에 자행하면서 현재도 투자리딩방 사무실 운영 등 불법을 이어가고 있는 폭력범죄단체다.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단 광역범죄수사대는 2017년부터 올해 2월까지 폭력범죄를 목적으로 활동해온 동대문파 핵심 조직원 21명을 비롯해 상계파·이태원파·이글스 19명 등 서울 내 폭력범죄단체 조직원 40명을 검거했다고 23일 밝혔다. 이 중 21명이 검찰에 송치됐고 조직 내에서 핵심 역할을 했던 동대문파 행동대장 A씨 등 조직원 14명은 구속됐다.
동대문파는 ‘정치 깡패’로 이름을 날렸다가 1961년 사형을 선고받은 고(故) 이정재의 동대문사단을 계승한다는 명목하에 이어져온 것으로 조사됐다.
A씨 등은 지역 중학교나 고등학교 ‘짱’ 출신 등을 대상으로 “우리는 해방 후 이정재 회장부터 내려오는 근본있는 조직이다. 문신을 하고 다닐거면 정식으로 생활을 해라”며 동대문파 가입을 권유, 16명을 가입시킨 혐의를 받는다. 가입한 조직원들은 동대문파에 가입해 합숙소에서 생활하며 조직의 위계질서와 처세를 배우고 폭력행위에 가담하는 등 폭력단체에서 활동한 것으로 조사됐다.
동대문파 선임대원 B씨 등은 2014년부터 서울 전역과 인천 서구에 ‘합숙소’를 마련해 신규 가입 조직원을 상대로 조직 선배에 대한 복종, 조직에 대한 충성과 결속 등 행동강령을 숙지시켰다. 이렇게 양성된 조직원들은 타 폭력조직과 분쟁 상황에서 선배의 부름에 즉각 출동해 폭력에 가담했다.
2020년 12월에는 A씨가 경기 수원시 조직원과 시비가 붙자, 조직 간 싸움을 제안해 후배 조직원 4명을 집합시키고 상대 조직원 10여명과 집단 패싸움을 했다. 올해 2월에는 B씨가 강남구 논현동 소재 식당에서 음주 중 신당동 식구파 조직원과 시비가 붙자, 연합 관계에 있는 상계파·이태원파·이글스파 조직과 함께 각자의 조직원들을 각자 집합시켜 총 50여명이 대치하며 집단 패싸움을 벌였다.
경찰은 동대문파가 엄격한 위계질서와 행동강령이 존재하는 전형적인 폭력범죄단체임을 입증해 조직원들에게 폭력행위처벌법을 적용했다.
폭력행위처벌법 4조에 따르면 범죄를 목적으로 하는 단체 또는 집단을 구성할 경우 해당 단체 또는 집단의 간부를 무기 또는 7년 이상의 징역으로 무겁게 처벌한다. 구성원으로 활동하기만 해도 2년 이상의 유기징역으로 처벌 받는다.
폭력범죄단체임을 입증하기 위해선 다수의 조직원과 행동강령 등 내부규율, 역할분담 및 연락체계, 합숙생활, 조직적 범죄행위, 탈퇴자에 대한 보복 등이 있다는 것을 입증해야 한다.
경찰에 따르면 동대문파 조직원들은 가슴 한가운데 한문으로 조직의 이름을 문신으로 새기거나, 규율을 어겼다는 이유로 ‘선배’에게 폭행당해 어금니 탈구상을 입은 조직원도 있었다. 지난해 5월 서울 강남구에 있는 한 식당에서 조직을 탈퇴하고 싶다는 의사를 밝힌 조직원에게 흉기를 들이대면서 위협하는 장면도 포착됐다.
동대문파는 조직 간 연합을 통해 유사시 폭력을 수반한 불법적인 지하경제사업을 영위해왔다. 2013년부터는 중국 청도에 소재한 보이스피싱 합숙소를 관리하는 등 보이스피싱 범행에 가담했으며, 최근에는 상계파 조직원들과 함께 개인정보를 매매하거나 투자리딩방 사무실을 운영하는 정황도 확인됐다.
경찰 관계자는 “기존의 폭력범죄단체에 막연한 동경심을 가진 젊은 세대가 유입돼 조직적 폭력범죄를 자행하고 국민의 평온한 일상을 해치는 일이 없도록 폭력범죄단체 범죄에 수사역량을 집중해 강력하게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동대문파 조직원 다수를 송치한 경찰은 이태원파·이글스파 등 다른 연합 조직의 조직 간 위계질서·단체성 등을 입증하는 등 추가 수사를 이어갈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