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재 “대학 교수노조 정치활동 금지한 교원노조법 조항 위헌”

대학교원 노동조합의 정치활동을 전면 금지한 현행 교원노조법 조항에 대해 헌법재판소가 위헌 결정을 선고했다. 헌재의 위헌 결정에 따라 국회는 개정 입법에 나서야 한다.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의 헌재기가 펄럭이고 있다. 뉴스1

헌재는 23일 대학교수들이 조합원인 전국 단위 노조인 한국사립대학교수노조와 전국교수노조가 ‘교원의 노동조합 설립 및 운영 등에 관한 법률’(교원노조법) 3조 위헌확인 헌법소원 심판 사건에서 재판관 7대 2로 위헌 결정했다.

 

교원노조법 3조는 고등교육법에 따른 교원, 즉 대학교수들로 구성된 노동조합은 어떠한 정치활동도 해서는 안 된다고 규정한다. 하지만 헌재가 이 조항에 위헌을 선고하며 즉시 효력을 잃었다.

 

헌재는 이 조항을 대학 교원 노조에 적용하는 것은 평등권을 침해한다고 봤다. 대학교수 개인에게 정치활동을 허용하면서도 교수들이 결성한 노동조합의 정치활동을 금지하는 것은 정당하지 않다는 판단이다.

 

김상환 헌재소장 등 7명의 재판관은 법정 의견에서 “대학교원이 지위를 이용해 학생들에게 특정 정당·정파를 지지·반대하도록 선동하거나 당파적 선전교육을 하는 행위는 모두 교육의 정치적 중립성을 본질적으로 침해해 정치적 자유를 향유하는 대학교원이라고 해도 허용될 수 없다”면서도 “그 밖의 정치활동은 대학교원노조 및 대학교원단체 모두에게 보장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대학교원 개인에게는 이미 정당가입, 입후보, 선거운동 등 강한 형태의 정치활동이 허용돼 있고, 동일한 대학교원들이 결합한 대학교원단체에 대하여는 별도의 포괄적 금지규정이 존재하지 않는다”며 “동일한 대학교원들이 결사체를 이뤘다는 사정만으로는 교육의 정치적 중립성에 대한 위험이 곧바로 증대된다고 보기 어렵고, 그 결사체가 ‘노동조합’이라는 이유만으로 일반 단체보다 더 강한 정치활동 금지가 정당화된다고 보기도 어렵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대학교원 개인과 대학교원단체에 이미 폭넓은 정치적 자유가 인정되는 이상, 대학교원노조에도 원칙적으로 대학교원단체와 같은 수준의 자유를 보장해야 한다”며 “해당 조항은 대학교원단체, 강사단체, 강사노조, 일반 노조와 비교해 대학교원노조만을 합리적 이유 없이 불리하게 취급하고 있으므로 평등권 침해”라고 밝혔다.

 

반면 김복형·조한창 재판관은 해당 조항은 대학 교수들의 평등권을 침해하지 않으므로 헌법에 어긋지 않는다고 봤다.

 

두 재판관은 “대학교원노조는 구성원의 직무, 지위 등에서 일반 노동조합과는 차이가 있으므로, 대학교원노조는 대학에서 학생을 가르치고 학문을 연구하는 교원으로서의 특수한 지위를 고려하여 정치활동의 측면에서 일반 노동조합보다 더 많은 제한이 부여될 수 있다”며 “일반 노동조합과 달리 대학교원노조의 정치활동을 원칙적·포괄적으로 제한하는 것이 불합리한 차별이라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아울러 “선거권과 피선거권을 가지는 대학생들을 통해 대학교원의 무분별한 정치적 영향력이 그대로 현실정치에 반영되는 문제를 간과할 수 없는 점, 자칫 대학이 정치화돼 학문의 자유 및 교육받을 권리가 침해될 우려가 있는 점, 대학교원 개인은 정치활동을 자유롭게 할 수 있는 점 등을 고려하면 해당 조항이 과도한 제한을 하고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헌재는 앞서 2018년 헌재는 대학 교원노조의 단결권을 인정하지 않은 옛 교원노조법 2조를 헌법불합치로 결정했다. 이에 국회는 법을 개정했고, 2020년 6월9일부터 교수노조들은 교원노조법의 적용을 받게 됐다.

 

하지만 대학교수들의 노조 설립을 허용됐으나 정치활동을 금지한 조항은 유지되자 두 노조는 반발하며 헌법소원을 제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