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수도권 공공기관 2차 지방 이전 로드맵이 오는 9월 윤곽을 드러낼 것으로 전망되면서 전국 지방자치단체의 유치전이 달아오르고 있다.
1차 이전에서 사실상 제외된 뒤 2020년에야 혁신도시로 지정된 충남은 이번 2차 이전을 내포신도시의 명운은 물론 박수현 충남지사의 정치력을 가늠할 첫 시험대로 보고 있다.
26일 정부와 충남도 등에 따르면 국토교통부는 수도권 공공기관 전수조사를 거쳐 올해 이전계획을 마련하고 2027년부터 본격적인 이전에 착수할 계획이다. 이전 검토 대상으로 거론되는 기관은 350여곳으로 1차 이전 당시 153곳보다 많다.
정부 로드맵 발표가 다가오면서 전국 지자체는 이미 ‘공공기관 쟁탈전’에 들어갔다. 경북은 한국마사회와 농협중앙회,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등 46곳을 전략 유치기관으로 선정했다. 경남 진주는 중소기업은행과 한국산업기술진흥원, KOTRA, 한국환경공단 등 40곳을 타깃으로 정했고 전남광주특별시도 농협중앙회와 한국지역난방공사, 한국환경공단 등 40여곳을 겨냥하고 있다.
충남의 처지는 다른 혁신도시와 다르다. 노무현 정부 당시 세종시 건설 등을 이유로 혁신도시 지정에서 제외되면서 1차 공공기관 이전에서 비켜섰다. 2020년 10월 뒤늦게 혁신도시로 지정됐지만 이미 1차 이전이 마무리된 뒤였다. 다른 혁신도시에 다수의 공공기관이 자리 잡은 것과 달리 충남혁신도시에는 지정 6년째인 현재까지 이전 공공기관 본사가 한 곳도 없다.
충남도가 2차 이전에서 ‘보상형 이전’과 우선선택권을 요구하는 이유다. 충남은 한국환경공단 등 44개 기관을 중점 유치 대상으로 선정하고 이 가운데 13곳에 대해서는 1차 이전에서 제외된 충남이 먼저 선택할 수 있는 이른바 ‘드래프트제’를 정부에 요구해왔다.
이번 유치전은 지난 6월 지방선거에서 당선된 박 지사에게도 남다른 의미를 갖는다. 대통령실 국민소통수석과 국회의원 등을 지낸 박 지사는 중앙정치 무대에서 쌓은 경험과 인적 네트워크가 강점으로 꼽혀왔다. 같은 당 정부가 추진하는 대규모 국가균형발전 사업에서 1차 이전 당시 충남이 받았던 불이익을 얼마나 바로잡아내느냐에 따라 취임 초 도정의 추진력도 평가받을 수 있다.
정부의 이전 원칙은 박 지사가 넘어야 할 변수다. 이재명 대통령은 취임 1주년 기자회견에서 기관을 전국에 분산하기보다 관련 기관을 일정 지역에 집적해 시너지를 높일 필요성을 언급했다. 행정통합 지역에 대한 우선권도 강조해 대전·충남 행정통합이 무산된 충남에는 부담이다.
때문에 단순한 ‘보상론’만으로는 부족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전국 석탄화력의 절반 이상을 감당해 온 충남의 탄소중립·에너지전환과 천안·아산의 반도체·디스플레이 등 첨단산업을 이전기관과 연결해 정부의 ‘기능별 집적’ 원칙에 맞는 논리를 만들어야 한다.
결국 2차 공공기관 이전은 박 지사가 중앙정치권에서 쌓은 정치적 자산을 충남의 실익으로 바꿀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6년 전 혁신도시라는 이름만 얻고 채우지 못했던 내포신도시의 빈자리를 얼마나 채울지, 9월 정부 로드맵에 충남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