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청년층의 거주 주택 보유 비율이 처음으로 30%선 아래로 떨어지며 통계 작성 이래 최저치를 기록했다. 극심한 취업난과 대출 규제, 부동산 가격 급등 여파가 청년층의 ‘내 집 마련’을 어렵게 만든 결과다. 반면 중장년층의 주택 소유 비율은 견조한 수준을 유지하면서 청년층과의 자산 격차는 역대 최대로 벌어졌다.
26일 국가데이터처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39세 이하 청년층이 거주 주택을 보유한 비율은 27.7%로 집계됐다. 1년 전보다 2.4%포인트 줄어든 수치로, 관련 통계가 재편된 2017년(40.1%)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보였다. 수치가 가장 높았던 2018∼2019년(40.7%)에 비하면 13%포인트 급감했다.
반면 50대와 60세 이상의 거주 주택 보유 비율은 각각 63.5%, 68.5%로 견조한 수준을 유지했다. 전년 대비 각각 0.6%포인트, 0.4%포인트 낮아지긴 했으나, 청년층에 비하면 하락폭은 적었다. 50대의 경우 수치가 가장 높았던 2017년(64.6%)에 비해 1.1%포인트, 60세 이상에선 2024년(68.9%)에 비해 0.4%포인트 각각 감소하는 수준에 그쳤다.
반면 순자산 상위 20%인 5분위의 주택 보유율은 지난해 84.2%로 집계됐다. 2017년 84.5%에서 소폭 하락하긴 했지만,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순자산 상·하위 20%의 주택 보유율 차이는 2022년(79.8%포인트) 이후 가장 큰 77.4%포인트를 기록했다. 거주 주택 가격의 경우 순자산 5분위의 평균은 6억8677만원으로, 순자산 1분위 평균(585만원)의 117.4배나 됐다.
주택 보유가 자산 격차로 이어지자, 청년층을 중심으로 대출 규제 완화 등의 대책 마련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정부가 부동산 세제 개편을 앞두고 지난 23일 개최한 부동산정책 국민 대토론회에서는 “미래의 (갚을) 능력으로 주택에 들어가고 싶은데, 주택담보대출(한도)은 (주택 가격에 따라) 2억, 4억, 6억원이다. 돈이 없는 신혼부부에겐 이런 부분이 완화됐으면 좋겠다”는 등의 시민 발언이 나왔다.
박선영 동국대 교수(경제학)는 “최저 주거기준 미달 청년 가구의 비율이 8.2%인데, 고시원·판잣집에 사는 청년의 비율이 5.3%에 이른다”며 “금융 지원의 정책 순위가 이 통계 속의 청년들에게 먼저 가 닿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영도 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도 “청년들은 가진 배경에 따라 출발선이 다르다”며 “기존 청년 대상 지원 프로그램 확대를 검토하되, 임차 수요와 주택 매매 수요를 분리해서 정책을 재설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진미윤 명지대 교수(부동산대학원)는 “(공공 부문에서) 생애 최초 내 집 마련을 원하는 이들에게 진입 문턱을 낮춰주는 주거 사다리의 역할이 강화돼야 한다”고 제언했다.
부동산 정책에서 세제와 금융, 공급 대책을 준비 중인 정부는 청년과 서민의 내 집 마련을 지원하는 방안을 모색 중이다. 앞서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21일 국무회의에서 “현재 우리의 부동산 시장은 자산 불평등과 가계부채, 청년들의 고통과 소외를 심화시키는 주요 원인”이라며 “속도감 있는 공급 대책과 더불어 현실에 부합하는 실수요자 지원 대책을 촘촘하게 마련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