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8·17 전당대회를 앞두고 정청래 후보의 여론조사 선두를 둘러싼 후보 진영의 셈법이 엇갈리고 있다. 정 후보 측은 당 안팎의 지지 흐름이 자신에게 모이고 있다고 봤지만, 김민석 후보 측과 친명(친이재명)계는 실제 경선 대상층과 2순위 선호도에서는 다른 흐름이 확인됐다며 정 후보의 확장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예비경선으로 후보가 압축되면 친명계 표심의 결집과 선호투표제에 따른 후순위 표의 향방이 승부를 좌우할 수 있는 만큼 정 후보의 선두를 ‘대세’로 굳히려는 흐름과 이를 흔들어 본경선의 변수를 키우려는 친명계의 견제가 맞붙는 모습이다.
◆鄭 “흐름 잡혀”, 金측 “鄭 확장력 없다”
23일 뉴스토마토 의뢰로 미디어토마토가 지난 20일부터 21일까지 전국 만 18세 이상 성인남녀 1036명에게 무선자동응답(ARS) 방식으로 민주당 대표 선호도를 물은 결과 정 후보가 33.7%를 기록해 김민석 후보(22.0%)를 오차범위 밖에서 앞섰다. 이어 송영길 후보가 11.7%, 고민정 후보가 5.1%, 김보미 후보가 3.3% 순이었다. ‘적합한 인물이 없다’는 18.4%, ‘잘 모르겠다’는 5.7%였다.
정 후보 측은 전체 조사에서 확인된 격차를 앞세워 초반 주도권 잡기에 나섰다. 정 후보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여론조사 결과를 공유하며 자신에게 흐름이 오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최근 여론조사 추세는 전체 국민에서, 민주당 지지층에서도, 진보층에서도, 40∼50세대에서도 ‘정청래 흐름’이 잡혀가고 있다”며 “네거티브, 상대방 비방, 헐뜯기 하지 않겠다. 더 낮고 더 겸손하게 더 열심히 하겠다”고 적었다.
김민석 후보는 본경선에서 다른 후보의 표를 끌어올 수 있느냐는 문제를 제기했다. 이날 공개된 미디어토마토 여론조사에서는 당대표 2순위 선호도 조사도 실시했다. 전당대회에서 과반 득표자가 나오지 않을 경우 하위 후보의 표를 유권자가 선택한 후순위 후보에게 넘기는 ‘선호투표제’를 감안한 조사다.
전체 응답자를 대상으로 한 2순위 조사에서는 송 후보가 22.2%로 가장 높았고 김민석 후보가 14.2%, 고 후보가 12.8%로 뒤를 이었다. 정 후보는 7.8%, 김보미 후보는 5.5%였다. 민주당 지지층과 무당층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도 비슷한 흐름이 나타났다.
김민석 후보 측은 정 후보의 2순위 선호도가 한 자릿수에 그친 점을 강조했다. 정 후보가 1순위 표에서는 앞서지만 과반에 미치지 못할 경우 송·고 후보 지지층을 흡수하는 경쟁에서는 취약할 수 있다는 논리다. 김민석 후보 측 핵심 관계자는 이날 통화에서 “정 후보가 확장력이 전혀 없다는 사실이 다시금 확인된 여론조사”라고 말했다.
◆金 “신천지 의혹 곧 공개”, 호남 찾은 鄭
여론조사를 둘러싼 판세 경쟁은 후보들의 당권 전략에서도 고스란히 드러났다. 친명계인 김민석·송 후보는 이재명정부와의 ‘당정일치’를 내세워 친명 표심 결집에 나섰고, 정 후보는 이 대통령에 대한 의리와 개혁성을 앞세워 정면 돌파를 시도했다.
김민석 후보는 오전 강원도청을 찾아 우상호 지사를 면담했다. 김민석 후보는 자신이 국무총리로 재직할 당시 청와대 정무수석을 지낸 우 지사와의 인연을 강조하면서 “제가 대통령의 국정 파트너로서 가장 좋은 조건을 갖췄고, 2년 후 총선을 안정적으로 이끄는 데도 가장 준비된 후보”라고 말했다.
특히 김민석 후보는 최근 논란이 커지고 있는 ‘신천지 의혹’과 관련해 “예비경선 결과가 발표돼 후보가 압축되고 나면 전당대회 초반 현안에 대해 정리해 말씀드릴 기회를 갖겠다”며 “저는 어떤 문제를 아무런 판단 없이 제기하지 않는다”고 했다. 후보가 압축되는 본경선 초반 의혹의 근거를 공개하며 정 후보에 대한 공세를 본격화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송 후보는 최고위원 경선 후보로 나선 박선원 의원과 함께한 유튜브 라이브 방송에서 “제대로 된 진짜 여당 지도부를 만들어 대통령과 손을 맞잡겠다”고 했다. 정 후보는 호남을 다시 찾아 강력한 개혁후보로서의 정체성을 부각했다. 그는 오전 전남광주통합특별시의회 광주청사에서 한 기자회견에서 “깨어 있는 시민, 행동하는 양심과 이재명정부를 반드시 성공시키겠다”며 “대통령 곁에서 의리를 지킬 사람은 정청래”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