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현지에서 빌린 도박 자금 수천만원을 갚지 않은 혐의로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은 프로야구 선수 출신 임창용(50)씨가 항소심에서 감형받았다.
24일 법조계에 따르면 광주지법 형사3부(김일수 부장판사)는 전날 사기 혐의로 기소된 임씨의 항소심에서 징역 8개월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80시간의 사회봉사도 명령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피고인이 당심에 이르러 범행을 모두 인정한 점, 전체 피해액 중 7000만원을 변제한 점, 피해자가 돈이 도박 자금으로 사용될 것을 알면서도 빌려준 점 등을 고려하면 원심의 형은 다소 무거워 부당하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임씨는 2019년 12월 필리핀 마닐라에서 지인을 통해 소개받은 A씨에게 1억5000만원을 빌린 뒤 7000만원만 갚고 나머지 8000만원을 갚지 않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은 임씨가 A씨에게 “아내의 주식을 처분해 사흘 뒤 갚겠다”고 속여 돈을 빌렸지만 당시에는 변제 의사나 능력이 없었다며 사기 혐의를 적용했다. 임씨는 1심에서 돈이 아니라 도박용 칩을 빌렸고, 빌린 금액도 모두 변제했다며 혐의를 부인했다.
1심은 임씨가 A씨를 속여 1억5000만원을 편취한 사실이 인정된다며 징역 8개월을 선고했다.
임씨는 전날 선고 직후 “법원의 처벌을 달게 받겠다”며 “인정할 것은 인정하고, 물의를 일으킨 데 대해 사죄드린다. 새롭게 다시 시작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임씨는 2014년 마카오에서 다른 선수들과 원정 도박한 혐의로 기소돼 벌금 1000만원을 선고받았고, 2021년 지인에게 빌린 돈 1500만원을 갚지 않아 사기 혐의로 벌금 100만원 약식명령을 받기도 했다. 2022년에는 상습도박 혐의로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과 벌금 300만원을 선고받았다.
1995년 해태 타이거즈에서 프로야구 선수를 시작한 임씨는 삼성 라이온즈를 거쳐 일본·미국의 프로 무대에서도 활동했다. KBO리그 출범 40주년을 맞아 선정한 ‘레전드 40인’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2018년 시즌 KIA 타이거즈를 끝으로 은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