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선 9기 출범 한 달을 맞아 전국 지방자치단체장들이 시장·군수실의 문턱을 낮추고 시민의 삶 속으로 들어가고 있다. 집무실을 청사 1층으로 옮기는가 하면 이동 시장실과 현장점검을 정례화하면서 주민 목소리를 직접 듣는 ‘현장형 행정’에 시동을 걸었다.
29일 각 지자체에 따르면 경기 고양시는 본관 2층에 있는 시장 집무실과 비서실, 소통협력담당관 등 소통·정무기능을 시민 접근성이 높은 1층으로 옮기는 중이다. 1983년 건립된 본관에는 엘리베이터가 없어 휠체어 및 노약자들이 시장실에 접근하기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민경선 고양시장은 “시장 먼저 문턱을 낮추고 주민을 만나야 실무를 담당하는 실·국장들도 민원인들과 접촉면적이 넓어질 것”이라며 “소통이 원만하면 행정에 대한 신뢰가 쌓여 현안 해결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취지를 설명했다.
이 같은 움직임은 전국 지자체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전북 군산시는 민선 9기 출범과 동시에 김재준 시장이 1층으로 집무실을 옮겨 업무를 보고 있다. 군산시는 기존의 사무실을 가벽 설치 등 1000만원 미만의 최소한의 비용만 들여 시장실을 구성했다. 군산시 관계자는 “시정 우선 추진 사항으로 4층에 있던 집무실을 1층으로 옮겼다”며 “시민들과 조금 더 가까이 가고자 하는 의지”라고 설명했다.
집무실의 공간적 문턱을 낮추는 데 그치지 않고 시장이 직접 주민들의 생활 현장으로 찾아가는 사례도 잇따르고 있다. 경기 구리시는 주요 사업장과 민원 발생 지역을 시장이 직접 찾아가는 ‘시민 공감 로드체킹’을 시작했다. 신동화 구리시장은 지난 23일 첫 일정으로 장자호수공원을 찾았다. 구리시는 3주간 시범운영을 거쳐 로드체킹을 정례화할 예정이다.
경기 남양주시도 시장이 일선 읍·면·동으로 직접 출근하는 ‘현장시장실’을 가동했다. 최현덕 남양주시장은 지역 현안과 생활 속 불편을 직접 제안하는 소통 간담회 ‘시장 좀 만납시다’를 격주로 운영한다.
김대건 강원대 교수(행정학)는 “물리적으로 공간을 이동하는 것 또한 행정의 문턱을 낮추는 좋은 방향” 이라며 “그러나 보여주기식 민원 청취에 머물지 않으려면 접수된 제안의 처리과정과 반영 결과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실질적인 행정 시스템으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제도화해야 한다”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