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해안의 수온이 상승하면서 차가운 바다를 선호하는 돌고래는 자취를 감춘 반면, 따뜻한 바다를 좋아하는 종은 꾸준히 관찰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후변화가 우리 바다 생태계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라는 분석이다.
국립수산과학원은 2015년부터 실시한 동해 고래류 목시조사 자료와 위성 해수면 수온 자료를 분석한 결과, 동해에서 관찰되는 돌고래의 분포가 해수면 수온 변화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29일 밝혔다.
수과원 고래연구소와 계명대 공동연구팀은 동해에서 주로 관찰되는 돌고래 6종의 출현 위치와 위성 해수면 수온을 비교·분석했다.
분석 결과, 돌고래는 선호하는 수온에 따라 크게 두 그룹으로 나뉘었다.
낫돌고래와 까치돌고래는 평균 11.6℃ 안팎의 차가운 바다에서 주로 관찰됐다. 반면 참돌고래와 큰돌고래, 큰머리돌고래, 흑범고래는 평균 17.8℃ 정도의 상대적으로 따뜻한 바다에서 출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이번 결과가 돌고래 종마다 선호하는 서식 환경이 뚜렷하게 다르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동해안의 봄철(4~6월) 평균 수온은 2015년 약 15℃에서 2024년 약 17℃로 10년 동안 약 2℃ 상승했다.
특히 봄철 평균 수온이 17℃를 넘어선 2022년과 2024년 조사에서는 차가운 바다를 선호하는 낫돌고래와 까치돌고래가 한 차례도 관찰되지 않았다.
올해 3월과 5월 조사에서도 같은 결과가 확인됐다. 찬물을 선호하는 돌고래는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고, 따뜻한 바다를 선호하는 종들만 관찰됐다.
연구진은 동해 수온 상승이 돌고래 분포 변화의 주요 원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 연구는 기후변화가 우리 바다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해수면 수온 상승으로 특정 어종과 해양포유류의 서식 범위가 북쪽으로 이동하거나 기존 서식지를 떠나는 현상이 점차 뚜렷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수과원은 앞으로도 지속적인 고래류 조사와 해양환경 분석을 통해 기후변화가 해양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을 장기적으로 추적하고, 해양포유류 보전을 위한 과학적 자료를 축적해 나갈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