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치권의 노장 린지 그레이엄 전 공화당 사우스캐롤라이나 상원의원의 장례식이 미국 워싱턴 국립대성당에서 엄수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직접 참석해 추모사를 낭독한 가운데 민주당 의원들도 참석해 그를 추모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8일(현지시간) 추모사에서 그레이엄 전 의원을 “존경받는 정치가이자, 미국 상원의 거인이며, 참된 고유의 미국인”이라며 “선하고 위대한 마음이 완전히 소진될 때까지 미국을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 바쳤다”고 고인을 기렸다.
트럼프 만난 후 장례식 찾은 이·우크라 정상, 3년 만에 대면 28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국립대성당에서 열린 린지 그레이엄 전 공화당 상원의원의 장례식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앞줄 왼쪽부터), JD 밴스 부통령,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 등이 참석해 추도하고 있다. 외신은 공군 출신의 그레이엄을 기려 사우스캐롤라이나주 ‘찰스턴 합동기지’의 명칭이 ‘린지 그레이엄 합동기지’로 변경된다고 전했다. 워싱턴=AP연합뉴스
이날 장례식에는 상원의 공화당 존 슌 원내대표, 민주당 척 슈머 원내대표를 비롯해 양당의 전·현직 의원이 다수 참석했다. 장례식장에는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도 자리했다. 네타냐후 총리와 젤렌스키 대통령은 짧게 인사를 나눴는데, 양국 정상의 대면은 2023년 이후 3년 만이다.
그레이엄 전 의원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가 열린 튀르키예 앙카라에 이어 우크라이나 키이우를 방문해 젤렌스키 대통령과 러시아 전쟁에 대한 의견을 주고받은 뒤 귀국한 직후인 지난 11일 급사했다. 71세 생일을 맞은 지 이틀 만이었다.
그레이엄 전 의원은 1995년부터 공화당에서 임기 2년의 하원의원 4선을 지냈으며, 11월 중간선거에서 임기 6년의 상원의원 5선 고지를 바라볼 만큼 미국 정치의 정통 보수 진영을 대표하는 인물 중 하나다. 그는 러시아와 중국, 이란, 북한을 상대로 강경론을 펼쳐온 매파 정치인이었다.
28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국립대성당에서 열린 린지 그레이엄 전 공화당 상원의원의 장례식에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왼쪽)가 아내인 사라 네타냐후와 함께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오른쪽)과 만나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 두 정상은 이날 각각 트럼프 대통령과 백악관에서 정상회담을 가진 뒤 장례식장을 찾았다. 워싱턴=AFP연합뉴스
그럼에도 그레이엄 전 의원의 죽음에 여야를 불문한 추모가 이어지는 것은 그의 초당적 행보 때문이라는 평가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민주당의 견제를 무력화하기 위해 필리버스터(합법적 의사진행 방해)를 우회하도록 지시할 때도 반대입장을 고수하는 ‘의회주의자’의 면모를 보인 바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워싱턴의 정치가 점점 적대적이고 험악해지는 상황에서, 앞으로 이처럼 광범위한 애도를 불러일으킬 의원이 과연 얼마나 더 있을까”라고 짚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