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전 대통령이 제20대 대통령 선거 과정에서 허위사실을 공표한 혐의로 27일 당선 무효형인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재판부는 변호사 소개와 건진법사 관련 발언을 모두 허위로 판단했다. 이 판결이 확정되면 국민의힘은 대선 당시 보전받은 선거비용 397억원을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반환해야 한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1부(재판장 조순표)는 이날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윤 전 대통령에게 징역 1년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윤 전 대통령에게 제기된 공소사실 전부를 유죄로 인정했다. 먼저 윤 전 대통령이 2022년 3월9일 대선을 앞둔 2021년 12월14일 대선후보 자격으로 참여한 관훈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윤우진 전 용산세무서장에게 (대검 중수부 출신) 이모 변호사를 소개한 사실이 없다”는 취지로 말한 것이 허위발언이라고 인정했다. 재판부는 변호사 소개는 윤 전 대통령이 주도한 구체적 경험이며, 관련 발언이 객관적 사실과 다르다는 점을 인식했으므로 허위사실 공표의 고의도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윤 전 대통령이 2022년 1월17일 불교리더스포럼 출범식 인터뷰에서 건진법사 전성배씨를 당 관계자로부터 소개받았고, 배우자인 김건희씨와 그를 함께 만난 적은 없다는 취지의 허위사실을 공표한 혐의도 유죄로 인정됐다. 윤 전 대통령 측은 “당 관계자로부터 전씨를 소개받을 당시 배우자가 동석하지 않았고 이를 그대로 답변한 것”이라고 주장해왔지만, 재판부는 해당 발언을 특정 자리 등에 국한해 해석하는 건 자연스럽지 않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윤 전 대통령이 2013년쯤부터 친분을 유지하며 개인적, 정치적 처지에 관해 반복적으로 조언받아온 인물과의 관계를 마치 선거 과정에서 우연히 소개받은 것처럼 전면 부인한 것”이라고 짚었다. 이어 “(이 사건은) 후보자가 국정 운영에서 합리적 판단이 아닌 비공식적 영향력에 의존할 가능성이 있는지에 관한 것”이라며 “유권자의 관심이 대단히 컸던 상황에 관해 허위사실을 공표해 죄질이 매우 무겁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양형 이유에 대해선 “선거 결과가 이 사건 범행만으로 좌우됐다고 단정 짓긴 어려우나, 선거인의 올바른 의사결정이 이 사건 범행으로 침해됐다고 보기 충분하다”고 설명했다.
공직선거법에 따르면 당선인이 선거범죄로 당선 무효형(벌금 100만원 이상)을 선고받아 확정될 경우, 해당 정당은 보전받은 선거비용을 모두 반환해야 한다. 국민의힘이 중앙선관위에 반환해야 할 선거비용은 397억원이다.
이날 윤 전 대통령 측 변호인단은 “사실오인, 법리오해 및 양형부당을 이유로 항소장을 제출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