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1년 반 동안 공석이었던 주한미국대사가 이번 주 한국에 도착한다.
현재 한미 간에는 원자력 협력과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대미 투자와 관세 등 굵직한 안보·경제 현안이 산적할 뿐 아니라 쿠팡같이 언제든 뇌관으로 작용할 위험 요인도 있어 신임 미국대사의 역할에 더욱 관심이 쏠린다.
28일 외교가에 따르면 미셸 스틸 미국대사가 부임하기 위해 오는 30일 한국에 도착할 예정이다.
대사는 본국과 주재국 정부 간에 중요한 가교 구실을 한다.
기본적으로 양국 관계 강화에 힘쓰며 본국 정부 입장을 관철하려고 하지만, 대사 개인의 성향과 실력에 따라 한미관계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주요 외교·안보 정책을 전통적인 부처 간 협의를 거치지 않고 다소 즉흥적으로 결정하는 성향이라서 트럼프 대통령과 직접 통화할 수 있는 소위 '힘 있는' 대사가 부임하면 한미 간 소통이 더 원활해질 가능성도 있다.
트럼프 대통령을 오랫동안 후원하며 관계를 쌓아온 조지 글라스 주일미국대사가 그런 인물 중 한명으로 꼽히는데 외교 당국은 스틸 대사에도 그런 역할을 기대하는 분위기다.
역대 미국대사 중에는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의 핵심 측근이자 한국 국민과도 활발하게 소통하며 우호적인 이미지를 쌓은 마크 리퍼트 전 대사(2014∼2017)가 긍정적인 사례로 꼽힌다.
반면 미국대사가 한국 정부와 공개적으로 갈등을 빚으면서 한미관계 마찰 요인이 되기도 했다.
트럼프 1기 행정부 때 해리 해리스 전 대사(2018∼2021)의 경우 방위비 분담금 협상이나 대북 정책 등 한미 간 이견이 있는 사안에서 외교관답지 않게 직설적인 화법으로 미국 입장을 강변해 당시 한국 여권 인사들의 반발을 샀다.
진보 진영 일각에서는 일본계 미국인인 해리스 전 대사의 혈통을 문제 삼으며 그의 콧수염을 일제 총독에 비유했는데, 이 같은 인신공격이 그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를 형성하는 데 일조하기도 했다.
스틸 대사의 경우 보수 색채가 짙은 것으로 평가된다는 점에서 진보 성향 시민단체 일각에서 그의 지명에 비판적인 목소리를 낸 적이 있다.
그는 의원 시절 미국의 대(對)중국 견제 강화와 탈북민 인권 개선을 위해 목소리를 냈으며, 문재인 정부가 추진한 종전선언에 반대하기도 했다.
공화당의 한국계 정치인인 스틸 대사는 1955년 서울에서 태어나 1970년대 중반 미국에 이민했으며, 캘리포니아주에서 두 차례(2020∼2024) 연방 하원의원을 지냈다.
한국계가 주한미국대사를 맡는 것은 성 김 전 대사(2011∼2014)에 이어 두 번째다.
<연합>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