趙 의장 해명에도 정치적 의심 증폭 불순한 의도로 띄웠다면 저항 직면 대국민 사과·대통령 입장 표명해야
조정식 국회의장이 ‘현직 대통령의 연임 개헌은 국민 선택’이라는 발언을 해명하고 나섰지만, 후폭풍이 거세다. 조 의장은 첫 기자간담회에서 “현직 대통령의 연임 개헌은 결국 주권자인 국민의 여론과 선택의 문제”라고 답했다가 파문을 자초했다. 헌법 제128조 2항은 ‘대통령의 임기연장 또는 중임 변경을 위한 헌법개정은 그 헌법개정 제안 당시의 대통령에 대해서는 효력이 없다’고 명백하게 규정하고 있다. 현직 대통령의 연임 개헌은 국민 선택이 아니라 위헌이다.
조 의장이 헌법 조항을 몰랐다면 입법 수장으로서 직무를 유기한 것이다. 알면서도 그랬다면 정치적 의도에 의구심이 들 수밖에 없다. 야당에서는 동쪽에서 소리를 내고 서쪽에서 습격한다는 식으로 여권의 성동격서를 의심할 정도다. 이재명 대통령의 연임 개헌 논란으로 국민 시선을 돌린 뒤 특별검사에게 공소취소권을 부여한 ‘조작기소 특검법’을 강행하려 한다는 음모론을 제기한 것이다. 여권이 다른 불순한 정치적 꿍꿍이로 조 의장을 앞세워 헌법을 초월한 개헌론을 띄웠다면 국민 저항에 직면할 것이다.
야권은 물론 건전한 상식의 국민이 반발하는 것은 정치적, 역사적 이유가 있다. 친명 인사인 김민석 전 총리나 조원철 법제처장 등은 그동안 현직 대통령의 연임 개헌에 대해 위헌이라고 말하면 될 것을 애매모호한 답변으로 의혹을 증폭시켰다. 특히 법조인 출신인 이 대통령도 4월 청와대 회동 당시 개헌 논의에 앞서 중임·연임 불가 선언을 하라는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의 다소 거친 요구에 “야당이 개헌 저지선(재적 의원 3분의 1 초과)을 확보한 상태라서 불가능”이라고 답했다. 위헌이라 불가하다고 했다면 깔끔하게 해소될 문제였다.
이런 정치적 배경엔 과거 이승만·박정희 정권에서의 임기연장이 결국 영구 집권 시도로 이어졌다는 점과 무관치 않다. 제5공화국 헌법부터 들어간 현직 대통령의 연임 개헌 불가 조항은 이런 역사적 배경이 있음을 위정자들이 모를 리 없다. 조 의장 발언을 정치적으로나 역사적으로 가벼이 보기에 쉽지 않은 이유다. 조 의장이 유감의 뜻을 나타내고 청와대 인사들이 뒤늦게 현직 대통령 연임이 불가하다고 수습하고 나섰지만 놀란 국민 가슴을 진정시키기에는 역부족이다. 오히려 개헌 제안의 순수성까지 의심받기 십상이다. 조 의장은 국회에서 국민에게 정식으로 공식 사과하고, 이 대통령도 본인 입이나 글로 이 문제에 대해 분명한 입장을 표명하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