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호 법무부 장관의 거듭된 사퇴 의사 공개 언급에도 청와대는 사의 표명 자체를 부정하는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
검찰개혁 마무리 국면에서 돌출한 변수의 파장이 커지지 않도록 관리하는 한편, 정 장관을 다독이며 '계속 역할을 해 달라'는 메시지를 우회적으로 전한 것 아니겠느냐는 해석이 나온다.
정 장관은 27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거취와 관련한 질문에 "새 술은 새 부대에 담아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청와대 내부적으로도 비슷한 기류가 감지된다.
대통령의 인사권과 직결된 문제라는 점에서 청와대 참모들은 말을 아끼고 있지만, 지금은 정 장관이 그만둘 때가 아니라는 인식이 적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보완수사권 문제와 관련한 정 장관의 책임감과 충정은 이해하지만, 이 대통령이 이 문제의 최종 판단을 국회로 넘기기로 결정한 만큼 장관이 이를 정면으로 거부하며 직을 던지는 모양새가 될 경우 큰 파장을 일으켜 막바지에 이른 검찰개혁의 동력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 국민의힘은 정 장관의 사의 표명을 고리 삼아 보완수사권 폐지 입법을 향한 공세 수위를 높이고 있다.
아울러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를 둘러싼 계파 갈등이 위험 수위를 넘나드는 가운데, 자칫 보완수사권 문제가 이를 폭발시킬 '뇌관'이 될 수도 있다.
이를 고려하면 오히려 정 장관이 직을 내려놓기보다는 최대한 부작용이 적게 발생하도록 새 형사사법 제도를 안착시키는 역할을 해야 한다는 시각도 있다.
이는 이 대통령의 생각과도 궤를 같이한다.
앞서 이 대통령은 보완수사권이 일부 존치돼야 한다는 개인적인 의견을 피력한 바 있다.
그러나 이 문제가 '정치적 논란'으로 비화하는 것을 막기 위해 이 입장을 관철하기보다는 국회의 판단에 맡기기로 결정했다.
이 대통령은 지난달 19일 춘추관 브리핑에서 이런 결정을 설명하며 "제도라는 것은 만들어서 시행하다가 필요하면 또 교정하면 되는 일"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정 장관이 오랜 기간 이 대통령과 정치 여정을 함께해 온 최측근인 만큼, 결국 이런 이 대통령의 의중을 이해하고 정부 차원에서 가능한 보완책을 강구하는 데 힘을 쏟지 않겠느냐는 희망 섞인 전망도 일각에서는 감지된다.
다만 정 장관 역시 이례적으로 강한 공개 의사 표명을 거듭하고 있는 만큼, 이번 상황은 이 대통령이 순방을 마치고 귀국한 이후에 최종적으로 정리될 것으로 관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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