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연간 2000만원을 초과하는 일용근로소득에 건강보험료를 부과하는 방안을 본격적으로 추진한다. 그동안은 일용직을 취약계층으로 보고 관행적으로 보험료를 매기지 않았지만, 최근 고숙련 인력의 단기 계약 등 고용 형태가 변하면서 고소득 일용직이 늘어남에 따라 부과 체계 개편에 나선 것이다.
25일 보건의료계에 따르면 보건복지부는 지난 23일 열린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건정심) 소위원회에서 이러한 내용을 담은 건강보험료 부과 체계 개편안을 보고했다. 이번 개편은 직장가입자와 지역가입자 간 부담의 공정성과 형평성을 높이고, 지속 가능한 재정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추진된다.
개편안의 핵심은 연간 2000만원을 초과하는 일용근로소득에 대해 소득 금액의 50%만 반영해 건강보험료를 매기는 방식이다. 국세청에 신고된 2024년 일용근로소득자 528만2568명 중 연간 2000만원이 넘는 소득을 올린 대상은 전체의 약 5.2% 수준으로, 27만5255명이 여기에 해당한다. 2000만원 이하 소득자 500만7313명(94.8%)은 부과 대상에서 제외된다.
구간별로는 △1000만원 이하 87.2% △1000만원 초과∼2000만원 이하 7.6% △2000만원 초과∼3000만원 이하 2.7% △3000만원 초과∼4000만원 이하 1.3% △4000만원 초과∼5000만원 이하 0.6% △5000만원 초과가 0.6%이다.
이번 조치로 직장가입자 5만5000명(0.3%)과 지역가입자 17만세대(1.8%)가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또 그동안 피부양자 자격을 유지하다 탈락해 새롭게 보험료를 내게 되는 인원은 4만 9000명(0.3%)으로 추산된다. 정부는 이번 개편을 통해 연간 2658억원 규모의 건강보험 수입이 확충될 것으로 보고 있다.
현행법상 일용근로소득은 건보료 부과 대상이지만, 그동안 사실상 부과되지 않은 것이 허점으로 꼽혔다. 이 때문에 고소득 일용직임에도 최저보험료만 납부하거나 다른 가족의 피부양자로 등록돼 혜택을 누리는 사례가 발생했다. 실제 2024년 건설업 일용소득으로 1억4000만원(230일 근무, 일당 60만원)을 번 A씨가 피부양자로 등록돼 있었거나, 1억1000만원(285일 근무, 일당 40만원)을 번 B씨가 지역가입자로 최저보험료만 낸 사례가 확인되기도 했다.
이와 함께 국내에서 연간 10조원에 가까운 일용근로소득을 올리는 외국인 근로자들이 건보료 부과 면제 혜택을 받는 문제도 꾸준히 제기돼 왔다. 보건복지부는 이와 관련해서도 국민건강보험법 시행령 및 시행규칙 개정을 추진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