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히트곡은 왜 비슷하게 들릴까…‘알파 세대 멜로디’의 비밀

그룹 블랙핑크 멤버 로제와 팝스타 브루노 마스의 ‘아파트’, 피프티피프티의 ‘큐피드’, 에이바 맥스의 ‘소 앰 아이(So Am I)’, 클레로의 ‘소피아(Sofia)’ 등 장르와 국가가 다른 히트곡들이 놀랄 만큼 비슷한 선율을 공유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WP)는 27일(현지시간) 덴마크 음악학자 칼 마틴이 세계 각국의 대중음악을 분석한 결과, 최근 히트곡에서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독특한 네 음(4-note) 패턴을 발견했다고 보도했다.

 

마틴은 틱톡, 스포티파이, 레딧 등을 통해 K팝과 미국 팝은 물론 이집트, 인도, 스페인, 이탈리아 등 다양한 국가의 음악을 조사한 뒤 선율이 특히 비슷한 72곡을 추렸다.

로제와 브루노 마스. 더블랙레이블

그가 ‘알파 세대 멜로디(Gen Alpha Melody)’라고 이름 붙인 이 선율은 네 개의 음이 오르내린 뒤 다시 출발점으로 돌아오는 순환 구조를 띤다. 마틴은 희망과 쓸쓸함이 공존하는 감정을 불러일으키는 것이 이 선율의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 패턴을 소개하는 14분 분량의 영상을 제작했고, 영상은 공개 두 달 만에 유튜브 조회 수 340만 회를 넘기며 화제를 모았다.

 

영상에는 ‘아파트’를 시작으로 ‘소 아이 엠’, ‘레클리스’, ‘원 오브 유어 걸스’, ‘소피아’, ‘큐피드’ 등이 하나의 노래처럼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레이디 가가의 ‘배드 로맨스’와 원디렉션의 ‘나이트 체인지스’처럼 선율 일부만 닮은 곡도 함께 포함됐다.

 

다만 전문가들이 이를 표절의 증거로 보는 것은 아니다. 마틴은 많은 작곡가가 비슷한 화성과 음악 문법 속에서 서로 영향을 받지 않았더라도 자연스럽게 같은 선율에 도달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서던캘리포니아대(USC) 음악학자 네이트 슬론도 비슷한 견해를 내놨다. 그는 바로크 시대부터 현대까지 헨델과 라흐마니노프를 비롯한 150명 이상의 작곡가가 전통 선율 ‘라 폴리아(La Folia)’를 변주해 온 사례를 언급하며 “사람들은 새로운 음악을 원한다고 말하지만 결국 익숙한 요소에도 끌린다”고 설명했다.

 

마틴은 “이번 연구의 목적은 누군가를 표절로 비난하려는 것이 아니다”라며 “사람들이 음악을 들을 때 더 큰 경이로움을 느끼게 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