넓어진 ‘한국의 갯벌’부터 궁궐·고분·암각화까지… 전국에 펼쳐진 세계유산 17건

서산·여수·고흥·무안까지…세계유산 ‘한국의 갯벌’ 지평 넓혀
2단계 확대 등재로 서·남해 9개 시·군에 분포
국내 세계유산 17건 유지…내년 ‘한양의 수도성곽’ 도전

유네스코 세계유산 ‘한국의 갯벌’이 충남 서산과 전남 여수·고흥·무안까지 품으며 지평을 넓혔다. 이번 결정은 기존 세계유산의 구역을 확장한 것이어서 우리나라가 보유한 세계유산 수는 17건으로 그대로다. 그러나 세계유산을 가까이에서 만날 수 있는 지역을 한층 넓히며 한반도 곳곳에 자리한 우리나라 세계유산의 분포와 면모에도 다시 관심이 쏠린다.

 

신안 갯벌의 검은머리물떼새. 한국의갯벌세계유산등재추진단 제공

제48차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는 25일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회의에서 ‘한국의 갯벌’ 2단계 확대 등재를 승인했다. 이에 따라 충남 서산과 전남 여수·고흥·무안 갯벌이 기존 세계유산 구역에 새롭게 포함됐다.

 

이번 결정은 새로운 세계유산을 추가한 것이 아니라 기존 유산의 경계를 넓히는 ‘중대한 경계 변경’이다. 우리나라가 보유한 세계유산은 문화유산 15건, 자연유산 2건 등 모두 17건으로 변함이 없지만, 세계유산을 품은 지역과 함께 보전해야 할 공간은 그만큼 넓어졌다.

 

세계유산은 인류가 함께 보존해야 할 탁월한 보편적 가치(OUV)를 인정받은 유산이다. 한국은 1988년 ‘세계 문화유산 및 자연유산의 보호에 관한 협약’에 가입한 뒤 국내 유산의 세계유산 등재를 추진해 왔다.

 

1995년 석굴암·불국사와 해인사 장경판전, 종묘가 처음 세계유산에 오른 이후 창덕궁과 수원 화성, 경주역사유적지구, 조선왕릉, 남한산성, 백제역사유적지구 등이 차례로 이름을 올렸다. 지난해에는 울산의 ‘반구천의 암각화’가 15번째 문화유산으로 등재됐다.

 

‘한국의 갯벌’ 2단계 확대 등재 소식에 기뻐하는 허민 국가유산청장과 관계자들. 국가유산청 제공

2021년 처음 세계유산이 된 ‘한국의 갯벌’은 이번 확대 등재로 충남 서천·서산, 전북 고창, 전남 신안·무안·보성·순천·여수·고흥에 걸쳐 분포하게 됐다. 서해안과 남해안의 주요 갯벌을 하나로 묶어 생태적 연결성과 생물다양성 보전 가치를 인정받은 연속유산이다.

 

수도권에서는 조선 왕실의 제례가 이어져 온 종묘와 조선 궁궐 건축의 백미로 꼽히는 창덕궁을 만날 수 있다. 정조의 개혁 구상이 담긴 수원 화성과 병자호란 당시 인조가 피신해 항전했던 남한산성도 경기 지역의 대표적인 세계유산이다. 조선왕릉은 서울과 경기, 강원 영월에 걸쳐 분포한다. 전북 고창과 전남 화순, 인천 강화에 자리한 고인돌 유적도 여러 지역의 구성요소를 하나의 유산으로 묶어 등재한 사례다.

 

경상권에는 국내 세계유산이 다양하게 분포한다. 경북에는 석굴암·불국사와 경주역사유적지구, ‘한국의 역사마을: 하회와 양동’이 있고, 울산에는 지난해 등재된 반구천의 암각화가 자리한다. 경남에는 해인사 장경판전과 가야고분군의 구성 유산이 있다. 통도사와 부석사, 봉정사, 법주사, 마곡사, 선암사, 대흥사를 묶은 ‘산사, 한국의 산지승원’과 소수서원·도산서원 등 9개 서원으로 구성된 ‘한국의 서원’은 충청·전라·경상권 여러 지역에 걸쳐 있다.

 

충남 공주·부여와 전북 익산에는 백제의 역사와 문화를 보여주는 백제역사유적지구가 분포한다. 충남에는 한국의 서원 구성 유산과 서천·서산 갯벌이 있으며, 전북에는 고창 고인돌 유적과 한국의 서원, 고창 갯벌이 자리한다.

 

전남에는 산사와 한국의 서원 구성 유산을 비롯해 신안·무안·보성·순천·여수·고흥 갯벌이 분포한다. 이번 확대 등재로 전남은 ‘한국의 갯벌’을 구성하는 지역이 가장 많이 자리한 곳이 됐다. 제주에는 우리나라 최초의 자연유산인 ‘제주 화산섬과 용암동굴’이 있다. 한라산 천연보호구역과 성산일출봉, 거문오름 용암동굴계 등 세 구역으로 구성됐다.

 

다음 등재 도전 주자는 ‘한양의 수도성곽’이다. 한양도성과 북한산성, 탕춘대성을 묶은 유산으로 서울과 경기 고양에 걸쳐 있다. 정부는 올해 1월 유네스코에 등재신청서를 제출했으며, 내년 열리는 제49차 세계유산위원회에서 등재 여부가 결정될 전망이다.

 

세계유산 등재를 준비하는 잠정목록에는 설악산 천연보호구역과 강진 도요지, 남해안 일대 공룡화석지, 중부내륙산성군, 염전, 우포늪, 외암마을, 낙안읍성, 화순 운주사 석불석탑군, 양주 회암사지 유적, 한국전쟁기 피란수도 부산의 유산 등이 올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