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 신화 쓰던 K뷰티… 미국 ‘12.5% 관세 장벽’ 넘을 수 있을까

“소비재 다루는 중소기업에 타격 전망”
상반기 역대 미 수출, 하반기 전망은

미국 행정부가 무역법 301조를 근거로 한국산 수입품에 12.5%의 관세를 부과하면서, 소비재를 비롯한 중소∙영세기업들이 큰 타격을 입을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올해 상반기 K-화장품을 필두로 미국에서 역대 최고 수출 실적을 거둔 중소기업들이 새로운 관세 장벽의 파고를 넘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24일 통상당국에 따르면, 미국 무역대표부(USTR)는 강제노동으로 생산된 제품 수입 문제를 제기하며 60개국을 대상으로 10~12.5%의 관세를 확정했다고 발표했다.

 

16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백악관 이스트룸에서 부정선거 관련 대국민연설을 진행하고 있다. AP연합

영국∙인도∙멕시코 등 17개국에는 10%의 관세가 부과되었고, 한국을 포함한 나머지 국가에는 12.5%가 적용된다. 해당 관세는 이날 0시 1분부터 발효됐다.

 

산업부 관계자는 “이번 301조 조사 결과 발표로 122조 관세 만료 이후 미측 관세 조치의 불확실성은 일부 완화된 것으로 평가된다”고 밝혔다.

 

◆ “큰 영향 없겠지만…소비재 등 중기엔 타격”

 

전문가들은 이번 미국의 12.5% 관세 조치가 우리 산업 전체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고 있다. 수출 경쟁국인 대만(10%)보다는 높지만, 일본(12.5%), 중국(12.5%) 등 주요 경쟁국과는 동일한 수준이기 때문이다. 다만 이는 거시적인 측면일 뿐, 세부 업권별로 들여다보면 상황이 다르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변수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소비재를 다루는 특히 중소기업, 영세업자와 역직구 업계 등에는 적지 않은 타격이 가해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구기보 숭실대 국제통상학과 교수는 “화장품이나 식품 등 소비재는 특히 가격에 민감하기 때문에 2.5%의 추가 관세도 충분히 실질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지난해 5월27일 서울 중구 명동에 위치한 화장품 매장을 찾은 외국인 여행객들이 화장품을 살펴보고 있다. 뉴시스

◆ 하반기 K-화장품 등 중기 수출 ‘빨간불’ 우려

 

올해 중소기업 수출은 화장품을 선두주자로 삼아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중소벤처기업부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중소기업 수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11.6% 증가한 640억 달러, 수출 중소기업 수는 2.4% 늘어난 8만4904개사로 역대 최대를 달성했다. 특히 중소기업 수출 성장세를 이끈 화장품 수출액은 30.7% 증가한 5만7000만 달러(50억7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그 중에서도 북미 시장은 36.8%의 높은 성장률을 보이며 역대 상반기 기준 최고 실적을 세웠다. 

 

문제는 이러한 가파른 성장세에 제동이 걸릴 수 있는지 여부다. 올해 상반기 중소기업에 미국은 중국에 이어 두 번째로 큰 시장이자 가파른 성장세를 거둔 지역인 만큼, K-화장품의 북미 진출 가속화에 브레이크가 걸리는 것은 아닌지 우려가 제기된다.

 

올해 상반기 중소기업 수출액 상위 10대 국가 증감비율. 중기부 제공
올해 상반기 중소기업 미국 수출 실적. 중기부 제공

◆ ‘+2.5% 관세’에 “매출 타격 우려” vs “경쟁력 충분”

 

실제로 업계 내부에서도 이번 추가 관세를 바라보는 전망은 엇갈린다. 한 업계 관계자는 “바이어와 원만하게 논의해 관세 부담을 전가하는 방안도 고려할 수 있지만, 만약 최종 소비자 가격에 반영되게 된다면 매출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우려된다”며 “저가 브랜드의 특성상 가격 경쟁력 자체가 무기인데, 2.5%를 인상하는 것조차 부담이 될 수 있다”고 전했다.

 

반면 또 다른 유통업계 관계자는 “최근 K-브랜드의 미국 시장 내 브랜드 파워와 경쟁력이 과거보다 훨씬 커졌다”며 “과거 상호관세가 15%에 달했던 것과 비교하면 충분히 극복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반박했다.

 

한편 중기부는 수출 과정에서 어려움을 겪는 중소∙벤처기업을 지원하기 위해 ‘중소기업수출지원센터’를 상시 운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