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초 세제개편안을 앞두고 부동산 세제 윤곽이 드러나고 있다. 초고가·비거주 1주택 등 ‘똘똘한 한 채’의 종합부동산세 부담을 높이되 과세 인원이 적정 수준을 유지하도록 거주용 주택에는 기본공제를 높이는 방안이 거론된다. 거래세 성격의 양도소득세는 장기보유특별공제(장특공제) 중 보유 공제를 유예 기간을 두고 폐지하는 한편 공제 한도를 설정하는 방안이 유력하다.
29일 관계당국에 따르면 종부세·양도세 개편을 골자로 한 정부 부동산 세제 개편 방안의 핵심은 가격 수준, 거주 및 다주택자 여부를 따져 세 부담을 ‘차등화’하는 것이다. 일단 거주용 1주택에 대한 종부세 부담은 유지·완화될 전망이다. 현재 종부세 1세대1주택의 기본공제액은 12억원인데 이를 13~15억 수준으로 상향하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 현행 기본공제액이 적용된 2023년 이후 가격 상승으로 종부세 편입 대상이 늘어난 만큼 기본공제액을 올려 거주용 주택에 사는 이들에 대한 부담을 낮춰주겠다는 취지다.
종부세는 시세에 현실화율을 적용해 공시가격을 계산한 뒤 기본공제액을 뺀 다음 공정시장가액비율을 곱해 과표를 도출한다. 이후 각 과표에 해당하는 세율을 적용하고, 각종 공제를 빼면 최종 세액이 나온다.
반면 초고가 주택의 종부세 부담은 높일 계획이다. 가령 공시가격 32억원을 초과하는 주택을 초고가 주택으로 설정한 뒤 이들에 대한 세율을 현행 다주택자(3주택 이상) 수준으로 높일 수 있다. 공시가격 32억원은 현행 현실화율(69%)로 역산하면 시가 46억원 정도다. 공시가격 32억원이 주목받는 건 이 가격에 해당하는 과세표준 12억원을 기준으로 1·2주택과 3주택 이상의 세율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현행 종부세율 체계를 보면 과표 12억원 이하까지는 2주택 이하와 3주택 이상의 세율이 같다. 하지만 과표 12억 초과~25억원 이하 구간부터 2주택 이하는 1.3%, 3주택 이상은 2.0%로, 가장 높은 94억원 초과 구간의 경우 2주택 이하는 2.7%, 3주택 이상은 5.0%로 세율 차이가 커진다. 만약 과표 12억원을 기준으로 1주택에도 3주택 이상 세율을 적용하게 되면, 이 구간에서 주택 수는 세법상 의미가 사라진다. 기본공제 수준만 맞춘다면 자연스럽게 과세 기준이 현행 ‘주택 수’에서 ‘인별 합산가액’ 방식으로 전환되는 셈이다.
비거주 1주택이나 다주택자의 경우 공정시장가액비율을 높이거나 기본공제를 낮추는 방식으로 세 부담을 달리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정부는 현재 60%인 공정시장가액비율을 1주택자에 70%, 다주택자는 80%로 높이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비거주 1주택자와 다주택자의 기본공제액을 축소할 가능성도 있다는 분석이다.
종부세 세액공제도 개편 대상이다. 현재는 1주택자가 5년 이상 주택을 보유하거나 60세 이상이면 최대 80%의 공제 혜택이 주어지는데, 이를 거주 기간 중심으로 조정하는 한편 공제 한도를 설정하는 방안이 검토된다. 정부는 아울러 2023년 이후 보유주택 수와 상관없이 150%로 설정된 세 부담 상한비율을 상향 조정하는 방안도 살펴보고 있다.
양도세는 장특공제 중심으로 개편이 예상된다. 장특공제는 1주택자의 12억원이 넘는 양도차익에 대해 10년 이상 보유 및 거주 시 최대 40%씩 총 80%의 양도차익을 공제해주는 제도다. 투기 수요를 억제하기 위해 보유 기간 공제를 축소·폐지하고, 거주기간 공제 중심으로 제도가 설계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아울러 거주용 1주택이라도 양도차익이 큰 초고가 주택은 한도를 두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다만 장특공제 개편안 시행을 일정기간 유예하고, 은퇴 고령자가 지방으로 이전하는 경우 한시적으로 인센티브를 부여하는 등 ‘매물잠김’ 현상을 완화하는 방안도 포함될 것이란 관측이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이날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에 출석해 세제개편안과 관련해 “거래 정상화와 부동산 시장 안정을 목적으로 하는 것”이라면서 “거주하는 1주택에 대해서는 혜택을 드리고, 여러 채를 보유하면서 한 채만 거주하고 나머지는 (거주하지 않는) 경우에는 세제 인센티브를 주지 않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