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조 한국 시장까지 넘본다”…中 1위 생수 농푸산취안의 정체

중국 1위 농푸산취안, 한국 담당 영업·마케팅 인력 채용
2025년 포장음용수 매출 187억위안…국내는 3조 시장
삼다수·PB, 오프라인 62% 차지…원산지·물류비가 관건

중국 1위 생수업체 농푸산취안이 한국 시장의 문을 두드리고 있다. 지난달 말 중국 취업 플랫폼에 농푸산취안의 ‘한국 영업 매니저·주임’ 채용 공고가 올라왔다. 담당 업무에는 한국 시장 영업 전략 수립과 신규 판매 지역·유통채널·거래처 개척, 계약 이행과 재고 관리 등이 포함됐다.

 

중국 최대 생수·음료업체 농푸산취안은 최근 한국 시장을 담당할 영업 인력 채용에 나섰다. 생성형 AI 제작

29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농푸산취안은 중국 포장음용수 시장 1위 기업이다. 생수뿐 아니라 차와 기능성 음료, 과일음료 등도 판매한다.

 

농푸산취안의 2025년 매출은 525억5300만위안으로 전년보다 22.5% 증가했다. 이 가운데 포장음용수 매출은 187억900만위안으로 17.3% 늘었다.

 

전체 매출에서 물이 차지한 비중은 35.6%다. 차 음료 매출이 215억9600만위안으로 생수를 넘어선 만큼 이제는 단순한 생수업체보다 종합 음료기업에 가깝다.

 

한국 시장도 무시하기 어려운 규모로 커졌다. 시장조사업체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2024년 국내 생수 소매시장 규모는 3조1761억원으로 전년보다 15.6% 증가했다.

 

마트와 편의점, 온라인에서 일반 소비자가 구매한 금액으로 학교와 기업 등에 공급되는 대량 납품 물량은 제외한 수치다.

 

2019년 1조6979억원이던 시장이 5년 만에 두 배 가까이 불어났다. 중국 대형 음료기업이 새 성장 시장으로 눈여겨볼 만한 규모다.

 

중국에서 생산된 생수가 국내에 들어오는 것은 처음이 아니다. 농심 백산수는 중국 지린성 옌볜조선족자치주 이도백하에 있는 공장에서 생산된다. 백두산 인근 내두천에서 취수한 물을 현지에서 병에 담아 국내로 들여온다.

 

닐슨IQ가 집계한 2023년 국내 오프라인 생수 소매시장에서 백산수 점유율은 8.3%였다. 제주삼다수 40.3%, 아이시스 13.1%에 이어 단일 브랜드 3위다.

 

백산수와 농푸산취안의 조건은 다르다. 백산수는 한국 기업인 농심의 브랜드와 전국 유통망을 등에 업고 있다. 농푸산취안은 중국 기업의 간판을 그대로 내걸고 국내 소비자의 선택을 받아야 한다.

 

‘중국 1위’라는 인지도가 한국에서도 경쟁력이 될지는 미지수다. 수원지와 수질, 원산지에 민감한 생수 특성상 중국산 식품에 대한 소비자 인식이 진입 장벽으로 작용할 가능성도 있다.

 

더 큰 관문은 유통과 가격이다. 2023년 오프라인 소매시장 기준 제주삼다수와 PB 생수의 점유율은 각각 40.3%와 22.0%였다. 둘을 합치면 62.3%다. 여기에 아이시스와 백산수까지 더하면 기존 브랜드와 PB가 진열대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생수는 제품 가격에 비해 무게와 부피가 커 운송비 부담이 큰 상품이다. 농푸산취안이 중국에서 생산한 제품을 들여오는 방식을 택한다면 해상운송과 국내 물류비를 감당하면서 국산 생수와 경쟁할 가격을 맞춰야 한다.

 

값을 낮추면 대형마트와 편의점 PB 생수와 맞붙고, 수원지와 물맛을 앞세우면 삼다수를 비롯한 기존 브랜드의 벽을 넘어야 한다. 편의점 냉장고와 대형마트 매대에 들어가기 위한 유통업체와의 협상도 필요하다.

 

분명한 것은 3조원이 넘는 한국 생수시장이 중국 1위 업체의 사정권에 들어왔다는 점이다. 채용 공고로 첫발을 뗀 농푸산취안이 국내 소비자의 장바구니까지 파고들 수 있을지는 가격 경쟁력과 유통망 확보, 원산지에 대한 신뢰에 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