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문회 하루 전 터졌다…홍명보, 1400만원 법카 사용 논란

총 3742만원 중 37% 분당구서 결제…호텔·정육식당·해장국집 등 포함
어린이날·현충일·광복절에도 결제…KFA, “영수증에 참석자 기재” 해명
2016년 ‘법인카드 사적 유용’ 사과 후에도 백화점 218건·주유소 300건 반복

홍명보 전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이 대한축구협회(KFA) 법인카드로 자택 인근 식당과 호텔 등에서 1400만원이 넘는 금액을 결제하고도 공식적인 소명 절차를 거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나 파장이 커지고 있다. 대한축구협회가 과거 법인카드 사적 유용 논란으로 대국민 사과까지 했지만, 이후에도 법인카드 관리와 사용 기준을 제대로 정비하지 못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위 사진은 AI(인공지능)를 활용해 생성된 가상의 이미지입니다. OpenAI의 대화형 인공지능 ChatGPT 생성 이미지.

29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진선미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대한축구협회로부터 제출받은 법인카드 사용내역에 따르면, 홍 전 감독은 대표팀 감독으로 부임한 2024년 7월부터 올해 5월까지 총 3742만원을 법인카드로 결제했다. 이 가운데 1406만원이 자택 인근인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일대에서 사용됐다. 전체 사용액의 약 37%에 해당하는 규모다.

 

사용처에는 홍 전 감독 자택 인근 호텔을 비롯해 정육식당과 해장국집 등이 포함됐다. 어린이날과 현충일, 광복절 등 공휴일에도 분당구 소재 업소에서 수십만원 단위의 결제가 이뤄진 내역이 확인됐다.

 

대한축구협회 업무추진비 지침상 법인카드는 휴일이나 자택 인근, 관할 구역을 벗어난 원거리 지역에서 원칙적으로 사용할 수 없다. 불가피하게 사용한 경우에는 출장 등 객관적인 증빙 자료를 갖추거나 별도의 소명서를 제출해야 한다.

 

하지만 대한축구협회는 홍 전 감독의 자택 인근 결제 건에 대해 별도의 소명서를 단 한 건도 받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대한축구협회 측은 “영수증에 참석자와 인원 등을 기재했고 월 1회 사용내역을 점검했다”고 해명했다.

 

특히 대한축구협회가 지난해 5월 전 직원을 대상으로 법인카드 사용 교육까지 실시했지만, 홍 전 감독은 이후에도 자택 인근에서 994만원을 추가로 결제한 것으로 나타났다. 법인카드 사용 기준을 교육한 뒤에도 유사한 결제가 이어진 셈이다.

 

이 같은 논란은 홍 전 감독 개인의 법인카드 사용 문제를 넘어 축구협회 전반의 관리·감독 체계가 제대로 작동하고 있는지를 둘러싼 의문으로 번지고 있다. 대한축구협회는 앞서 2016년 법인카드 사적 유용 사건으로 대국민 사과문까지 발표했지만, 이후에도 백화점과 주유소 등에서 법인카드 결제가 반복된 것으로 나타났다.

 

진 의원실이 2021년 1월부터 올해 7월까지 대한축구협회의 법인카드 결제 내역을 분석한 결과, 카드사 업종 기준 백화점 결제는 218건, 총 2602만5980원으로 집계됐다. 주유소 결제도 300건, 5188만2527원에 달했다.

 

이 기간 이임생 전 대한축구협회 기술총괄이사는 롯데백화점과 현대백화점 등에서 세 차례에 걸쳐 54만6000원을 결제했고, 홍 전 감독 역시 신세계백화점 등에서 16만원을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더욱이 다른 체육단체와 달리 대한축구협회 자체 업무추진비 지침에는 백화점이나 아동복 등 특정 업종에 대한 법인카드 사용 제한 기준조차 별도로 마련돼 있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반복되는 법인카드 논란을 사전에 걸러내거나 사후에 통제할 내부 기준 자체가 허술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결국 홍 전 감독의 자택 인근 결제에 소명서를 요구하지 않은 것은 물론, 법인카드 사용 제한 기준도 구체적으로 마련하지 않은 대한축구협회의 허술한 내부 통제 시스템이 이번 논란을 키웠다는 비판이 나온다.

 

진선미 의원은 “법인카드 사용 기준부터 다른 종목 단체와 같은 수준으로 구체화하고, 공시조차 제대로 못 하는 관리 체계를 전면 손봐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