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생제는 콩팥을 망가뜨린다”, “한두 번 많이 먹으면 내성이 생긴다” 등 항생제를 둘러싼 속설이 적지 않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런 주장 상당수가 사실과 다르며, 항생제는 무조건 피하기보다 처방된 용법과 용량을 끝까지 지키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 항생제는 정말 콩팥에 더 나쁠까…“약물마다 달라”
식품의약품안전처(이하 식약처)는 최근 공식 유튜브를 통해 항생제와 관련된 대표적인 오해를 소개했다.
식약처에 따르면 항생제가 다른 약물보다 신장(콩팥)에 더 부담을 준다는 이야기가 있지만, 단순 비교가 어렵다. 약물은 간에서 대사되거나 콩팥을 통해 배설되는데, 어떤 경로를 거치는지는 약제마다 다르다.
항생제 중에서도 간에 부담을 주는 약물이 있고 콩팥에 부담을 주는 약물이 있다. 그런데 대다수의 항생제는 콩팥으로 배설되는 경우가 많아 콩팥에 부담을 준다고 알고 있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항생제라고 해서 특별히 다른 약보다 콩팥에 더 무리를 준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는 게 식약처의 설명이다. 콩팥 기능에 이상이 있다면 항생제뿐 아니라 소염 해열 진통제, 위산 분비 억제제 등 콩팥 기능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모든 약물들을 주의해야 한다.
◆ 내성은 ‘먹어서’가 아니라 ‘제대로 안 먹어서’ 생겨
항생제를 처방받은 환자들은 내성이 생길까 봐 복용 자체를 걱정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내성은 항생제를 먹어서 생기는 것이 아니라 처방대로 끝까지 복용하지 않을 때 발생 위험이 커진다고 설명한다.
따라서 감염이 있어 항생제가 필요한 상황인데도 내성이 두려워 무조건 항생제를 피하는 것은 좋지 않다. 또 처방받은 기간 동안 용량과 용법에 맞춰 복용하는 것이 권장된다.
항생제 내성은 세균이 항생제에 적응해 약효가 떨어지는 현상으로, 새로운 항생제 개발 속도보다 내성균 확산 속도가 더 빠르다는 점이 세계적으로 우려되고 있다.
항생제 내성이 생기면 세균이 기존 항생제에 반응하지 않아 치료가 어려워질 수 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항생제 내성을 인류가 직면한 주요 공중보건 위협 가운데 하나로 꼽고 있으며, 불필요한 항생제 사용을 줄이고 처방된 약을 올바르게 복용하는 것이 내성 확산을 막는 핵심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 한두 번 많이 먹었다고 내성이 생기지는 않는다
항생제를 복용량보다 많이 먹고 다시 권장된 용량으로 돌아왔을 경우 내성이 생긴다는 이야기 역시 옳지 않다.
과량으로 복용한 후 평소와 다른 증상이 나타났거나 기저질환이 있었다면 병원에서 검사를 받아야 하지만, 한두 번 복용량을 잘못 맞췄다고 해서 곧바로 항생제 내성이 생기는 것은 아니다.
항생제를 먹은 후 설사, 속쓰림 등 문제가 발생한다면 추가적인 처치가 필요할 수 있다. 항생제 복용으로 문제를 일으킬 수 있는 세균뿐만이 아니라 장 내에 도움이 되는 유익균이 함께 사멸할 수 있다.
이에 항생제를 복용하는 동안 유산균, 프로바이오틱스를 함께 복용하면 설사나 변비 등의 부작용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 꼭 기억해야 할 항생제 복용 수칙
종합하자면 항생제를 복용한다고 무조건 콩팥에 무리가 가거나 내성이 생기는 것은 아니다. 따라서 다음과 같은 항생제 복용 수칙을 꼭 지켜야 한다.
구체적으로 ▲처방대로 끝까지 먹기 ▲임의 중단 금지 ▲남은 약 다음 감기에 먹지 않기 ▲타인 약 먹지 않기 ▲감기에는 항생제를 임의로 복용하지 않기 등이다.
식약처는 항생제가 바이러스 감염에는 효과가 없다는 점도 기억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일반적인 감기나 독감은 대부분 바이러스 감염이 원인이기 때문에 항생제가 필요한 경우는 많지 않다. 세균 감염이 확인되거나 의사가 필요하다고 판단한 경우에만 사용하는 것이 원칙이다.
식약처는 “항생제를 무조건 피하는 것도, 필요 이상으로 사용하는 것도 모두 바람직하지 않다”며 “의사의 처방에 따라 정확한 기간 동안 복용하는 것이 항생제 내성 발생 위험을 줄이는 가장 중요한 방법”이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