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론 띄우고 집배원·의용소방대까지 총동원’…전북서도 ‘폭염과의 전쟁’ [지방자치 투데이]

폭염 취약계층 밀착 보호 예방 강화
AI·드론·무더위쉼터 등 맞춤형 대응

연일 기록적인 폭염이 이어지면서 전국 지방자치단체들이 드론과 인공지능(AI), 집배원, 의용소방대 등 지역 여건을 활용한 맞춤형 폭염 대응에 나서고 있다. 폭염 문자 안내를 넘어 취약계층을 직접 찾아가 안부를 확인하고 첨단기술을 활용해 위험지역을 감시하는 등 예방 중심의 대응 체계가 강화되는 모습이다.

전북 119구급대원들이 폭염으로 쓰러진 한 고령의 온열질환자를 구급차로 옮기고 있다. 전북도소방본부 제공

전북에서는 최근 김제에서 밭일하던 90대 홀몸 노인이 열사병으로 숨지는 등 폭염 피해가 현실화하면서 선제적 예방의 중요성이 더 커짐에 따라 전북도와 시·군이 지역 밀착형 안전망을 대폭 확대하고 있다.

 

전북도는 오는 9월 말까지 도내 15개 의용소방대연합회 소속 362개 대, 8,220명이 참여하는 ‘폭염 안전지킴이’를 운영한다. 대원들은 2인 1조로 농어촌 마을회관 5460곳을 찾아 폭염 행동 요령을 안내하고, 홀몸 노인 등 취약계층 안부 확인과 생활안전 교육을 병행하고 있다. 폭염특보가 발효되면 정오부터 오후 5시까지 논밭과 야외 작업장을 중심으로 순찰해 농작업 자제와 충분한 휴식을 권고한다.

 

도는 또 전북우정청과 협력해 집배원 네트워크를 활용한 기후 위기 대응 체계도 구축했다. 우편물과 택배를 배달하는 집배원들이 취약계층의 건강 이상이나 위기 상황을 발견하면 관계 기관에 즉시 알리는 역할을 맡고, 도내 200여 개 우체국은 폭염특보 발효 시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무더위쉼터로 개방한다. 행정력이 미치기 어려운 농어촌과 복지 사각지대를 생활 현장에서 촘촘하게 살피겠다는 취지다.

 

응급 대응 체계도 강화했다. 전북소방본부는 구급차 109대와 펌뷸런스 117대에 얼음조끼와 생리식염수, 체온계 등 폭염 대응 장비를 비치하고 있으며, 119구급상황관리센터를 통해 24시간 응급의료 상담과 응급처치 방법을 안내하고 있다. 중증 온열질환자는 전북형 응급환자 이송 체계를 활용해 신속하게 치료할 수 있는 병원으로 이송하고 있다.

전북 고창군 한 무더위 쉼터에 비치된 양심냉장고에서 주민들이 생수로 더위를 식히고 있다. 고창군 제공

첨단기술을 활용한 폭염 대응도 확산되고 있다. 정읍시는 오는 9월까지 드론 3대를 투입한 ‘농업 현장 드론 예찰단’을 운영한다. 확성기를 장착한 드론이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까지 농경지와 접근이 어려운 지역을 순찰하며 작업 중인 농업인에게 휴식과 수분 섭취를 안내하고 작업 중단을 권고한다. 청년 농업인들이 드론 조종과 현장 모니터링을 맡아 고령 농업인과 단독 작업자를 집중 관리하고, 위험 상황이 확인되면 소방과 의료기관 연계까지 지원한다.

 

고창군은 군민의 온열질환 예방을 위해 관내 주요 거점 8곳에 양심 냉장고를 이달 초 설치해 운영 중이다. 양심 냉장고에는 생수를 하루 2번씩 비치해 누구나 1병씩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다. 야외 활동자와 보행자들이 생수를 통해 무더위를 잠시나마 피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한 조치다. 군은 지난해도 6곳에 양심 냉장고를 설치해 총 4만2900병의 생수를 제공해 군민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었다.

 

전주시는 온열 질환 예방을 위해 매주 금·토요일과 공휴일에 한옥마을 태조로 등 주요 구간 20곳에 대형 얼음 총 520개를 비치하고, 미세 물안개를 분사하는 ‘쿨링포그’를 가동하는 등 폭염 저감시설을 가동하고 있다.

전북 전주 한옥마을을 찾은 관광객들이 전주시가 놓아 둔 대형 얼음 위에 손을 얹으며 무더위를 잠시 식히고 있다. 전주시는 매주 금·토·공휴일 일대 주요 도로에 이런 얼음을 일정 간격으로 놓아두는 '얼음길'을 조성하고 있다. 전주시 제공

전국적으로도 폭염 대응은 더욱 다양해지고 있다. 일부 지자체는 인공지능(AI) 기반 독거노인 안부 확인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으며, 스마트 그늘막과 스마트 쉼터, 살수차 운영 확대, 냉방 물품 지원, 이동 노동자 쉼터 운영 등 지역 특성을 반영한 대책을 잇달아 도입하고 있다. 농촌 지역에서는 드론과 마을 방송을 활용한 폭염 안내가 확대되고, 도시지역에서는 무더위쉼터와 냉방시설을 늘리는 등 생활 밀착형 대응이 강화되는 추세다.

 

전북도 관계자는 “폭염은 더 이상 단순한 계절 현상이 아니라 생명을 위협하는 재난”이라며 “첨단 기술과 지역 공동체를 함께 활용한 촘촘한 안전망을 구축해 도민 피해를 최소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