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人3色’ K무용 샛별 반짝반짝

31일 ‘갤럭시 노바…’ 앙상블 무대

정건세, 2026년 서울 콩쿠르서 우승
“해외 도전 후 무용단 창단 목표”

김윤, 국립발레단 최연소 정단원
“일반고 출신… 학원서 기량 연마”

서민준, YAGP 그랑프리 쥔 신성
“발레 ‘오네긴’서 렌스키役 맡고파”

“무용단을 차리는 것이 목표입니다. 안무가에도 관심이 있어 병행하며 살아갈 것 같습니다.”(한국예술종합학교 무용원 정건세·2025 베를린 탄츠올림프 금상·2026 서울국제무용콩쿠르 시니어 1위)

 

“예중·예고를 나오지 않고 학원만 다니다 열일곱살에 곧장 발레단에 들어갔습니다. 일찍 직장을 다니니까 빨리 어른스러워지는 것 같습니다.”(국립발레단 김윤·코리아국제발레콩쿠르 시니어 부문 금상)

정건세(위부터), 김윤, 서민준

“드라마 발레 ‘오네긴’에서 렌스키 역을 가장 해보고 싶습니다. 푸시킨 원작 소설을 보면 렌스키가 푸시킨의 ‘얼터 에고’이고, 사실상 주인공은 타티아나와 렌스키입니다.”(영국 로열발레학교 서민준·2026 YAGP 우승)

 

31일 서울아트센터 도암홀에서 열리는 ‘갤럭시 노바 온 스테이지’. 한국 무용 유망주들을 세계 무대로 연결해 온 ‘탄츠올림프 아시아’가 10주년을 맞아 마련한 특별한 무대다. 지난 22일 서울 종로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만난 이번 무대를 준비 중인 젊은 무용수들은 자신이 걸어야 할 길에 한 점 의심이 없는 ‘앙팡테리블(무서운 아이들)’이었다.

 

올해 서울국제무용콩쿠르에서 시니어 1위를 차지한 정건세는 정작 “콩쿠르 자체를 좋아하지 않는다”고 잘라 말했다. “자꾸 남과 비교당하고 주관적인 심사로 평가받는 게 잔인하다고 느꼈습니다. 올해가 마지막 도전이었습니다.”이번 무대에서 한예종 동문 이윤아와 함께 자신의 안무작 ‘별종’을 선보이는 정건세는 “창작은 저에게 쉬는 시간 같은 느낌”이라고 말했다. 춤을 추는 것과 만드는 것을 이분법으로 나누기보다 창작 과정까지 춤의 일부로 여긴다는 설명이다.

 

발레는 한 번도 배운 적이 없다는 그는 전북 남원 출신이다. “혼자 방송댄스 같은 춤을 독학하며 집에서만 추니까 어머니가 답답해하시다 ‘무용이라도 해봐라’며 무용 학원에 보내주셨는데, 속는 셈 치고 갔다가 너무 잘 맞았습니다.” 한예종 졸업 후 국내 무용단에서 경험을 쌓고, 스웨덴 예테보리 무용단 등 해외 무대에 도전한 뒤 다시 귀국해 개인 무용단을 세우는 것이 그의 청사진이다. “며칠 전 서울국제무용콩쿠르 시니어 1위를 한 작품도 ‘별종’의 솔로 버전입니다. 제 춤이 지닌 이야기를 관객이 공감하고 인정해 준 의미로 받아들여 굉장히 영광스러운 순간이었습니다.”

 

2024년 만 17세에 국립발레단 최연소 정단원으로 입단해 주목받은 김윤 역시 지난달 코리아국제발레콩쿠르에서 금상을 받았다. 무용수가 으레 거치는 예중·예고를 다니지 않고 일반고를 다니며 학원만으로 실력을 쌓아 곧장 국립발레단에 직행한 보기 드문 경우다. 젊은 발레리노는 “어린 마음에 예중·예고를 가고 싶지 않았다. 가면 너무 힘들게 시킬 것 같았다”며 “그래서 일반 학교를 다니면서 학원을 다녔다”고 했다. 해외 진출에 대한 꿈을 묻자 그는 “국립발레단에서 먼저 경험을 쌓고 나중에 해외로 나가도 늦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전통의 영국 로열발레학교 2학년 서민준은 올해 유스 아메리카 그랑프리(YAGP)에서 그랑프리를 수상한 신성이다. 2022년 예원학교를 다니다 로열발레학교에 입학해 세계 각국에서 온 동료들과 무용을 함께하고 배우고 있다. 이 과정에서 체감한 한국 무용수의 특징을 묻자 그는 “미국 친구들은 힘과 탄력이 좋은데 기본기가 약하고 유럽 친구들은 반대인 경우가 많다”며 “한국 학생들은 좀 더 육각형(완전체)에 가까운 모습을 보여준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한국 무용이 가진 힘에 대해선 체계적 교육을 답으로 내놨다. “한국이 체계적이고 정형화된 교육이라면 해외는 스스로 알아서 하도록 도와주는 분위기입니다. 수업에서도 ‘어떻게 해라’보다 ‘이건 왜 이렇게 할까’를 더 중요하게 다룹니다.” 주요 발레단이 주목하고 있는 발레리노는 앞으로 맡고 싶은 배역으로 드라마 발레 명작 ‘오네긴’에서도 주인공이 아닌 그의 친구 렌스키를 지목했다. 사실상 주인공은 푸시킨의 또 다른 자아인 렌스키라는 설명이다.

 

영국 로열발레학교, 네덜란드 국립발레아카데미 등 세계 명문 교육기관과 국내외 최정상 무용단에서 활약 중인 젊은 무용수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이번 무대에서 이들은 각자의 개성과 실력을 뽐낸다. 서민준은 오랜 친구이자 노르웨이 국립발레단에서 8월부터 활약하게 되는 박이은과 ‘해적 그랑 파드되’를, 김윤은 네덜란드 국립발레단 주니어 컴퍼니 전지율과 ‘파키타 파드되’를 선보인다. 이 밖에도 ABT 스튜디오 컴퍼니 박건희와 애틀랜타 발레단Ⅱ 김보경은 ‘파리의 불꽃 그랑 파드되’를, 예원중학교와 서울예술고를 함께 다니다 각각 네덜란드 국립발레아카데미와 영국 로열발레학교 진학을 앞둔 이예린·홍수림은 김주안과 함께 ‘백조의 호수 파 드 트루아’로 앙상블 무대를 꾸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