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12.5% ‘강제노동’ 관세, 국익방어에 만전 기해야 [논설실의 관점]

과잉생산조사 통해 추가관세 우려
마스가·대미투자로 협상력 키우고
통상·안보 조율할 컨트롤타워 중요

미국이 23일(현지시간) 무역법 301조를 적용해 전 세계 60개국을 상대로 10∼12.5%의 ‘강제노동’ 관세부과를 확정했다. 한국은 일본 등과 함께 12.5%가 24일 0시부터 적용된다. 이 관세는 지난 2월 미 연방대법원의 상호관세 무효판결 이후 한시적으로 도입된 ‘10% 글로벌 관세’를 대체한다. 미 무역대표부(USTR)는 인권침해, 무역 왜곡 관행인 강제노동문제를 바로잡겠다는 명분에 기대 세계를 향한 관세 공습 수위를 더 높였다. 

 

이게 끝이 아니다. USTR은 강제노동에 더해 한국을 포함한 16개국을 상대로 구조적 과잉생산에 관한 301조 조사도 진행, 수개월 내 추가관세나 보복조치에 나설 공산이 크다. 미 상무부도 무역확장법 232조를 근거 삼아 국가안보 차원의 관세를 물리기 위해 조사를 벌이고 있다. 주된 대상은 중국이라지만 미국이 적용하는 범위와 기준에 따라 다른 나라와 산업으로 확대될 수 있다. 한국도 대미무역흑자가 연간 500억달러를 웃도는 만큼 희생양으로 전락하지 말란 법이 없다. 미국의 조사대상에는 흑자 폭이 큰 반도체와 자동차, 기계, 철강, 선박 등 주력산업뿐 아니라 디지털 규제와 의약품 가격, 쌀시장 접근성 등까지 망라된 것으로 전해진다. 

 

발등의 불은 추가관세가 있더라도 기존 한·미무역협의에서 합의한 ‘관세율 15% 상한’을 지켜내는 일이다. 한국은 지난해 3500억달러의 대미투자를 약속한 대신 미국이 예고했던 25%의 관세율을 15%로 낮춘 바 있다. 청와대와 정부는 “한미 양국은 한미합의가 준수돼야 한다는 데 공감대가 있다” “미국 측도 기존 무역합의가 준수돼야 한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고 했지만, 방심은 금물이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툭하면 말을 바꾸고 변덕도 심하다. 더구나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트럼프 정부의 관세·통상압박은 더 거세질 수 있다. 

 

단단한 대비가 필요하다. 그나마 한·미 조선 협력 ‘마스가(MASGA·미 조선업을 다시 위대하게) 프로젝트’가 실행단계에 들어섰다니 반가운 일이다. 마스가 사업을 총괄하는 ‘한미조선협력센터(KUSPC)’가 워싱턴 현지에서 문을 열고 15건의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마스가에는 1500억달러가 투입되는데 양국이 미 조선소 운영·인력양성·연구개발·프로젝트 발굴 등을 함께 하는 산업동맹 성격이 짙다.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장관은 “한국이 미국에서 배를 만들 수 있도록 모든 규제를 치워버리겠다”고 말할 정도다.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도 “대미투자프로젝트 선정 관련 협의가 막바지”라며 8월 말이나 9월쯤 1호 대미투자 사업 발표가 가능할 것이라고 했다. 정부와 산업계는 마스가와 대미투자를 속도감 있게 이행해 대미협상력을 키울 필요가 있다.

 

이제 경제·산업·통상·외교·안보를 아우르는 범국가 차원의 대미 대응전략을 가다듬고 국익방어에 만전을 기해야 할 때다. 한·미관계는 쿠팡 사태나 대북정보공유 등 곳곳에서 균열 조짐이 감지되고 있다. 얼마 전 강경화 주미대사가 다급하게 귀국해 미 정부와 의회의 분위기를 전달해야 할 지경이다. 청와대가 여러 현안을 종합 관리하고 일괄 대응하는 컨트롤타워 역할을 제대로 해야 할 것이다. 필요하다면 정상회담을 포함한 고위급 채널을 가동, 단일하고 일관된 메시지를 전달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