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이 술 마셨는데 기억이 안 나”…대성이 겪은 ‘블랙아웃’ 왜 위험할까

반복되면 과음 신호…판단력 저하·사고 위험도 커져

그룹 빅뱅 멤버 대성이 술자리에서 있었던 일을 기억하지 못한 경험을 털어놨다.

그룹 빅뱅 멤버 대성. 유튜브 채널 ‘집대성’ 캡처

 

최근 공개된 유튜브 채널 ‘집대성’에는 그룹 슈퍼주니어 멤버 이특과 김희철이 게스트로 출연했다. 이날 김희철은 대성과 함께 술을 마신 적이 있지만 대성이 이를 전혀 기억하지 못했다고 전했다. 이에 대성은 “지드래곤에게 불려 가 몇 번 방문했던 식당인데 갈 때마다 술을 많이 마셔 기억이 없다”고 말했다.

 

술을 마신 뒤 전날 있었던 일이 통째로 기억나지 않는 경우가 있다. 반복되는 기억 공백은 우리 몸에 어떤 신호를 보내는 걸까.

 

◆ 의식은 있는데 기억은 없다…알코올성 블랙아웃

대성처럼 술을 마신 당시의 일을 기억하지 못하는 현상을 ‘알코올성 블랙아웃’이라고 한다. 미국 국립알코올남용·알코올중독연구소(NIAAA)에 따르면 알코올성 블랙아웃은 술에 취해 의식을 잃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기억이 형성되지 않는 현상이다. 알코올이 기억 형성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뇌의 해마 기능을 일시적으로 저하시켜 새 기억이 장기기억으로 저장되지 못해 발생한다.

 

이 때문에 블랙아웃 상태에서도 사람들과 대화하거나 식사하고 귀가하는 등 겉보기에는 평소와 다르지 않게 행동할 수 있다. 하지만 술이 깬 뒤에는 그 시간 동안 있었던 일을 일부만 기억하거나 전혀 기억하지 못한다. 이는 술에 취해 잠들거나 의식을 잃는 ‘패싱아웃’과는 다른 현상이다.

그룹 빅뱅 멤버 대성이 술자리에서 있었던 일을 기억하지 못한 경험을 털어놨다. 유튜브 채널 ‘집대성’ 캡처

 

블랙아웃은 기억이 일부 끊기는 ‘단편적 블랙아웃’과 당시 기억이 전혀 남지 않는 ‘완전 블랙아웃’으로 구분된다. 단편적 블랙아웃은 주변 사람의 설명을 듣거나 당시 상황과 관련된 단서를 접하면 일부 기억이 되살아날 수 있다. 반면 완전 블랙아웃은 해당 시간대의 기억이 형성되지 않아 이후에도 떠올리기 어렵다.

 

◆ 같은 양이라도 ‘얼마나 빨리 마셨는지’가 중요

블랙아웃은 술의 종류보다 섭취한 알코올의 양과 혈중알코올농도가 올라가는 속도에 더 큰 영향을 받는다. 같은 양의 술을 마셔도 공복 상태에서 마시거나 짧은 시간 안에 빠르게 마시면 혈중알코올농도가 급격히 상승해 블랙아웃 위험이 커질 수 있다. 따라서 같은 사람이라도 음주 속도와 식사 여부 등 음주 당시 상황에 따라 위험도가 달라질 수 있다.

 

일부 수면제와 항불안제 등 중추신경계에 작용하는 약물을 술과 함께 복용했을 때도 블랙아웃이 더 쉽게 발생할 수 있다. 여성은 평균적으로 남성보다 체내 수분 비율이 낮아 같은 체중의 남성과 같은 양의 술을 마셔도 혈중알코올농도가 더 높아질 수 있다.

 

◆ 기억만 사라지는 게 아니다…사고 위험도 커진다

블랙아웃은 단순히 다음 날 기억이 나지 않는 것으로 끝나지 않는다. 혈중알코올농도가 높아지면 기억력뿐 아니라 판단력·집중력·충동 조절·의사결정 능력도 함께 떨어질 수 있다. 본인은 멀쩡하다고 느끼더라도 실제로는 상황을 정확하게 판단하거나 위험을 피하는 능력이 저하된 상태일 수 있다.

음주 후 귀가하는 사람의 모습. 알코올성 블랙아웃 상태에서는 기억력뿐 아니라 판단력과 집중력도 함께 떨어져 사고 위험이 커질 수 있다. 클립아트코리아

 

국제학술지 ‘Alcohol: Clinical and Experimental Research’에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대학생 462명을 6주간 추적한 결과, 알코올성 블랙아웃을 경험한 날에는 그렇지 않은 날보다 음주로 인한 사고와 각종 피해를 더 자주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국제학술지 ‘Addictive Behaviors’에 발표된 연구에서 음주 경험이 있는 젊은 성인 1463명을 분석한 결과, 같은 양의 술을 마셨더라도 블랙아웃을 경험한 사람은 부상이나 응급실 방문, 결석 등 음주 관련 문제를 겪을 가능성이 더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 반복된다면 뇌가 보내는 위험 신호

블랙아웃을 한 번 경험했다고 해서 알코올 사용장애나 알코올 관련 치매로 진단되는 것은 아니다. 다만 NIAAA는 블랙아웃이 반복될 경우 자신의 음주 습관을 점검하고 전문가와 상담할 것을 권고한다.

 

서울아산병원에 따르면 과도한 음주가 장기간 반복되면 뇌 손상이 누적되면서 기억력과 판단력이 떨어질 수 있다. 기억을 담당하는 뇌 구조의 기능이 저하되고 뇌 위축이 진행될 수 있으며, 감정과 충동을 조절하는 전두엽이 손상되면 공격적이거나 충동적인 성향이 나타날 수 있다. 또 소뇌까지 영향을 받으면 손 떨림이나 보행 시 비틀거림, 균형감각 저하 등이 동반될 수 있다.

 

블랙아웃이 반복된다면 과음하고 있다는 신호일 수 있다. 장기간 과음은 알코올 사용장애와 알코올 관련 치매 등 다양한 건강 문제의 위험을 높일 수 있는 만큼 가볍게 넘겨서는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