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시장 불공정거래 척결을 위해 출범한 주가조작 근절 합동대응단의 ‘1호 사건’이 강제수사 절차 위반 논란에 휩싸이며 암초를 만났다. 최근 법원이 압수물 지연 반환 등을 이유로 핵심 피의자의 준항고를 인용한 데 이어 또 다른 주요 피의자가 위법 수집 증거를 주장하며 제기한 별도의 불복 절차가 법원 결정을 앞두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이 ‘패가망신’을 공언한 첫 사건부터 절차적 흠결 논란이 불거지면서, 자칫 핵심 증거가 효력을 잃고 본안 수사에 차질이 빚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압수물 증거능력 ‘위태’
29일 금융당국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남부지법은 자본시장법 위반 등 혐의를 받는 신모씨 측이 합동대응단의 압수수색 과정에 불복해 제기한 준항고 사건에 대해 지난 21일 심문을 마치고 결정을 검토 중이다. 준항고는 수사기관의 압수수색 등 강제처분에 불복해 법원에 이를 취소해달라고 요구하는 절차다. 소액주주연합 대표를 지낸 그는 코스피 상장사 DI동일을 대상으로 주가조작을 벌인 혐의를 받는 합동대응단 1호 사건의 주요 피의자 중 한 명이다. 이번 준항고는 또 다른 핵심 피의자인 학원장 김모씨 측이 압수처분 취소를 구해 법원이 최근 받아들인 것과 별개다.
◆강제조사권 부여 계기될까
금융당국과 검찰은 압수수색 절차에 법적인 문제가 없었다는 입장이다. 금융위는 영장을 집행한 조사공무원의 행위가 준항고 대상이 아닌 행정조사 성격이므로 준항고 청구 자체가 각하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금감원 직원의 현장 참여 역시 ‘업무 지원’이라는 방어 논리를 펼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 또한 2차 압수수색은 독립적인 영장에 따른 것인 만큼 독수독과 원칙이 적용되지 않는다고 맞선 것으로 파악됐다.
그러나 신씨 측이 제기한 준항고마저 법원에서 받아들여질 경우 수사 일정에 적지 않은 지장이 초래될 수 있다. 앞서 법원은 피의자들에 대한 구속영장을 기각하면서 준항고 사건 결과를 지켜봐야 한다는 취지를 밝힌 바 있다. 신병 확보에 실패한 데 이어 핵심 피의자의 준항고가 인용되면서 대법원의 최종 결정이 나올 때까지 지켜봐야 하는 상황이 겹친 것이다. 합동대응단이 압수물 반환 기한 준수나 금감원의 임의조사권 한계 같은 강제수사의 기본 원칙을 간과해 본안 수사에 지장을 초래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이번 사태로 금융당국 내 수사 인력 불균형이라는 구조적 한계가 재차 노출됐다는 지적도 나온다. 현재 강제조사에 참여할 수 있는 금융위 조사공무원은 16명에 불과하지만, 실제 조사 인력의 다수를 차지하는 금감원 직원 55명에게는 강제조사권이 없는 실정이다. 현재 법제처 법률 검토와 부처 간 의견 수렴이 이뤄지고 있는 만큼, 합동대응단 내 실무 인력 부족 문제를 해소하기 위한 세부 조율이 이뤄질 가능성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