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여고생 살인 사건’ 피고인 장윤기(23)가 납치 계획 정황을 뒷받침하는 지인과의 대화록을 재판 증거로 받아들이면서, 27일 열리는 세 번째 공판은 유족과 목격 학생에 대한 증인신문을 중심으로 진행된다.
◆ 27일 ‘광주 여고생 살인 사건’ 3차 공판
26일 법조계에 따르면 광주지법 형사13부(이정호 부장판사)는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상 강간살인 등 혐의로 구속 기소된 장윤기의 세 번째 공판을 오는 27일 오전 10시에 연다.
이번 공판에는 장윤기에게 살해당한 이채원(16·고2) 양의 부모와, 이 양을 도우려다가 장윤기의 흉기 공격에 중상을 입었던 고모(17·고2) 군이 증인으로 출석한다.
증인신문 등 절차가 27일 공판에서 마무리되면, 이후 4차 공판에서는 피고인 장윤기에 대한 심문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 지인 대화록 증거 인정…“차로 납치” 발언 증인신문은 철회
장윤기가 납치 계획의 간접증거를 인정하면서 고등학교 동창과 사회복무요원 시절 동료 등 장윤기 지인들에 대한 증인신문 계획은 철회됐다.
고교 동창 등은 과거 장윤기가 ‘청소년 여성을 차로 납치해서 성범죄를 저지르고 싶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는지에 대한 질문에 답변할 것으로 예상됐었다.
장윤기는 앞서 지난 13일 열린 두 번째 공판에서 국선변호인을 통해 강간 목적의 살인이라는 공소사실을 모두 인정했다.
검찰은 당시 차량 블랙박스 영상 등을 제시하며 장윤기가 성범죄를 목적으로 피해자를 납치하려다 살해했다는 공소사실이 증거로 뒷받침된다고 밝혔고, 케이블타이와 성인용품에 대한 국립과학수사연구원 감정서를 추가로 제출하겠다고 했다.
공소사실 인정에 이어 납치 계획을 뒷받침하는 간접증거까지 증거로 받아들여지면서, 남은 재판의 쟁점은 유무죄 다툼보다 양형 심리로 좁혀지는 흐름이다.
◆ 묻지마 범죄로 위장한 계획 범행…부실 수사 논란까지
장윤기는 지난 5월5일 오전 0시11분쯤 광주 광산구 월계동의 한 대학교 인근 도로에서 귀가하던 고교생 고 이채원 양을 흉기로 살해했다. 그는 비명을 듣고 도우러 온 남학생에게도 흉기를 휘둘러 중상을 입혔다.
체포 직후 장윤기는 극단적 선택을 고민하다 홧김에 일면식도 없는 사람을 찔렀다며 우발적 범행을 주장했다.
그러나 검찰의 보완 수사 결과 이 사건은 철저히 계획된 범죄였던 것으로 드러났다.
장윤기는 범행 이틀 전인 5월3일 직장 동료였던 20대 베트남 여성의 집에 침입해 13시간 동안 감금하고 성폭행했다.
이 여성이 탈출해 신고하자 장윤기는 경찰의 경고 문자에도 30시간 동안 이 여성을 스토킹하며 찾아다녔다.
끝내 분노를 참지 못한 장윤기는 범행 대상을 무고한 이 양으로 바꿔 1.2㎞를 미행했다.
그는 인적이 드문 곳에 차를 세운 뒤 뒷좌석 문을 열어두고 이 양의 목을 졸라 제압해 차 안으로 끌고 들어가려 했으나, 이 양이 거세게 저항하자 흉기로 살해했다.
이후 수사 과정에서는 경찰의 부실 수사와 유착 정황이 드러났고, 국가수사본부는 ‘유구무언’이라며 공식 사과한 뒤 해당 수사팀 전원을 업무에서 배제했다.
27일 공판에서 유족과 목격 학생의 증언이 마무리되면 재판의 초점은 양형으로 옮겨가지만, 초동수사 책임 규명은 특수단 수사 결과에 따라 별도의 국면으로 이어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