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상 자전거를 타고 있는 아저씨가 있다. 처음부터 눈여겨본 건 아니었는데, 저녁부터 한밤중까지 어느 시간대에 산책을 나가도 마주치게 되기에 점점 관심이 갔다. 전체적으로 얇고 소리가 거의 나지 않는 자전거를 타고 있어 신기하기도 했다. 단지를 둥글게 감싸고 있는 길고 넓은 산책로를, 나는 개와 함께 느린 걸음으로 자주 한눈을 팔며 걸었다. 대략 한 시간 걸으면 시작점으로 돌아올 수 있었는데 그때까지 산책로를 도는 아저씨와 서너 번쯤 마주쳤으니, 자전거치고는 꽤 느린 속도였다. 아저씨는 페달을 가만히, 지그시 밟아 거의 일정한 속도를 냈다.
아저씨가 항상 느린 속도로만 달리는 건 아니었다. 사람들이 많이 산책하는 시간대엔 길 가장자리에 붙어 느리게 이동했는데, 어느 밤 사람이 거의 없는 시간대에 나가 보니 상당한 속도로 내달리고 있었다. 작은 체구에 저 정도 지구력이면 경륜 선수 같은 걸까, 그런 생각을 하며 나는 종종 아저씨의 뒷모습을 바라보았다. 그는 마르고 단단한 종아리를 가지고 있었다. 얇고 가벼운 긴소매 셔츠와 긴바지 차림으로, 고요히 페달을 누르며 오로지 앞만 보았다. 음악을 듣거나 이어폰을 착용하지도 않고, 누군가와 대화는커녕 멈춰 선 것도 보지 못했다. 어느 순간부터 그는 일종의 풍경처럼 느껴졌다. 산책을 가면 늘 그곳에 있는 영산홍과 산수유, 배롱나무처럼 거기 있어 마땅한 것. 아저씨는 몇 시간이고 산책로를 꾸준히 돌았다.
하루는 자전거를 탄 무리가 우르르 산책로를 점령했다. 중학생 정도의 아이들이었는데 선두로 달리는 애가 핸들 사이에 고정시킨 핸드폰으로 볼륨을 최대한 올려 음악을 틀어두고 있었다. 빠른 음악과 함께 아이들은 속도를 전혀 줄이지 않은 채 내달렸다. 산책하던 사람들이 뒤를 돌아볼 틈도 없이 아이들은 마치 곡예를 하듯 사람들 사이를 재빠르게 빠져나갔다. 나는 개줄을 꽉 잡고 그야말로 얼어붙었다. 몸을 움직이면 자전거와 부딪힐까 봐 아이들 무리가 완전히 빠져나갈 때까지 꼼짝도 하지 못했다. 산책로 곳곳에 ‘픽시 자전거 이용 금지’ 현수막이 붙은 지 꽤 되었는데, 그럼에도 아이들은 수시로 말벌 떼처럼 나타나곤 했다.
안보윤 소설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