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영 “先비핵화 폐기… 先평화로 전환”

통일장관 취임 1년 기자 간담
北 핵증대 중단시 대가 모색
‘두 국가 관계론’ 성과 제시도

정동영 통일부 장관이 23일 “(지난 1년간) 이재명정부는 전 정부의 선(先)비핵화론, CVID(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비가역적인 비핵화)를 사실상 폐기하고 선평화론으로 전환했다”고 말했다.

 

정 장관은 이날 취임 1년(25일)을 앞두고 통일부 기자실을 방문해 “평화가 선도하는 북핵 우선 중단(동결) 전략을 구체화해 나가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이유는 이 시간에도 북의 핵 증강 노력은 돌아가고 있기 때문”이라며 “‘이것을 차일피일 시간을 천연(遷延·일이나 날짜 따위를 미루고 지체함)해서는 되겠는가’가 정부의 문제의식”이라고 말했다. 정 장관은 “북한과 끊어진 대화를 잇는 것이 먼저이고, 입구에 선비핵화를 갖다 놓고는 대화가 안 열린다는 문제의식을 담은 것이 선비핵화론 폐기와 선평화론으로의 전환”이라고 덧붙였다.

 

정동영 통일부 장관이 23일 서울 종로구 남북회담본부에서 열린 북한학 전공자 초청 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뉴시스

정 장관은 이날 언론에 배포한 자료를 통해 비핵화 이전이라도 (북한이 핵 증대를) 우선 중단하면 이에 상응하는 대가를 제공해 주는 방식의 현실적 해법을 통일부가 모색하고 있다면서, 이와 관련해 한반도 평화체제 논의에 먼저 착수해 북핵 중단 여건을 조성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하지만 핵보유국을 자처하는 북한이 이 같은 해법에 호응할 가능성은 낮다는 관측이 적지 않아 실현 가능성은 불투명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편 정 장관은 북·미 대화 재개 전망에 관해 “9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방미와 정상회담에 이어 11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방중과 정상회담이 관건적 시기”라며 “그때 뭔가 일이 일어나려면 (우리가) 8~9월에 가만히 있으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정 장관은 이재명정부의 대북정책인 한반도 평화공존 정책의 이행전략으로 ‘통일지향의 평화적 두 국가 관계’를 제시한 것을 지난 1년간의 주요 성과로 꼽으면서, 이를 북한의 ‘적대적 두 외국관계’를 극복하는 남북관계의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정립했다고 자평했다. 그는 “이재명 대통령이 (이달 초 열린)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행사에서 북한의 체제 존중에서 한발 더 나아가 주권 존중까지 언명했다”며 “이는 ‘통일 지향의 평화적 두 국가 관계’와 맥을 같이하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정 장관은 “남북관계 단절이 장기화하는 가운데 통일부는 민간의 노력을 적극적으로 지원하려 한다”며, 충청북도의 민간단체가 충북도와 종자·농약 등 농업 지원을 추진하려는 움직임을 예로 들었다. 정 장관은 북한이탈주민정착지원사무소(하나원) 담장의 철조망을 최근 모두 걷어냈으며, 독지가 양한종씨의 기부금으로 마련한 최신형 휴대전화를 다음 달부터 지역사회로 나가는 하나원 수료자 전원에게 지급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