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주 한 캔이 990원”…편의점, 다시 ‘초저가 주류’ 꺼낸 이유

편의점에서 한 캔에 1000원도 하지 않는 초저가 발포주가 다시 등장했다.

 

코리아세븐 제공

26일 업계에 따르면 코리아세븐이 운영하는 세븐일레븐은 여름철 주류 성수기를 맞아 ‘천원 시리즈’ 3탄인 ‘호스터프리미엄’을 최근 선보였다.

 

호스터프리미엄은 스페인 맥주 제조사 담(Damm) 브루어리가 생산하는 500㎖ 발포주다. 6캔 묶음 가격은 5940원으로, 한 캔당 990원꼴이다.

 

세븐일레븐은 올해 4분기까지 네 차례에 걸쳐 총 140만캔을 순차적으로 들여올 계획이다. 고물가 속에서 가격 부담을 낮춘 주류를 찾는 소비자를 겨냥했다.

 

세븐일레븐은 2024년 4월 ‘버지미스터’를 시작으로 같은 해 6월 ‘프라가 프레시’를 내놓았다. 두 제품의 누적 판매량은 450만캔을 넘어섰다.

 

저렴한 가격은 젊은 소비자를 끌어들이는 데도 영향을 미쳤다. 세븐일레븐에 따르면 천원 시리즈의 20대 구매 비중은 일반 맥주보다 10%포인트 높았다.

 

성별로는 20대에서 여성 구매자가 남성보다 많았고, 30대 이상에서는 남성 구매 비중이 더 높았다.

 

세븐일레븐은 호스터프리미엄이 은은한 홉 향과 청량한 탄산감, 쌉싸름한 뒷맛을 갖췄다고 설명했다. 맥주와 비슷한 맛을 내면서 가격은 낮춘 발포주라는 점을 앞세웠다.

 

편의점에서 판매되는 990원 발포주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GS25와 GS더프레시는 2024년 12월 수입 주류업체 프로스트와 손잡고 ‘엑스파니아 500㎖’를 한정 판매했다.

 

엑스파니아 역시 스페인 담 그룹이 제조한 제품이다. 6캔을 구매하면 5940원이 적용돼 한 캔당 가격이 990원이었다. 수입 물량이 모두 팔리면 판매를 끝내는 조건이었다.

 

세븐일레븐의 호스터프리미엄과 GS25의 엑스파니아는 제조사와 용량, 6캔 묶음 가격이 같다. 유통업체들이 해외 대형 제조사 제품을 대량으로 들여와 가격을 낮추는 방식을 반복하고 있는 셈이다.

 

CU는 자체 초저가 상품군인 ‘득템 시리즈’를 통해 가격 경쟁을 이어왔다.

 

2025년 3월에는 이자카야 브랜드 생마차와 협업한 ‘생마차라거캔’을 1900원에 출시했다. 알코올 도수 5.0%, 용량 500㎖ 제품이다.

 

전분이나 쌀, 옥수수 등을 섞은 발포주가 아니라 맥아만 사용한 ‘올몰트 라거’라는 점을 차별점으로 내세웠다. 990원 발포주보다는 비싸지만 일반 편의점 캔맥주와 비교하면 가격을 크게 낮춘 제품이다.

 

CU가 2021년 선보인 득템 시리즈는 즉석밥과 계란, 라면, 안주류 등으로 영역을 넓히며 2026년 1월 누적 판매량 1억개를 넘어섰다.

 

세븐일레븐은 호스터프리미엄 출시와 함께 이달 말까지 500㎖ 캔맥주 묶음 할인도 진행한다.

 

카스와 테라 등 국산 맥주부터 버드와이저, 호가든, 코젤다크 등 수입 맥주까지 총 31종이 대상이다. 이 가운데 12종은 묶음 상품을 8800원에 판매한다.

 

편의점들은 주류 판매가 늘어나는 여름마다 여러 캔을 한꺼번에 사면 가격을 낮춰주는 행사를 진행해왔다. 한 캔당 가격을 눈에 띄게 보여주기 쉬워 소비자의 가격 비교를 유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할인 행사를 넘어 처음부터 판매가를 낮춘 발포주와 자체브랜드 제품도 늘고 있다. 990원 발포주와 1000원 안팎의 간편식 등 초저가 상품을 앞세워 고물가로 얇아진 소비자의 지갑을 공략하는 전략이다.

 

업계 관계자는 “초저가 수입 주류는 한정 물량으로 운영하거나 여러 차례 나눠 들여오는 경우가 많다”며 “점포별 재고와 행사 적용 여부가 다를 수 있어 구매 전에 확인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