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를 7연패, 후반기 6전 전패로 몰아넣은 NC 멀티 내야수 김한별의 슈퍼 캐치… “마지막 바운드가 좀 길게 튀어 잡을 수 있었어요” [남정훈의 비욘드 더 그라운드]

[잠실=남정훈 기자] 야구에선 선발로 출장해야만 영웅으로 등극할 수 있는 게 아니다. 대수비, 대주자로 그라운드를 밟아도 승부의 결정적인 순간에 빛난다면 단숨에 영웅이 될 수 있다. 23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LG와 NC의 주중 3연전 마지막 경기에선 대수비 요원 김한별이 동점을 막아내는 슈퍼 캐치로 ‘슈퍼 히어로’가 됐다.

 

상황은 이랬다. NC가 7-4로 앞선 8회말 LG 공격. 1사 만루에서 문정빈의 몸에 맞는 공 밀어내기로 한 점을 따라붙은 LG는 안타 한 방이면 동점도 가능했다. 타석엔 오지환. NC 벤치는 부랴부랴 투수를 전사민에서 마무리 임지민으로 바꿨다.

 

오지환은 임지민의 초구 슬라이더를 잡아당겼고, 2루 베이스 옆쪽을 스치는 이 타구는 중전 적시타가 되는 것으로 보였다. 그 순간 김한별이 나타났다. 넘어지며 타구를 잡아낸 김한별은 글러브 토스로 유격수 김주원에게 공을 전달했고, 김주원은 2루 베이스를 터치한 뒤 재빨리 공을 1루로 뿌려 슬라이딩해 들어오던 오지환을 잡아내며 병살타를 완성했다. 김한별의 슈퍼 캐치 하나가 동점을 막고 NC의 7-5 승리를 이끌어낸 것이다.

김한별의 환상적인 수비 하나에 LG는 이날도 패하며 후반기 6경기 전패, 전반기부터 이어져온 1패까지 포함하면 연패는 ‘7’로 늘었다. LG 타선은 이날 11안타에 4사구 12개를 얻어냈지만, 병살타만 4개가 나오는 등 최악의 ‘잔루 파티’로 인해 스스로 승리를 NC에게 갖다바친 꼴이 됐다.

 

경기 뒤 더그아웃에서 만난 김한별의 표정은 평온했다. 슈퍼 캐치 상황에 대해 묻자 “타구가 처음 날아오는 순간엔 ‘아, 잡을 수 있으려나’ 싶었지만, 일단 몸을 던졌다. 마지막 바운드가 좀 길게 튄 덕분에 체공 시간이 길어 잡을 수 있었던 것 같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오)지환 선배가 다리가 빠르시기 때문에 병살은 되지 않을 것 같았다. 저도 모르게 글러브 토스를 했는데, 주원이가 엄청 빠르게 픽업 플레이를 해준 덕분에 병살이 된 것 같다”라면서 “글러브 토스는 평소에 연습을 한다기보다는 장난삼아 코치님들이나 동료들과 하고 그러는데, 오늘 그게 빛을 발한 것 같다. 제가 지금까지 한 글러브 토스 중에 오늘이 최고였다”라고 덧붙였다.

김한별은 멀티 자원이다. 2루, 3루, 유격수까지 자리를 가리지 않고 내야 전 포지션을 소화한다. 이는 곧 한 포지션에 집중할 수 없다는 얘기. 그렇기에 이날 수비는 더욱 극적이었다. 김한별은 “연습 자체를 다양한 포지션에서 하다보니 몸에 밴 게 자연스럽게 나온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