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원투어 여행이지가 인공지능(AI)으로 만든 미어캣 캐릭터를 앞세워 2030세대와의 접점을 넓히고 있다. 여행 상품을 직접 설명하는 대신 신입사원의 회사 생활을 보여주는 방식으로 이용자의 반응을 끌어내고 있다.
26일 여행업계에 따르면 교원투어는 여행이지의 신입 마케터라는 설정을 입힌 AI 캐릭터 ‘이지’를 자사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콘텐츠에 활용하고 있다.
미어캣에서 모티프를 얻은 이지는 숏폼 콘텐츠 ‘이지의 현생로그’에 등장한다. 회의와 업무, 직장 내 인간관계 등 신입사원이 겪을 법한 회사 생활을 소재로 이야기를 풀어낸다.
여행지와 상품 정보를 나열하는 기존 홍보물보다 직장인이 공감할 수 있는 상황을 먼저 내세운 것이 특징이다. 이용자가 캐릭터의 일상을 따라가면서 자연스럽게 여행이지 브랜드를 접하도록 한 것이다.
반응도 일반 정보성 콘텐츠보다 높았다.
교원투어가 자사 인스타그램과 유튜브 채널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이지가 등장한 콘텐츠의 누적 조회수는 100만회를 넘어섰다.
인스타그램에서 이지 관련 콘텐츠의 조회수는 일반 정보 중심 콘텐츠보다 4배 이상 높았다. 댓글과 좋아요, 공유 등 이용자의 능동적인 반응을 보여주는 참여율도 일반 콘텐츠의 2.2배 수준으로 집계됐다.
기업들이 캐릭터에 직급과 성격, 회사 생활을 부여하는 이유는 공식 계정 특유의 딱딱한 이미지를 낮출 수 있기 때문이다.
브랜드가 직접 상품의 장점을 설명하면 광고로 받아들여지기 쉽지만, 캐릭터가 실수하거나 직장 생활의 고충을 털어놓으면 이용자가 하나의 콘텐츠로 소비할 가능성이 커진다.
특히 짧은 영상과 밈, 댓글 소통에 익숙한 젊은 이용자를 잡기 위해서는 상품 정보뿐 아니라 반복해서 찾아볼 만한 이야기와 캐릭터가 필요하다는 판단이 깔려 있다.
AI 이미지 제작 기술이 확산하면서 캐릭터를 여러 상황과 자세로 제작하는 부담이 낮아진 점도 기업들의 활용을 늘리는 요인으로 꼽힌다.
AI 캐릭터 활용은 여행업계뿐 아니라 금융권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우리카드는 대표 상품 ‘카드의정석2’ 광고에 등장한 AI 캐릭터 ‘베이비블루’의 상표권을 지난 1월 출원했다.
출원 대상은 카드업뿐 아니라 문구와 의류, 장난감, 액세서리, 식음료, 가전·가구 등 16개 상품 분류에 걸쳐 있다. 출원 이미지에서는 캐릭터에 붙어 있던 ‘카드의정석2’ 문구도 빠졌다.
이를 두고 카드업계에서는 우리카드가 베이비블루를 특정 카드 상품에 한정된 광고 모델이 아닌 다양한 상품과 콘텐츠에 활용할 수 있는 독립 캐릭터로 키울 가능성을 염두에 둔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이 발표한 2024년 콘텐츠 이용자 조사에서는 캐릭터 상품 구매 경험이 전년보다 5.4%포인트 높아진 81.5%로 나타났다. 캐릭터 소비가 일부 팬층을 넘어 대중적인 소비 문화로 자리 잡으면서 기업들도 캐릭터를 단기 광고 소재가 아닌 장기적인 브랜드 자산으로 바라보기 시작한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