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 자라고 하면 강의 왜 하나”…이재오, ‘학생들 잤다’ 보도 반박

서울 배재고 대상 민주시민교육 특강

지난달 ‘스타벅스 구호’ 논란을 일으킨 서울 배재고를 대상으로 민주시민교육 특강을 진행한 이재오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이사장이 ‘반 학생 대부분이 잠을 잤다’는 등의 언론 보도가 잘못됐다는 취지로 23일 반박했다.

 

이재오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이사장이 지난달 10일 서울 용산구 민주화운동기념관에서 열린 제39주년 6·10민주항쟁 기념식에서 경과보고를 하고 있다. 뉴시스

 

이 이사장은 이날 오전 CBS 라디오 ‘박성태의 뉴스쇼’에 나와 “안 자는 학생이 훨씬 더 많았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강의하기 전 화법이 ‘졸지 말고 열심히 들어라’가 아니라 ‘잘 사람 자고, 들을 사람 잘 들어라’”라며 “자지 말라는 이야기지 다 자라는 거면 왜 강의를 하겠나”라고 덧붙였다.

 

앞서 청소년 언론사 ‘토끼풀’ 인터뷰를 인용한 보도가 여럿 나왔다. 보도에 따르면 익명을 요구한 재학생은 총 30명이 넘는 반 학생들 가운데 자신을 포함한 2명만 깨어 있었고 나머지는 전부 잤다고 주장했다. ‘자도 상관없는데 들을 학생들은 확실히 들으라’는 이 이사장의 말을 듣고 학생들이 자기 시작했다면서다. 교육 내용에 대해 이 재학생은 ‘효과적인지는 모르겠다’고 아쉬움을 표했다.

 

이 이사장은 라디오에서 “웃으면서 ‘잘 사람은 자지만, 들을 사람은 열심히 들어’ 이렇게 말하면 안 잔다”며 “마치 내가 ‘자라’ 그러고, 배재고 학생들이 전부 다 잔 걸로 (나왔는데) 그게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학생들이 ‘자면 안 되겠구나’라고 생각하게 만들어야 한다”며 “‘자지 말고 열심히 들어라’ 이렇게 이야기하면 ‘꼰대 왔구나’ 이런 소리 한다”고 덧붙였다.

 

이 이사장은 배재고 특강 당일인 지난 14일 연합뉴스와 통화에서도 학생들이 질문도 열심히 하고 특강을 잘 들었다고 말한 바 있다. 고등학교 역사 교육에서 민주화를 다루는 부분이 적은 점을 지적하면서는 “민주화에 대한 이야기를 충분히 해줘야 아이들이 피부로 더 느끼게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서울시교육청은 배재고 야구부가 광주제일고와의 경기 도중 5·18 민주화운동을 폄훼하는 응원 구호를 외쳐 파문을 일으키자, 민주화 교육을 위해 이 이사장을 초청했다. 학창 시절부터 민주화운동에 참여했던 이 이사장은 군사정권 시절 다섯 차례 옥고를 치렀고 그 과정에서 혹독한 고문을 겪기도 했다. 첫 번째 출소 후에는 중등 국어 교사로 학생들을 가르쳤다.

 

이 이사장은 특강에서 4·19 혁명부터 6월 민주항쟁에 이르는 우리나라 민주화 역사를 강의했다. 이는 그가 생생하게 겪은 개인사이기도 하다. 라디오에서도 이 이사장은 “강의 주제가 한국 민주주의 전개 과정에서 민주화 운동이 어떤 기여를 했느냐였다”며 “혐오 표현이라든지 야구 이런 거는 내 강의 요청 주제가 아니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