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정 끝나도 놓치지 않는다”…렌털업계, 기존 고객 다시 잡기 경쟁

렌털업계가 약정이 끝나는 고객을 다시 자사 제품과 서비스로 연결하는 데 힘을 쏟고 있다. 신제품으로 교체하는 고객에게 렌털료를 할인해 주거나 계약이 끝난 뒤에도 관리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기존 고객 이탈을 막고 추가 제품 이용을 유도하는 모습이다.

 

뉴스1

25일 업계에 따르면 코웨이와 세라젬, 교원 웰스 등 렌털·헬스케어 기업들은 기존 고객을 대상으로 제품 교체 혜택과 멤버십 서비스를 강화하고 있다.

 

정수기와 공기청정기, 비데 중심이던 렌털 품목이 매트리스와 안마의자, 헬스케어 가전으로 넓어지면서 고객 한 명이 여러 제품을 함께 이용할 기회도 커졌다.

 

신규 고객 확보 경쟁이 줄어든 것은 아니다.

 

코웨이의 2025년 국내 연간 렌털 판매량은 185만대로 전년보다 7.7% 늘었다. 같은 기간 국내사업 매출은 11.0% 증가한 2조8656억원을 기록했다.

 

신규 판매가 늘어나는 가운데 기존 고객을 신제품 교체와 추가 제품 이용으로 연결하려는 경쟁도 함께 치열해진 것이다.

 

기존 고객은 이미 제품과 관리 서비스를 경험했다는 점에서 신규 고객보다 후속 계약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정수기를 이용하는 고객에게 공기청정기나 비데, 매트리스 등을 추가로 제안하면 고객 한 명당 이용 제품과 매출도 늘릴 수 있다.

 

코웨이는 기존 제품을 반납하고 신제품을 다시 빌리는 고객에게 재렌털 요금제를 적용하고 있다.

 

회사에 따르면 약정이 끝난 고객이 신제품을 재렌털하면 일반 렌털료보다 약 10~15% 낮은 요금을 적용받을 수 있다.

 

기존 얼음정수기와 노블 공기청정기, 매트리스 등 일부 제품을 반납하고 행사 대상 신제품으로 교체하면 재렌털 할인에 더해 일정 기간 렌털료 추가 할인도 제공한다.

 

약정이 끝나기 전에 재렌털을 예약한 고객에게는 제품과 계약 조건에 따라 최대 4개월분의 렌털료를 면제해 준다. 고객이 계약 만료 후 다른 회사 제품을 비교하기 전에 새 제품으로 교체하도록 유도하는 전략이다.

 

제품을 사용하는 과정에서 생기는 불편을 줄이기 위한 관리 서비스도 강화하고 있다.

 

‘AI 스마트 진단’은 기기 상태와 고장 여부를 확인해 해결 방법을 안내한다. 고객이 직접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는 기기에서 전송된 정보를 바탕으로 고객센터가 이상 부위를 사전에 파악한 뒤 사후서비스를 접수한다.

 

자가관리 제품을 선택한 고객에게도 렌털 기간 중 두 차례 무상 방문 관리 서비스를 제공한다. 설치나 사후서비스를 신청하면 서비스매니저의 출발 여부와 현재 위치, 도착 예정 시간도 알림톡으로 안내한다.

 

코웨이 집계에 따르면 국내 렌털 해약률은 2020년 0.98%에서 2025년 0.36%로 0.62%포인트 낮아졌다. 5년 사이 약 63% 감소한 것으로 회사가 집계한 역대 최저 수준이다.

 

정수기와 공기청정기로 확보한 고객을 침대와 안마의자 사업으로 연결할 여지도 커졌다.

 

코웨이의 슬립·힐링케어 브랜드 ‘비렉스’는 2025년 연결 기준 7199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국내 침대사업 매출은 전년보다 15.4% 증가한 3654억원을 기록했다.

 

세라젬은 계약 만료 시점에 할인 혜택을 집중하기보다 제품 구매 이후에도 건강관리 서비스를 이용하도록 고객과의 접점을 유지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핵심은 최근 12개월간 제품 구매·구독과 웰라운지 이용 실적 등에 따라 회원 등급을 부여하는 ‘웰라이프 멤버십’이다.

 

회원은 웰카페와 웰라운지 등에 마련된 세라체크존에서 체성분과 뇌파, 맥파, 혈압 등을 측정할 수 있다. 측정 결과를 바탕으로 월간 건강 리포트와 맞춤형 건강 콘텐츠도 제공한다.

 

등급에 따라 건강 상담과 병원·의료진 안내, 진료 예약 지원, 방문 운동 관리 등의 서비스도 이용할 수 있다.

 

정기적인 필터 교체가 필요한 정수기와 달리 구매 이후 고객을 다시 만날 기회가 상대적으로 적은 헬스케어 가전의 특성을 건강 측정과 상담 서비스로 보완한 것이다.

 

다만 세라젬의 건강관리 서비스는 질병을 진단하거나 치료하는 의료행위가 아니라 일상적인 건강관리를 지원하는 비의료 서비스다.

 

고객 불편 사항은 고객관계관리 시스템과 고객의 소리 시스템을 통해 관련 부서에 전달한다. 의견 접수부터 처리 결과 확인까지 한 시스템에서 관리해 제품과 서비스 개선에 반영한다.

 

세라젬은 재계약률과 장기 이용 고객 비중은 공개하지 않았다. 다만 제품 구매 이후 관리 서비스를 이용하는 고객이 늘면서 장기 이용 고객도 증가하는 흐름이라고 설명했다.

 

교원 웰스는 렌털 기간이 끝나 제품 소유권을 넘겨받은 고객과 일시불 구매 고객에게도 별도의 홈케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고객이 관리받을 제품과 방문 시기를 선택하는 멤버십 상품을 통해 계약이 끝난 뒤에도 위생 관리와 제품 점검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 계약 종료가 곧 고객과의 관계 종료로 이어지지 않도록 관리 서비스를 새로운 접점으로 활용하는 것이다.

 

SK인텔릭스도 환경가전 렌털과 방문관리 중심이던 사업을 AI와 데이터를 활용한 웰니스 분야로 넓히고 있다.

 

기존 SK매직이 쌓아온 환경가전 제조·판매와 렌털 서비스 역량을 바탕으로 헬스 가전과 웰니스 로보틱스 등 새로운 제품과 서비스를 선보인다는 구상이다.

 

렌털 품목이 생활가전에서 침대와 헬스케어 제품으로 넓어지면서 경쟁 범위도 첫 가입에서 제품 교체와 추가 이용까지 확대되고 있다.

 

약정이 끝나는 고객에게 어떤 제품과 혜택을 제안하고, 기존 제품의 관리 경험을 다음 선택으로 연결하느냐가 렌털업계의 새로운 승부처가 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