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컵라면에 치즈 넣고, 콩국물은 얼리고”…내 입맛대로 먹는 ‘모디슈머’

정해진 조리법 대신 자신의 입맛에 맞춰 재료를 더하거나 전혀 다른 음식으로 바꿔 먹는 소비자가 늘면서 식품업계도 제품의 ‘활용도’를 앞세우고 있다.

 

각사 제공

소비자가 온라인과 방송에서 공유한 조합을 실제 상품으로 내놓거나, 여러 재료를 추가하기 쉬운 형태로 제품을 설계하는 식이다. 완제품 하나를 그대로 먹는 데서 벗어나 자신만의 조리법으로 즐기는 ‘모디슈머’ 수요를 겨냥한 움직임이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정식품의 식재료 브랜드 ‘간단요리사’는 콩국물을 콩국수뿐 아니라 죽이나 찌개, 디저트 등에 활용할 수 있도록 제품화했다.

 

‘간단요리사 특등급 국산콩 콩국물’은 국산콩 100%를 사용한 제품이다. 정식품은 손상도가 5% 이하인 특등급 콩을 선별하고, 곱게 간 콩국물에 추가로 압력을 가해 부드러운 식감을 구현했다고 설명했다.

 

정식품 공식 홈페이지에는 콩국수와 콩국물 타락죽, 비지찌개 등의 활용법이 소개돼 있다.

 

방송을 통한 색다른 조리법도 선보였다. 지난 5월 16일 방송된 KBS2 ‘살림하는 남자들 시즌2’에서는 가수 박서진이 이 제품으로 콩국수와 ‘콩국물 바크’를 만드는 장면이 나왔다.

 

콩국물 바크는 콩국물에 과일과 시리얼을 넣어 얼린 디저트다. 여름철 콩국수용으로 주로 사용되던 제품을 간식으로 확장한 사례다.

 

팔도는 지난 2월 ‘왕뚜껑 국물라볶이’를 출시했다. 매콤달콤한 소스와 분말스프로 분식집에서 먹는 즉석 라볶이의 맛을 구현한 제품이다.

 

왕뚜껑 특유의 넓은 용기를 적용해 치즈나 햄, 어묵, 달걀 등 원하는 재료를 추가하기 쉽도록 했다. 제품 중량은 130g이며 물을 별도로 버리지 않고 전자레인지로 조리할 수 있다.

 

소비자들이 이미 즐겨 먹던 조합을 완제품으로 만든 사례도 있다.

 

풀무원다논은 지난 6월 ‘풀무원요거트 그릭 허니’를 선보였다. 그릭요거트에 꿀이나 그래놀라를 곁들여 먹는 소비 방식에 착안해 요거트와 꿀을 한 제품에 담았다.

 

기존 ‘풀무원요거트 그릭’에 그리스산 천연 벌꿀을 더했으며, 그리스 크레타섬 유래 유산균 ‘요플렉스 소그릭 F1’을 사용했다.

 

한 컵은 90g으로 단백질 5.4g을 담았다. 유당을 제거한 락토프리 제품으로 지방 함량도 낮췄다.

 

GS25는 먹방 크리에이터 쯔양이 방송에서 소개해 화제가 된 조리법을 활용해 ‘쯔양 기내식라면’을 내놨다.

 

쯔양이 한 예능 프로그램에서 북어와 무 등을 넣어 끓인 라면을 두고 비즈니스석에서 먹는 기내식 라면과 비슷하다고 소개한 데서 출발한 상품이다.

 

GS리테일은 북어채와 북어 분말을 사용하고 무와 대파를 넣어 시원한 맛을 살렸다고 설명했다. 청양고추 후레이크를 더해 칼칼한 맛도 냈다.

 

면 중량은 115g으로 일반적인 대용량 컵라면보다 늘렸다. GS25는 쯔양의 대식가 이미지를 반영해 면과 건더기를 푸짐하게 구성했다고 소개했다. 해당 제품은 지난 7월 GS25 행사 상품에도 포함됐다.

 

식품업계가 제품의 맛뿐 아니라 ‘어떻게 바꿔 먹을 수 있는지’를 강조하는 것은 소비자가 더 이상 제조사가 정한 한 가지 방식으로만 제품을 소비하지 않기 때문이다.

 

SNS와 영상 콘텐츠를 통해 새로운 조리법이 빠르게 퍼지고, 인기를 얻은 조합이 다시 정식 상품으로 출시되는 흐름도 이어지고 있다. 제품을 완성하는 마지막 단계에 소비자의 취향이 들어가는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