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 덤벼!” 유기농·첨단양조·정밀수확 무장 로버트 몬다비 3년만에 문 ‘활짝’ [최현태 기자의 와인홀릭]

<기후변화 맞서는 캘리포니아 와인 산지를 가다 ⑤미국 와인의 아버지 로버트 몬다비>

3년 리노베이션 마치고 60주년 맞아 4월 다시 문 열어

유기농 인증·정밀 수확·소규모 발효로 기후변화 대응

와인메이커 오가사와라·포도재배 총괄 우드 인터뷰

‘퓌메 블랑’ 탄생시킨 도전 정신, 정밀 양조 기술로

 

몬다비 와이너리 마션 양식 아치와 탑. 최현태 기자

캘리포니아 나파밸리 29번 국도를 따라가다 오크빌에 접어들면 랜드마크인 미션 양식의 아치와 가느다란 탑이 눈에 들어옵니다. ‘미국 와인의 아버지’로 불리는 로버트 몬다비가 1966년 세운 이 건물은 지금도 와이너리를 상징하는 얼굴입니다. 해가 뉘엿뉘엿 마야카마스산맥 너머로 넘어가자, 몬다비와 그의 부인 마그리트가 즐겨 앉던 아치 옆 돌 벤치에도 붉은 노을이 내려앉습니다. 3년에 걸친 대대적인 리노베이션을 마치고 지난 4월 문을 다시 연 로버트 몬다비 와이너리를 찾았습니다.

 

로버트 몬다비. 홈페이지

◆60주년에 재탄생한 로버트 몬다비

 

출입구의 아치와 탑 건물은 ‘미션 양식(Mission Style)’으로 불립니다. 18~19세기 스페인 선교사들이 캘리포니아 곳곳에 세운 가톨릭 미션(포교당) 건축에서 유래했습니다. 흰색 스투코 외벽, 아치형 출입구와 회랑, 붉은 기와 지붕, 종탑이 특징으로 당시 캘리포니아와 미국 남서부에서 하나의 독립된 건축 양식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로버트 몬다비는 금주법 폐지 이후 30여 년 만에 나파밸리에 들어선 최초의 대형 와이너리입니다. 당시 몬다비는 “프랑스 등 세계 최고의 와인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는 캘리포니아 와인을 만들겠다”는 목표를 세웠습니다. 이에 몬다비는 건축가 클리포드 메이에게 건축을 의뢰하면서 캘리포니아 고유의 정서를 잘 담아달라고 요청합니다. 그 결과 유럽 샤토를 흉내 내는 대신, 미션 양식의 아치와 탑으로 공장이 아니라 집처럼 느껴지는 공간이 탄생합니다. 이 아치와 탑은 60년이 지난 지금도 몬다비 와인 레이블에 그대로 남아 몬다비를 상징합니다.

 

커티스 오가사와라(Kurtis Ogasawara) 헤드 와인메이커. 최현태 기자
부셰 바슬랭(Bucher Vaslin) 포도 압착기. 최현태 기자

와이너리로 들어서자 커티스 오가사와라(Kurtis Ogasawara) 헤드 와인메이커와 블레이크 우드 (Blake Wood) 포도재배 총괄 디렉터가 인사를 건넵니다. 오가사와라는 U.C. 데이비스에서 포도재배학과 양조학을 전공했으며 2015년 로버트 몬다비 합류해 현재 와인메이킹을 총괄하고 있습니다. 나파밸리에서 태어나고 자란 우드는 몬다비에 합류한 뒤 포도밭의 품질과 수확량, 빈티지의 일관성을 높이는데 주력하고 있습니다.

 

그들을 따라 양조시설로 들어서자 신형 스테인리스 발효 탱크와 부셰 바슬랭(Bucher Vaslin) 포도 압착기 등 최첨단 시설들이 눈길을 사로잡습니다. 부셰는 포도 알갱이에 과도한 압력을 가하지 않고 부드럽게 즙을 짜내, 거친 탄닌을 배제하고 실크처럼 부드러운 최상급 카베르네 소비뇽을 완성하는 핵심 장비입니다.

 

블레이크 우드 (Blake Wood) 포도재배 총괄 디렉터. 최현태 기자

오가사와라는 2022 빈티지 수확을 마친 뒤부터 총 2억달러(약 2800억원)를 투자해 3년 동안 대대적인 리노베이션을 진행했다고 설명합니다. “와이너리 문을 닫은 3년 동안에도 양조는 한 번도 멈추지 않았답니다. 안전모를 쓰고 들어가야 하는 공간, 발을 들일 수 없는 공간이 있을 정도로 공사가 한창인 와중에도 포도 압착을 이어갔어요. 리노베이션은 기후 변화에 대비해 10년 가까이 준비해 온 계획입니다.”

 

새로 도입한 로버트 몬다비 최첨단 양조시설.  최현태 기자

다만 새로 지은 ‘토칼론 셀러(To Kalon Cellar)’ 천장에는 예전에 쓰던 대형 오크 발효통을 해체해 얻은 목재가 그대로 올라갔습니다. 와인이 스며들어 얼룩진 나무 표면을 그대로 살려, 옛 와이너리의 흔적을 새 건물에 이어 붙인 겁니다. 건축을 맡은 미국의 유명 설계사 에이드린 달링 디자인(Aidlin Darling Design)은 지속 가능성을 최우선 가치로 두었습니다. 천장의 채광창과 커다란 유리창을 통해 낮 동안 자연광이 셀러 깊숙이 들어오도록 설계해 조명에 드는 에너지 소비를 대폭 줄였습니다. 특히 셀러의 서쪽 벽면 전체를 거대한 유리창으로 마감, 셀러 내부에서도 외부의 전설적인 ‘토칼론 포도밭’과 나파 밸리를 감싸고 있는 마야카마스(Mayacamas) 산맥의 파노라마 풍경을 액자 속 그림처럼 감상할 수 있습니다.

 

로버트 몬다비 토 칼론 빈야드 전경. 최현태 기자

◆나파밸리 전설적 포도밭 ‘토 칼론’

 

셀러 2층의 테라스 나서자 나파밸리의 전설적인 포도밭 ‘토칼론(To Kalon)’과 병풍처럼 둘러선 마아카마스 산맥이 어우러지는 아름다운 풍경에 탄성이 터집니다. 실제 토 칼론은 그리스어로 ‘최고의 아름다움’이라는 뜻으로, 1868년 처음 포도가 심긴 이래 지금까지 이어져 온 곳입니다. 우드는 토칼론은 150년 가까이 포도가 자란 포도밭이라고 강조합니다. “토칼론은 카베르네 소비뇽을 재배하기에 최적의 장소로 아주 일찍부터 인정받았습니다. 토칼론 포도밭 중에서도 가장 품질이 뛰어난 최상급 구획인 프라이즈 블록(Prize Blocks)은 25~30년 수령이고, 가장 오래된 수령의 포도나무가 자라는 I 블록은 80년이 넘었답니다.”

 

토 칼론 카베르네 소비뇽. 홈페이지

토 칼론은 더 월드 베스트 빈야즈(The World's Best Vineyards)가 선정한 북미 최고의 포도밭이자 세계 10대 포도밭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1868년 처음 식재된 토 칼론은 나파밸리를 대표하는 상징적인 포도밭으로, 로버트 몬다비가 소유한 포도밭은 약 182ha입니다. 포도밭은 마야카마스 산맥 기슭에 형성된 충적선상지 위에 자리해 배수가 뛰어나며, 포도나무는 뿌리를 깊게 내릴 수 있는 이상적인 환경을 지녔습니다. 특히 카베르네 소비뇽을 비롯한 일부 품종과는 탁월한 궁합을 보여 세계 최고 수준의 와인을 탄생시키는 산지로 평가받습니다.

 

로버트 몬다비 콘크리트 탱크. 최현태 기자

◆유기농과 정밀 수확·발효로 기후 변동에 맞서다

 

토 칼론은 빈야드는 2023년 CCOF(California Certified Organic Farmers)의 유기농 인증을 받았습니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유기농을 넘어 땅의 자생력을 높이는 재생 농업(Regenerative Farming) 단계로 나아가고 있습니다. 화학 비료나 살충제를 쓰지 않는 것은 물론, 와이너리에서 나온 폐수를 정수해 포도밭 관개 용수로 재활용합니다. 또 로버트 몬다비의 손자가 공동 창립한 모나크(Monarch)사의 100% 전기 자율주행 트랙터를 미국 와이너리 최초로 도입해 탄소 배출을 획기적으로 줄이고 있습니다.

 

최근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소규모 수확과 정밀 발효 시스템입니다. 오사가와라는 “과거에는 16t 단위로 한 번에 수확했어요. 예전에는 90%는 익었지만 나머지 10%가 아직 덜 익어도 탱크가 크다는 이유로 함께 수확해야 했답니다. 하지만 유기농 인증 이후 블록을 세분화해 구획에 따라 3톤, 5톤, 9톤 등의 단위로 나눠 이상적인 숙성 시점에 정확히 수확하고 있답니다.”

 

로버트 몬다비 에그 콘크리트 탱크. 최현태 기자

새 셀러에서는 광학 선별기도 도입돼 건포도처럼 쪼그란든 포도알, 덜 익은 포도, 상처 난 포도 등을 고속 카메라로 하나하나 걸러냅니다. 또 발효조마다 자체 펌프오버 장치가 달려 있어 정확한 주기로 펌프오버가 이뤄집니다. 발효조 온도 조절 방식도 예전에는 냉각만 가능했지만, 이번에 시스템을 업그레이드, 가열까지 더해져 훨씬 정밀한 온도 제어가 가능해졌습니다. 오가사와라는 이를 “가장 화려하지 않지만, 품질에는 가장 크게 기여한 변화”라고 꼽았습니다.

 

레드 와인 발효에는 콘크리트 에그도 새로 도입했습니다. “콘크리트 에그의 알 모양 구조 안에서는 앙금이 자연스럽게 바토나주 효과를 내면서도 오크 특유의 풍미는 더해지지 않는답니다. 포도밭 고유의 개성을 있는 그대로 드러내는 데 유리해서, 블렌드를 통해 복합미를 더하는 데 즐겨 씁니다.” 압착 단계에서도 정교함을 더했습니다. 바스켓 프레스를 사용해 최대 5bar까지 단계적으로 압착합니다. 또 프리런 주스와 프레스 주스를 배럴별로 따로 양조해 블렌딩 비율을 결정합니다.

 

로버트 몬다비 ‘셰프의 정원’. 최현태 기자
로버트 몬다비 ‘셰프의 정원’. 최현태 기자

◆와인·음식·예술이 하나 되는 ‘셰프의 정원’

 

로버트 몬다비는 와인과 음식, 예술이 함께해야 한다는 신념을 평생 실천한 인물이기도 합니다. 아내 마그리트 몬다비와 함께 나파 다운타운에 ‘코피아(COPIA)’를 세운 것도 이런 철학에서 비롯됐습니다. 코피아는 세계 최초의 대규모 문화·예술·미식 융합 박물관이자 비영리 교육 센터였습니다. 이런 그의 철학은 와이너리 안에서 미식 프로그램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통창으로 토 칼론 포도밭이 한눈에 보이는 레스토랑 겸 테이스팅 룸으로 들어서자 앞마당에 셰프가 직접 관리하는 ‘셰프의 정원(Chef’s Garden)’이 펼쳐집니다. 20여종의 채소와 20여 종의 허브, 10여 종의 식용꽃, 각종 베리류와 과수를 유기농으로 사계절 재배하며, 여기서 나온 부산물은 지렁이 퇴비장으로 되돌아가 다시 흙을 살찌웁니다.

 

로버트 몬다비 레스토랑 샐러드. 최현태 기자
로버트 몬다비 레스토랑 화덕 피자. 최현태 기자

방문객들은 프리미엄 쿠킹 클래스 & 와인 페어링 프로그램 ‘십, 소테 앤 세이버(Sip, Sauté and Savor)’에 참여할 수 있습니다. ‘와인을 한 모금 마시고(Sip), 요리를 맛있게 볶아낸 뒤(Sauté), 그 조화를 천천히 음미하라(Savor)’는 뜻입니다. 셰프와 함께 정원을 돌며 채소와 허브를 수확한 뒤 와이너리 주방으로 이동해 직접 요리하고, 완성한 음식을 와인과 페어링해 맛보는 프로그램입니다. ‘레전드 테이스팅 앤 투어’도 있습니다. 셰프 팀이 투 칼론 와인의 복합적인 아로마와 풍미를 극대화할 수 있도록 정교하게 설계한 맞춤형 페어링 푸드를 코스로 즐길 수 있습니다. 토 칼론 빈야드에서 생산된 최상급 리저브(Reserve) 라인 와인들을 집중적으로 시음합니다. 또 일반 방문객에게는 공개되지 않는 최첨단 양조 시설의 공중 작업 통로(Catwalk)를 걸으며 와인이 만들어지는 생생한 과정도 엿볼 수 있습니다.

 

로버트 몬다비 셀러. 최현태 기자

◆퓌메 블랑의 탄생

 

강렬한 풀향과 레몬·라임 등 시트러스 계열 과일향이 도드라진 소비뇽 블랑은 보통 스틸 탱크에서 맑고 깨끗하고 순수하게 맛과 향을 뽑아냅니다. 하지만 나파밸리의 소비뇽블랑은 산도, 풀향, 야채향, 과일향 등이 모두 조금씩 떨어집니다. 나파밸리 생산자들은 이런 단점 때문에 소비뇽 블랑이 인기를 끌지 못하자 오크 숙성 양조를 고안해 냅니다. 오크 숙성을 통해 스모크 캐릭터를 살짝 넣어 프랑스 루아르의 유명 소비뇽 블랑 산지 푸이 퓌메(Pouilly-Fume)의 느낌이 나게 만들기 시작합니다. 퓌메는 ‘연기’‘화약 냄새’라는 뜻. 푸이 퓌메는 5600만년 형성된 부싯돌 토양인 플린트(Flint)/실렉스(Silex)가 많아 돌을 부딪혔을 때 나는 연기에서 느껴지는 매캐한 향처럼 약간 스모키한 미네랄 캐릭터를 보여주는 것으로 유명합니다.

 

로버트 몬다비 대표 와인. 최현태 기자

그런데 이게 나중에 ‘신의 한수’가 돼 나파밸리만의 독특한 스타일을 지닌 소비뇽 블랑이 탄생합니다. 바로 ‘퓌메 블랑(Fume Blanc)’ 스타일입니다. 바로 ‘캘리포니아 와인의 아버지’ 로버트 몬다비(Robert Mondavi)가 1968년 처음 선보였습니다. 당시 미국 소비뇽 블랑은 시장에서 인기가 없었고 “거칠다, 풀 냄새가 난다”는 인식이 강했습니다. 몬다비는 오크 숙성과 스타일 변화를 통해 소비뇽 블랑의 이미지를 개선하려 했고, 루아르의 푸이 퓌메에서 영감을 받아 퓌메 블랑을 만들었습니다. 이후 퓌메 블랑은 ‘오크 숙성이 가미된 부드러운 스타일의 캘리포니아 소비뇽 블랑’을 의미하는 대표 용어가 됐습니다. 오가사와라는 “몬다비 퓌메 블랑은 토 칼론에서 자란 소비뇽 블랑의 개성에 캘리포니아의 태양을 살짝 얹은 스타일”이라고 설명합니다.

 

로버트 몬다비 디 에스테이트 퓌메 블랑 오크빌. 최현태 기자

▶로버트 몬다비 디 에스테이트 퓌메 블랑 오크빌(The Estate Fumé Blanc Oakville)

 

시트러스 블라섬과 서양배, 생강, 리치 향에 살짝 감도는 망고 뉘앙스가 감돕니다. 입안에서는 핵과류의 과즙이 채워지고 자스민 꽃잎, 마지팬, 은은한 짭조름한 미네랄리티가 이어집니다. 산미가 생동감 있어 쥬시하면서도 오크 숙성에서 오는 크리미한 질감이 더해져 풀바디에 가까운 균형 잡힌 구조와 길게 퍼지는 피니시를 보여줍니다.

 

나파밸리 오크빌 AVA에서 자란 소비뇽 블랑을 중심으로 세미용을 소량 블렌딩했습니다. 오크빌 에스테이트의 유명한 ‘I-블록’ 구획 과실이 섞여 들어가 독특한 미네랄과 꽃향을 더합니다. 포도는 모두 손으로 수확해 오크통에서 발효했고, 프렌치 오크 배럴(새 오크 32%)에서 8개월 숙성했습니다.

 

로버트 몬다비 더 리저브 퓌메 블랑 투 칼론 빈야드. 최현태 기자

▶로버트 몬다비 더 리저브 퓌메 블랑 투 칼론 빈야드(The Reserve Fumé Blanc To Kalon Vineyard)

 

복숭아, 노란 자스민, 감귤, 허브, 레몬 버베나 향 뒤로 무화과, 서양배, 파인애플과 은은한 야생꿀, 오크 스파이스가 이어집니다. 입안에서는 망고와 백파인애플 등 열대 과일 풍미가 지배적이며 백도의 과즙과 생강, 오렌지 마멀레이드 여운이 남습니다. 대담하고 묵직한 풀바디에 찌릿한 산도가 결합해 미네랄과 부싯돌 뉘앙스의 긴 피니시를 완성합니다.

 

토 칼론 빈야드에서도 25~30년 수령 올드바인으로 빚었습니다. 소비뇽 블랑 95%에 세미용 5%입니다. 프렌치 오크와 콘크리트 에그에 저온 발효하며 91%는 오크통에서, 9%는 콘크리트 에그에서 9개월간 리 숙성을 거칩니다.

 

로버트 몬다비 더 리저브 까베르네 소비뇽 투 칼론 빈야드. 최현태 기자

▶로버트 몬다비 더 리저브 까베르네 소비뇽 투 칼론 빈야드(The Reserve Cabernet Sauvignon To Kalon Vineyard)

 

신선한 블랙베리와 블루베리, 블랙 플럼의 진한 과실향 뒤로 민트, 허브, 흑연, 다크초콜릿, 바이올렛과 우아한 바닐라 터치가 감돕니다. 입안 가득 블랙베리와 검은 과일 풍미가 층층이 쌓이고 정향과 향신료, 카카오 뉘앙스가 조화를 이룹니다. 실크처럼 매끄러운 탄닌이 탄탄한 구조감을 부드럽게 감싸며 벨벳 같은 질감과 끝없이 이어지는 긴 피니시를 완성합니다.

 

토 칼론 빈야드에서도 배수가 좋고 일조량이 완벽한 벤치랜드 구획 중 최상급 다섯 곳을 골라 빚었습니다. 빈티지에 따라 카베르네 소비뇽 비중이 86~94%로 달라지며, 카베르네 프랑과 쁘띠 베르도가 소량 더해집니다. 프렌치 뉴오크에서 20개월 숙성합니다.

 

몬다비 나파밸리 까베르네 소비뇽 리저브. 최현태 기자

▶몬다비 나파밸리 까베르네 소비뇽 리저브

 

숲속의 흙내음과 달콤한 블랙체리, 블랙커런트, 제비꽃 향에 가죽, 담배, 시가박스, 흑연의 복합적인 부케가 더해집니다. 숙성될수록 체리와 자두 뒤로 호두, 다크초콜릿, 커피 터치가 레이어드됩니다. 산미와 탄닌의 밸런스가 뛰어나 보르도 그랑크뤼를 연상시키는 절제된 웅장함과 실키하고 긴 피니시를 보여줍니다. 카베르네 소비뇽을 베이스로 카베르네 프랑, 말벡, 쁘띠 베르도가 더해졌습니다.

 

로버트 몬다비 더 리저브 까베르네 소비뇽 투칼론 빈야드 50주년.  최현태 기자

▶로버트 몬다비 더 리저브 까베르네 소비뇽 투칼론 빈야드 50주년 2013

 

응축된 블랙커런트와 와일드 블랙베리잼 향 뒤로 제비꽃, 라벤더, 다크 코코아, 삼나무, 흙내음과 달콤한 오크 스파이스가 겹겹이 피어납니다. 입안 가득 다크체리와 건조 블랙베리 풍미를 중심으로 타르, 리코리스, 벌집, 토 칼론 특유의 먼지 섞인 자갈 미네랄리티가 결합합니다. 근육질의 풀바디이면서도 둥글고 매끄러운 탄닌 덕분에 믿기지 않을 만큼 부드러운 텍스처와 길고 깊은 피니시를 자랑합니다.

 

몬다비 창립 50주년(1966~2016)을 기려 특별한 레이블로 선보인 기념비적 보틀입니다. 2013은 나파밸리 역사상 최고의 카베르네 소비뇽이 탄생한 해로 꼽힙니다. 토 칼론 빈야드 구획별로 완벽히 익은 과실만 손으로 수확해 중력 이동식 셀러에서 발효했고, 100% 프렌치 뉴오크에서 20개월 이상 장기 숙성해 밭 본연의 힘과 우아함을 정교하게 끌어냈습니다. 카베르네 소비뇽 88%에 카베르네 프랑 8%, 쁘띠 베르도 4%를 더했습니다. <기후변화 맞서는 캘리포니아 와인 산지를 가다 ⑥에서 계속>

 

최현태 기자는…

 

국제공인와인전문가 과정 WSET(Wine & Spirit Education Trust) 레벨3 Advanced, 프랑스와인전문가 과정 FWS(French Wine Scholar), 부르고뉴와인 마스터 프로그램, 뉴질랜드와인전문가 과정, 캘리포니아와인전문가 과정 캡스톤(Capstone) 레벨1&2를 취득한 와인전문가입니다. 2018년부터 매년 유럽에서 열리는 세계최대와인경진대회 CMB(Concours Mondial De Bruxelles) 심사위원, 2017년부터 국제와인기구(OIV) 공인 아시아 유일 와인경진대회 아시아와인트로피 심사위원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소펙사 코리아 한국소믈리에대회 심사위원도 역임했습니다. 독일 ProWein, 이탈리아 Vinitaly 등 다양한 와인 엑스포를 취재하며 프랑스, 이탈리아, 스페인, 포르투갈, 미국, 호주, 독일, 체코, 스위스, 조지아, 아르메니아, 중국 등 다양한 국가의 와이너리 투어 경험을 토대로 독자에게 알찬 와인 정보를 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