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어쩌면 해피엔딩’과 드라마 ‘슬기로운 의사생활’에 이어 1600만 관객을 모은 영화 ‘왕과 사는 남자’까지. 무대와 안방극장, 스크린을 넘나들며 활약해 온 배우 전미도가 출발점인 연극 무대로 돌아온다. 안톤 체호프의 고전 ‘갈매기’(포스터)에서 꿈과 현실 사이를 위태롭게 날아가는 니나를 연기한다. 2018년 국립극단 ‘오슬로’ 이후 8년 만의 연극 복귀이자 2011년 같은 작품에 출연한 지 15년 만의 니나다.
화제의 공연 ‘갈매기’는 창단 20주년을 앞둔 극단 맨씨어터가 자신들의 대표작에 다시 도전하는 무대다. 29일 연극계에 따르면 ‘갈매기’는 러시아 극작가 체호프의 4대 장막극 가운데 하나다. 새로운 예술을 꿈꾸는 젊은 작가 뜨레쁠레프와 배우가 되려는 니나, 유명 배우 아르까지나와 작가 뜨리고린을 중심으로 엇갈리는 사랑과 욕망을 그린다. 예술을 갈망하지만 현실 앞에서 좌절하고 누군가에게 사랑받기를 원하면서도 서로에게 상처를 주는 인물들을 통해 ‘그럼에도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를 묻는다.
니나는 화려한 배우를 꿈꾸며 고향을 떠나지만 사랑의 배신과 아이의 죽음, 배우로서의 실패를 겪은 뒤 뜨레쁠레프 앞에 다시 나타난다. 처음에는 자유롭게 날아가는 갈매기를 동경하던 그는 고통 속에서 견디는 법을 깨닫는다. 니나의 변화가 응축된 4막은 작품의 정서적 절정을 이룬다.
맨씨어터는 2011년 공연 당시 1층 객석을 모두 걷어낸 실험적인 무대와 파격적인 연출로 호평받았다. 이번에는 동아연극상과 두산연강예술상을 받은 김정이 연출을 맡아 젊은 시절의 꿈이 좌절된 뒤에도 희미한 희망을 붙잡고 살아가는 동시대인의 이야기로 확장한다.
전미도는 언론 인터뷰를 통해 “무대는 제 정체성과도 같은 곳”이라며 15년 전 풀지 못한 숙제를 다시 마주하고 싶었다고 밝혔다. 니나에 대해서는 “가느다란 실 같은 희망이지만 끝까지 그 끈을 붙잡고 있는 인물로 풀어내고 싶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