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시간에 지하차도 진입로를 운행하다가 도로를 걷던 보행자를 치어 사망하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40대 운전자가 법원으로부터 무죄를 선고받았다.
대구지법 형사1단독(김동석 부장판사)은 교통사고처리특례법 위반(치사) 혐의로 기소된 A(40대)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고 27일 밝혔다.
판결문에 따르면 A씨는 지난해 1월 31일 새벽 승용차를 몰고 대구 북구 신천대로 침산교 지하차도 진입로를 주행하던 도중 도로를 걸어가던 B(60대)씨를 들이받아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
검경조사 결과 당시 그는 팔달교 방향에서 침산교 방향으로 시속 71㎞의 속도로 운행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검찰은 A씨에게 전방 주시 태만 등 업무상 주의의무 위반 혐의를 적용했으나, 법원의 판단은 달랐다. 재판부는 사고가 발생한 장소의 특수성에 주목했다.
재판부는 “사고 발생 장소는 일반적인 보행자의 통행이 예상되는 곳이 아니다”며 “운전자인 피고인의 입장에서도 새벽 시간에 침산교 지하차도 진입로 부근 도로를 걸어가는 사람이 있을 것이라고 예견하기는 매우 힘들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증거가 부족하다는 점도 무죄 선고의 결정적 이유가 됐다. 당시 사고 상황을 객관적으로 입증할 수 있는 차량 블랙박스나 주변 폐쇄회로(CC)TV 영상이 존재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재판부는 “제출된 증거만으로는 다른 차들의 일시정지가 피해자를 발견함에 따른 것인지가 불분명하고 이 사건 사고 당시 상황을 확인할 수 있는 자료가 없는 이상 피고인의 업무상 주의의무 위반을 인정하기는 어렵다”고 무죄 판결 이유를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