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닮은 AI 교사, 결국 교단 못 섰다…美고교 도입 제동

뉴욕주 고교, 휴머노이드 로봇 ‘샐리’ 투입 계획에 학부모 등 제동
학생 개인정보·안전성 우려…제작사 ‘성인용 로봇’ 이력도 논란
미국 뉴욕주에서 고교 교육 보조용으로 추진하려던 휴머노이드 인공지능(AI) 로봇 도입이 학부모와 교사들의 거센 반발에 부딪혀 잠정 중단됐다.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미국에서 고등학교 교육 보조용으로 추진되던 휴머노이드 인공지능(AI) 교사 도입 계획이 결국 제동이 걸렸다.

 

학생 개인정보 보호와 안전성 등을 둘러싼 논란이 커지면서 학부모와 교사들의 반발 끝에 사업은 잠정 보류됐다.

 

25일(현지시간) 가디언과 뉴욕타임스(NYT) 등 외신에 따르면 뉴욕주 살라망카시 중앙 교육구는 올가을 고교에 휴머노이드 AI 로봇 ‘샐리’를 투입하는 시범사업을 추진했지만, 뉴욕주 교육당국이 개인정보 보호와 교육 현장의 적절성 등에 대한 우려를 제기하면서 사업을 잠정 보류했다.

 

샐리는 사람과 비슷한 얼굴과 표정, 음성 대화 기능을 갖춘 AI 로봇이다. 학생 자치회의 의견을 반영해 16~24세 여성 외형에 검은 긴 머리, 밝고 긍정적인 성격, 지역 역사 지식을 갖춘 실리콘 재질의 로봇으로 설계됐다.

 

이 로봇은 실물 로봇 등장에 앞서 컴퓨터 기반 버전이 먼저 공개됐으며, 학생들과 자연스럽게 대화를 나누며 질문에 답하고 고교생들의 수학·과학 학습을 지원하는 보조 교사 역할을 맡을 예정이었다.

 

학교는 샐리가 교사를 대신하는 것이 아니라 학생들의 학습을 돕는 교육 도구라고 설명했다. 특히 첨단 교육 기회를 접하기 어려운 지역 학생들에게 AI 기술을 경험하게 하려는 취지라고 강조했다.

 

지난해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열린 세계 최대 가전·IT 박람회 CES 2025에 등장한 '리얼보틱스'의 휴머노이드 로봇. 연합뉴스

하지만 계획이 공개되자 인간과 유사한 휴머노이드 AI 로봇을 교실에 도입하는 방안을 두고 교사단체와 일부 학부모, 지역사회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잇따랐다.

 

이들은 AI 로봇이 학생들의 음성과 얼굴 등 개인정보를 어떻게 수집·저장하는지 명확하지 않은 데다, 교육 현장에서 교사의 역할을 약화시켜 학생과의 인간적인 유대감을 저해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샐리의 제작사인 ‘리얼보틱스’의 자매사가 AI 기반 성인용 로봇을 개발·판매하며 '세계에서 가장 발전된 섹스 로봇'이라고 홍보해온 사실이 알려지면서 논란은 더욱 커졌다.

 

뉴욕주 교사 연합은 “성인용 제품과 연관된 회사가 만든 로봇이 교실에 들어올 이유는 없다”고 말했다.

 

논란이 커지자 베티 A. 로사 뉴욕주 교육감은 살라망카 교육감에게 서한을 보내 휴머노이드 로봇 교사 도입을 잠정 보류하고 개인정보 보호 협약과 지역사회 의견 수렴 등을 거쳐 사업을 재검토하기로 했다.

 

다만 학교 측은 AI 기술을 교육에 활용하려는 계획 자체를 철회한 것은 아니라며, 학생들의 안전과 개인정보 보호가 충분히 확보된 이후 도입 여부를 다시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생성형 AI가 교육 현장으로 빠르게 확산되는 가운데 실제 사람과 유사한 형태의 휴머노이드 로봇을 교실에 투입하려던 첫 시도가 제동이 걸리면서, AI 기술이 교육 현장으로 빠르게 확산되는 가운데 이번 사례는 기술 혁신과 학생 안전 사이의 균형을 어떻게 맞출 것인지에 대한 새로운 과제를 던졌다는 평가가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