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건보료 상·하한선 인상, 줄줄 새는 보험 재정부터 막길

건보료 부과체계 2단계 개편…9월부터 적용 (서울=연합뉴스) 서대연 수습기자 = 정부가 건강보험료 부과체계 2단계 개편안 9월 적용을 위해 입법예고를 발표한 29일 한 시민이 서울 영등포구 국민건강보험공단 영등포남부지사를 방문하고 있다. 2022.6.29 dwise@yna.co.kr/2022-06-29 15:54:42/ <저작권자 ⓒ 1980-2022 ㈜연합뉴스.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

정부가 건강보험료 부과체계를 손질해 초고소득자의 보험료 부담을 늘리고, 최소 보험료 기준을 현실화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보건복지부는 최근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 소위원회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건보료 부과체계 개편안을 내놨다. 개편안의 핵심은 보험료 상한과 하한을 동시에 조정하는 것이다. 상위 0.01% 수준의 초고소득 가입자에게 적용되는 보험료 상한을 높이는 한편, 최저임금 인상과 연동되지 않아 26년간 제자리에 머물렀던 최소 보험료 기준을 최저임금과 연계해 현실화하는 내용이 담겼다. 부담 능력에 비례하는 형평성을 명분으로 내세웠지만, 결국 보험료를 올리겠다는 얘기다. 가뜩이나 팍팍한 현실에서 건보료 인상을 반길 국민은 없다.

2000년 제정 이후 26년간 ‘최저보수 월 28만원’ 기준으로 동결됐던 하한선을 현실에 맞게 손질할 필요는 있다. 매년 고시되는 최저임금과 연계키로 함에 따라 직장가입자의 최저 본인 부담 보험료는 현재 월 1만80원에서 2만2260원으로, 지역가입자 역시 월 2만160원에서 2만2260원으로 인상된다. 하지만 저소득층과 사회적 약자 등 취약계층에게는 부담이 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인상하더라도 단계적으로 적용하는 조치가 필요하다.



현행 제도에서는 건보료에 대한 소득 상한액이 정해져 있다. 그래서 월급 1억2000만원과 10억원 수령자가 동일한 보험료를 내는 역전현상이 문제점으로 지목돼 왔다. 개편안이 적용되면 직장가입자 상위 0.04%와 지역가입자 상위 0.02%가 부담하는 최고 보험료는 현재 월 459만원에서 612만원으로 늘어난다. 인상이 불가피하더라도, 일각에서 “초고소득자에 대한 징벌적 부과는 공정하지 않다”는 지적도 고려해야 한다.

이미 지난해까지 2년간 동결됐던 건강보험료율이 올해 1.48% 인상돼 국민 부담이 커진 상태다. 건보료 인상에 앞서 줄줄 새는 건보 재정 구멍부터 막는 것이 우선이고, 국민에 대한 도리다. 과잉 진료, 사무장병원의 불법 수급, 외국인 먹튀 진료 등 재정 누수 요인이 여전히 널려 있지 않나. 정부가 건보 재정 누수를 막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재정 효율화와 지출 구조조정이 전제되지 않은 건보료 인상은 국민적 공감대를 얻기 어렵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