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지진 촉발 혐의’ 지열발전 관계자 5명 전원 무죄

1심 법원 형사책임 첫 판단
“업무 과실 인과관계 부족”
민사소송에도 영향 줄 듯

1명이 숨지고 117명이 다친 경북 포항지진과 관련해 지역발전사업 관계자들의 형사 책임을 인정하기 어렵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2017년 11월 규모 5.4 지진이 발생한 뒤 약 9년 만의 판결로, 향후 민사소송에 작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포항지열발전 부지. 연합뉴스

대구지법 포항지원 형사1부(재판장 이혜랑)는 23일 업무상과실치사상 등 혐의로 기소된 포항지열발전 컨소시엄의 주관기관 관계자 2명, 정부출연연구기관 관계자 2명, 컨소시엄 참여 대학교 산학협력단 연구책임자 등 5명에게 모두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이날 “피고인들에게 형사적 책임을 묻기 위해서는 피고인들이 지진 발생을 예견할 수 있고 회피할 수 있었는데도 그러지 못한 구체적인 업무상 과실이나 과실이 없었다면 지진이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상당 인과관계, 지진으로 피해자들의 사상이 발생했다는 점이 합리적 의심 없을 정도로 증명돼야 한다”며 이같이 판결했다.

 

정부조사연구단은 2019년 3월 포항지진이 지열발전 연구사업 과정에서 물을 주입하는 수리 자극으로 촉발된 지진이란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이들은 포항지진 발생 7개월 전인 2017년 4월15일 규모 3.1 지진이 발생한 이후 지열발전을 중단하고 위험도를 분석해야 할 필요가 있었음에도 소극 대응한 혐의로 기소됐다.

 

검찰은 재판과정에서 지열발전사업 관계자들이 내부적으로 규모 3.1의 지진이 수리 자극에 따른 유발 지진으로 결론을 내렸음에도 주무 부처 및 전담 기관에 보고할 때는 불가항력적 자연지진이 발생한 것처럼 보고했다고 주장했다.

 

또 지진계 유지 및 관리와 분석 등을 소홀하게 했고 안전관리 방안인 신호등체계를 부실하게 수립하고 지키지 않은 과실이 있다고 판단해 금고 1∼5년을 구형했다. 이에 피고인 측은 과학적으로 완전히 증명되지 않은 내용으로 과학기술분야 국책사업을 유죄로 단정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포항에서는 2017년 11월15일 규모 5.4 지진과 2018년 2월11일 규모 4.6 지진이 연이어 발생해 1명이 숨지고 포항시민 117명이 다쳤다. 5만5000여채의 주택이 파손되는 등 재산 피해도 발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