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스타벅스 구호’ 논란을 일으킨 서울 배재고를 대상으로 민주시민교육 특강을 진행한 이재오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이사장이 ‘반 학생 대부분이 잠을 잤다’는 등의 언론 보도가 잘못됐다는 취지로 23일 반박했다.
이 이사장은 이날 오전 CBS 라디오 ‘박성태의 뉴스쇼’에 나와 “안 자는 학생이 훨씬 더 많았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강의하기 전 화법이 ‘졸지 말고 열심히 들어라’가 아니라 ‘잘 사람 자고, 들을 사람 잘 들어라’”라며 “자지 말라는 이야기지 다 자라는 거면 왜 강의를 하겠나”라고 덧붙였다.
앞서 청소년 언론사 ‘토끼풀’ 인터뷰를 인용한 보도가 여럿 나왔다. 보도에 따르면 익명을 요구한 재학생은 총 30명이 넘는 반 학생들 가운데 자신을 포함한 2명만 깨어 있었고 나머지는 전부 잤다고 주장했다. ‘자도 상관없는데 들을 학생들은 확실히 들으라’는 이 이사장의 말을 듣고 학생들이 자기 시작했다면서다. 교육 내용에 대해 이 재학생은 ‘효과적인지는 모르겠다’고 아쉬움을 표했다.
이 이사장은 라디오에서 “웃으면서 ‘잘 사람은 자지만, 들을 사람은 열심히 들어’ 이렇게 말하면 안 잔다”며 “마치 내가 ‘자라’ 그러고, 배재고 학생들이 전부 다 잔 걸로 (나왔는데) 그게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학생들이 ‘자면 안 되겠구나’라고 생각하게 만들어야 한다”며 “‘자지 말고 열심히 들어라’ 이렇게 이야기하면 ‘꼰대 왔구나’ 이런 소리 한다”고 덧붙였다.
이 이사장은 배재고 특강 당일인 지난 14일 연합뉴스와 통화에서도 학생들이 질문도 열심히 하고 특강을 잘 들었다고 말한 바 있다. 고등학교 역사 교육에서 민주화를 다루는 부분이 적은 점을 지적하면서는 “민주화에 대한 이야기를 충분히 해줘야 아이들이 피부로 더 느끼게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서울시교육청은 배재고 야구부가 광주제일고와의 경기 도중 5·18 민주화운동을 폄훼하는 응원 구호를 외쳐 파문을 일으키자, 민주화 교육을 위해 이 이사장을 초청했다. 학창 시절부터 민주화운동에 참여했던 이 이사장은 군사정권 시절 다섯 차례 옥고를 치렀고 그 과정에서 혹독한 고문을 겪기도 했다. 첫 번째 출소 후에는 중등 국어 교사로 학생들을 가르쳤다.
이 이사장은 특강에서 4·19 혁명부터 6월 민주항쟁에 이르는 우리나라 민주화 역사를 강의했다. 이는 그가 생생하게 겪은 개인사이기도 하다. 라디오에서도 이 이사장은 “강의 주제가 한국 민주주의 전개 과정에서 민주화 운동이 어떤 기여를 했느냐였다”며 “혐오 표현이라든지 야구 이런 거는 내 강의 요청 주제가 아니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