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저·여행수요 겹쳐 엔화 환전 19개월 만에 최대

원·엔 환율 889.83원까지 ↓
‘환테크’ 목적 수요도 급증세

원·엔 재정환율이 800원대로 내려가며 엔화 환전 규모가 19개월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엔저에 따른 일본 여행 수요와 향후 엔화 반등을 기대한 ‘환테크’ 수요가 함께 늘어난 영향으로 풀이된다.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달 들어 27일까지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은행)에서 원화를 엔화로 매도한 액수는 315억엔으로 집계됐다. 원화로 환산하면(28일 기준 환율 100엔당 893.38원) 약 2814억원이다. 이는 은행이 고객에게 원화를 받고 엔화를 내준 환전 규모를 뜻한다.

29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위변조대응센터에서 직원이 엔화를 정리하고 있다. 뉴시스

매도액은 전월 대비 78억엔 증가하며 2024년 12월(322억엔) 이후 가장 많았다. 올해 들어 매도액은 총 1783억엔으로 이는 지난해 연간 환전액(2637억엔)의 68%에 달한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여름 휴가철 일본 여행 수요와 엔저에 따른 선제 환전 수요가 지속되며 엔화 현찰 매수가 증가하는 추세”라며 “중동사태로 인한 미국 달러화 강세, 유가 상승 이슈 등으로 일본 이외 국가 해외여행 선호는 상대적으로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원·엔 재정환율은 24일 100엔당 889.83원까지 떨어지며 2024년 7월 이후 2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엔·달러 환율은 23일 163.986엔까지 올라 164엔에 육박하며 1986년 12월 이후 약 40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에 달했다. 이에 엔화 약세를 저가 매수 기회로 보는 ‘환테크’ 목적 수요도 증가한 것으로 풀이된다.

27일 기준 5대 은행의 엔화 예금 잔액은 9781억엔으로 이달 들어 693억엔(6191억원) 불어났다. 다만, 엔화 예금 잔액은 1월(1조648억엔)과 2월(1조736억엔) 1조엔을 훌쩍 넘겼던 데 비해선 줄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