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의 보완수사 이행담보제도 등 與 대책 마련에도 실효성 우려 커 檢내부 “범죄 대응 역량 약화할 것” 변호사들도 “유지 필요” 입장표명
더불어민주당이 검사의 보완수사권을 전면 폐지하는 대신 경찰의 보완수사 이행을 담보하는 제도와 기소·공소유지에 필요한 최소한의 사실관계 확인 절차를 신설한 형사소송법 개정안을 최종 도출했지만, 법조계에서는 여전히 실효성에 의문을 표하며 강한 우려의 목소리가 쏟아졌다.
구자현 검찰총장 직무대행(대검찰청 차장검사)은 29일 입장문을 내 “다수의 국민이 검사에 의한 보완수사가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법조계, 여성·피해자단체 등 사회 각계에서도 지속적인 우려를 표출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제도개혁’이 단순히 검찰의 권한을 없애는 것이 아니라, 범죄로부터 국민을 지키는 방향으로 이뤄져야 하는 것임을 보여주고 있다”고 강조했다. 구 대행은 그러면서 “모든 국민이 두텁게 법의 보호를 받고 억울함을 호소하는 국민이 없도록 해 달라”고 호소했다.
검사의 보완수사권을 폐지하는 형사소송법 개정안의 국회 본회의 처리를 하루 앞둔 29일 검찰 관계자들이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내부 유리문을 지나고 있다. 연합뉴스
대검은 이날 27쪽 분량의 ‘형사소송법 법사위 1소위 통과안 Q&A’ 설명자료를 내고 민주당 개정안의 문제점을 조목조목 짚었다. 대검은 우선 개정안에서 검사의 사실관계 확인 제도를 마련한 것을 두고 “개정안이 허용하는 진술 및 의견 청취, 자료 요청 등 제한적인 사실확인만으로는 공소제기 여부 판단이나 사법경찰관 수사의 적법성 및 적정성을 충실히 판단하기 어렵다”며 “검사가 확인한 진술 및 자료 등이 재판에서 증거로 쓰이지 못한다면 실체진실 발견 등을 위해 활용하기도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검사가 영장을 청구할 수 없도록 하는 규정에 대해선 “위헌 소지가 있다”고 평가했다. 아울러 사법경찰관의 보완수사요구 이행을 담보할 제도에 대해서도 “기관 간 권한·책임 관계 등을 고려할 때 현실적으로 어렵고, 사법경찰관이 보완수사요구를 ‘부실 이행’하는 경우에는 직무배제 또는 징계요구 요건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전국지방변호사회장 협의회는 이날 성명서를 통해 일선 변호사들도 보완수사의 필요성을 느끼고 있다고 목소리를 냈다. 협의회는 최근 대한변협과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 설문조사에서 변호사들이 대부분 검사 보완수사권을 유지해야 한다는 의견을 낸 점을 재차 강조했다. 이어 ‘광주 여학생 살인 사건’을 들어 “보완수사가 사법 정의를 실현하는 세심한 그물망임을 입증한 사례”라며 “검사의 보완수사를 통해 범죄 혐의가 추가로 밝혀지고 피해가 규명될 수 있었다”고 밝혔다.
검찰 내부에서도 보완수사권 폐지를 골자로 한 형소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 처리를 앞둔 데 대해 “국가의 범죄 대응 역량이 최악으로 약화할 것”이라는 우려가 쏟아지며 술렁였다. 강백신 대구고검 검사는 이날 검찰 내부망인 이프로스에 ‘범죄자 야! 호~~, 아주 기쁜 소식을 접했습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리고 민주당 주도의 ‘검찰개혁’은 ‘개악’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법률전문가로서 검찰의 기능은 사실상 완전한 마비 상태에 이르고, 비법률전문가인 사법경찰은 피해자가 선임한 사적인 법률전문가에 의존하는 시대가 도래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편 10월2일 출범을 앞둔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은 본격적인 인력 모집에 나섰다. 중수청 개청준비단은 전날 검찰 내부망(이프로스)을 통해 다음 달 5∼11일 법무부·검찰청 소속 검사와 직원을 대상으로 중수청 임용 설명회를 개최하겠다고 공지했다.