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위 집에 임시 전입했다 분양 제한된 조합원에…법원 “실질적 주거·생계 동일성 따져야”

재건축 조합원의 분양 제한 적용 여부는 주민등록상 세대가 아니라 실제 주거·생계를 함께하는 동일 세대인지 따져봐야 한다는 취지의 법원 판단이 나왔다.

 

26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2부(재판장 공현진)는 원고 A씨가 B 아파트 주택재건축정비사업조합을 상대로 낸 관리 처분 계획 일부 취소 소송에서 지난 5월 원고 승소로 판결했다.

서울행정법원. 연합뉴스

A씨는 서울 송파구에 위치한 B 아파트 재건축정비사업이 이뤄지는 구역 내 주택을 소유하고 있는 조합원으로 분양신청을 했다. 그러나 조합은 A씨가 과거 투기과열지구 내 재건축 아파트를 조합원 분양받은 사위와 같은 세대로 등록돼 있다는 이유로  A씨의 분양신청을 제한했다.

 

도시정비법은 투기과열지구의 정비사업에서 조합원·일반 분양분 대상자 혹은 그 세대에 속한 자가 5년 내 투기과열지구에서 분양 신청을 할 수 없다고 정한다.

 

A씨는 피치 못할 사정으로 잠시 사위의 세대에 전입한 것이라며 실질적 동일 세대가 아니었다고 주장했다. A씨가 태국 방콕에서 근무 중인 아들과 함께 지내기 위해 출국 전 딸·사위의 집에 임시 전입해 뒀는데, 방콕에서 지진이 발생해 계획이 취소되면서 일시적으로 머물렀다는 것이다.

 

재판부는 A씨의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도시정비법상 ‘1세대’ 또는 ‘동일한 세대’는 “실질적으로 주거와 생계를 같이하는 가구를 의미한다”는 대법원 판례에 비춰 도시정비법상 재당첨 제한 규정에서도 주민등록표상 형식적 기재보다 실제 생활관계를 기준으로 판단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A씨가 연금과 임차료 수입 등으로 별도 경제생활을 유지했으며 기존 주택의 관리비와 수도료도 스스로 부담한 점, 30여년간 자신의 집에서 거주하다 해외 거주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일시적으로 딸 부부 집에 머문 점 등을 근거로 실질적으로 사위 가족과 주거·생계를 같이한 동일 세대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A씨 사례는 투기수요로 인한 재건축사업의 과열, 그로 인한 재건축 주택 분양기회의 형평 저해를 막는 것과는 관련이 없어 보인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노후 주거를 정비해 기존 주거자들에게 재산가치에 상응하는 새로운 주거를 제공하는 것이 재건축 사업의 근본적 의의”라며 “원고의 분양신청권을 인정하지 않는 경우 현저히 형평에 반하게 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